美-中 CBDC 패권 다툼 심화될까…BIS 총재 "디지털 위안화, 선점 효과 없어"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를 둘러싼 미국과 중국 간의 신경전이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 중국이 대규모 디지털 위안화 실험을 지속하면서 갈등이 불거지는 것으로 보인다.

2021년 3월 31일(이하 현지시간)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아구스틴 카르스텐스(Agustín Carstens) 국제결제은행(BIS) 사무총장은 중국이 CBDC를 다른 국가보다 먼저 발행함으로써 선점 효과를 얻을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 반박했다.

카르스텐스는 "이런 미사여구는 대부분 과장된 것"이라며 "(CBDC)가 '디지털 특성'만으로 선점 효과(First-Mover Advantage)를 가지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CBDC는 중국 같은 국가가 '디지털 혁신'으로 기존 결제 기업들에게 큰 타격을 줄 수 있다고 보여지기 쉽다. 하지만 결국 클로즈드 플랫폼(Walled Garden, 사적 통제가 이루어지는 네트워크)에 그칠 것"이라고 단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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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발언은 CBDC 발행에 대해 미국이 여전히 탐구 단계에 머무르고 있는 반면, 중국은 이미 실증 차원의 유통 테스트를 여러 차례 진행한 것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중국은 주요 대도시를 중심으로 디지털 위안화 실험을 진행 중이다. 2020년 10월부터 선전, 쑤저우시에서 3차에 걸쳐 대규모 디지털 위안화 실험을 진행했다. 이외에도 중국은행이 디지털 위안화 실물 지갑을 개설했으며, 상하이의 주요 은행들은 디지털 월렛 시범 운영에 들어갔다.

이를 의식한 듯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은 2021년 1월 14일 "미국은 달러화라는 기축통화가 있기 때문에 CBDC를 최초로 발행한 국가가 될 필요가 없다"고 일축한 바 있다. 다만 미 국가정보국은 중국의 디지털 위안화가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된다고 우려를 제기하기도 했다.

중국의 CBDC 실험에 대한 미국의 낙관과 비관이 공존하는 가운데 중국의 디지털 위안화 실험은 계속될 전망이다. 이에 따른 미중 양국의 신경전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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