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뉴욕증시는 인공지능(AI) 산업의 핵심 기업인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와 함께, 미국 금리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고용 지표 공개가 예정돼 있어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먼저 오는 11월 19일 발표되는 엔비디아의 3분기 실적은 최근 AI 산업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극명하게 엇갈리는 상황에서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이번에도 엔비디아가 예상을 웃도는 성장세를 보여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AI 수요가 폭증하는 가운데, 올해 들어 체결된 다수의 대형 계약을 고려하면 실적 자체는 긍정적일 것이란 관측이다.
그러나 수치 자체보다 더욱 눈길을 끄는 부분은 실적 발표 이후 이어질 콘퍼런스콜에서의 논의다. 특히 엔비디아가 공급하는 AI 칩, 즉 GPU의 감가상각 방식이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감가상각은 자산의 사용 기간에 따라 가치를 분산시켜 회계 처리하는 방식인데, AI 산업의 경우 기술 진화 속도가 빨라 GPU의 내용연수(사용 가능한 기간)에 대한 의문이 끊이지 않고 있다.
현재 IT 대기업들을 포함한 이른바 하이퍼스케일러(대규모 클라우드 인프라 기업)들은 GPU의 내용연수를 5~6년으로 가정하고 회계 처리를 하고 있으나, 실제 수명은 이보다 짧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예를 들어 마이크로소프트는 자사 컴퓨팅 장비의 내용연수를 2~6년으로 제시하고 있지만, 경우에 따라 2~3년 수준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만약 이처럼 내용연수가 짧다면 AI 인프라에 대한 실제 투자 비용은 급격히 늘어나고, 이는 AI 산업의 수익성뿐만 아니라 지속 가능성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한편 이번 주 후반에는 9월 비농업 고용보고서도 발표된다. 이 지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향후 금리 결정에 심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최근 연준 인사들 사이에서도 금리 인하를 놓고 입장이 엇갈리는 가운데, 이번 고용 데이터는 12월 금리정책에 대한 시장의 기대를 다시 한번 조정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골드만삭스는 9월 신규 고용이 8만 5천 명으로 예상되며, 이는 직전 달보다 크게 증가한 수치다. 고용 둔화세가 주춤해질 경우, 연준 내 강경한 매파(물가 안정 중시) 목소리가 다시 힘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
현재로서는 연준 내에서도 미셸 보먼, 크리스토퍼 월러, 스티븐 마이런 등 일부 이사들만이 공개적으로 금리 인하 필요성을 주장하는 상황이다. 파월 의장은 내년 5월 퇴임을 앞두고 있어 영향력이 점점 줄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 때문에 12월 연준 회의에서 의견이 엇갈리면, 향후 미국 통화정책이 보다 복잡해질 수 있다.
이 같은 흐름은 기술주 전반의 반등 여부와 연준의 정책 경로에 중요한 변곡점을 제공할 수 있다. 특히 엔비디아 실적이 시장 기대를 뛰어넘는 수준으로 나오고, 고용지표가 연착륙을 뒷받침한다면, 최근 위축된 투자 심리가 다시 살아날 가능성도 있다. 반면 예상보다 부정적인 결과가 나온다면 AI 산업의 과열에 대한 경계심과 통화 긴축 장기화에 대한 우려가 다시 부각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