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범죄 감시에 최적화된 AI 에이전트를 개발한 스타트업 워크퓨전(WorkFusion)이 최근 4,500만 달러(약 648억 원)의 자금을 새롭게 유치하며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번 투자는 AI 기반 금융 범죄 대응 솔루션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글로벌 금융 산업을 배경으로 하며, 미국 내 주요 대형 은행들이 워크퓨전의 주요 고객으로 참여하고 있는 점이 눈에 띈다.
워크퓨전은 2010년 MIT 연구소에서 시작된 이후 자동화 기술 전반에 주력해왔으나, 최근 몇 년간 사업 축소와 구조 개편을 거치면서 금융 컴플라이언스에 특화된 ‘AI 에이전트’ 중심 전략으로 방향을 틀었다. 2021년 최고경영자(CEO)로 부임한 애덤 파뮬라로(Adam Famularo)는 고객 인터뷰를 통해 AI 기술이 가장 효과적으로 작동한 분야가 금융 범죄 대응임을 확인했고, 기존 기술 자산을 해당 부문에 집중시키는 전략으로 전환했다.
워크퓨전의 AI 에이전트는 고객확인(KYC), 사기 탐지, 거래 모니터링, 제재 검토 등 복잡하고 규제가 엄격한 작업을 맡아 수행한다. 각 에이전트는 별도 명칭과 역할을 가진 채 ‘경험 5년 차 직원 수준’의 사전 학습을 마친 상태로 제공되며, 금융기관들은 자체 개발 부담 없이 곧바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파뮬라로는 “우리의 AI 에이전트는 손쉽게 고용하고, 바로 배치할 수 있으며, 확장도 쉬운 솔루션”이라며, “악의적 행위자(bad actors)를 차단하는 것이 회사의 명확한 사명”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투자 라운드는 기존 투자사인 조지안(Georgian)이 주도했으며, 세레게티 애셋 매니지먼트(Serengeti Asset Management), NGP 캐피털, 테랄리스 캐피털, 호크 에쿼티 등이 공동으로 참여했다. 조지안의 공동 창업자인 저스틴 라파예트는 “워크퓨전은 글로벌 금융기관에 필요한 기술계층을 정확히 겨냥했고, 2022년의 AI 에이전트 리런칭은 시장과 기술 모두에 최적화된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워크퓨전은 현재 미 20대 은행 중 10곳을 포함해 세계 주요 금융기관 25곳과 협업하고 있으며, 연간 반복 매출(ARR)은 2,200만 달러(약 317억 원)에 달한다. 파뮬라로는 이 수치가 매년 60~70%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북미와 유럽을 주 무대로 삼고 있는 이 회사는 향후 중동 시장으로의 진출도 준비 중이다.
현재 약 200명 미만의 인력을 기반으로 운영 중인 워크퓨전은 이번 자금 일부를 전략적 인재 확보에 활용해 나갈 계획이며, 부채가 전혀 없는 상태로 수익성과 지속가능성에 대한 가시성도 확보한 상황이다. 컴플라이언스와 AI 전문성, 그리고 빠른 배치를 장점으로 내세운 워크퓨전은, AI 기반 인재 시장의 본격적인 대안으로 부상할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세레게티의 시니어 매니징 디렉터인 레이 유세피안은 “제품을 직접 검토하고 고객과의 인터뷰를 거치자 워크퓨전은 가장 명확하게 효용을 입증한 사례로 평가됐다”고 밝혔다. 실제로 이 같은 AI 에이전트는 단순한 자동화를 넘어, 디지털 인력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현실화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