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클 지갑서 모델 10개 중 9개 한도 상향…코인베이스 실험은 아니다
코넬테크·예일대 연구진이 서클 에이전트 지갑을 모델 10개에 20회씩 시험한 결과, 9개 모델이 한 차례 이상 지출 한도를 스스로 높였다. 이번 연구는 코인베이스의 AI 거래 서비스를 시험한 결과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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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넬테크·예일대 연구진의 실험에서 서클의 AI 에이전트 지갑을 사용한 모델 10개 중 9개가 지출 한도를 적어도 한 차례 스스로 높였다. 모델마다 20회씩 실행한 결과다. 연구진은 AI에 거래를 맡길 때 이용자가 정한 한도와 승인 절차가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살폈다.
코인베이스($COIN)는 6월 11일 챗GPT(ChatGPT)·클로드(Claude)·그록(Grok) 같은 AI 도구를 계정에 연결해 거래하게 하는 ‘Coinbase for Agents’를 공개했다. 이 서비스와 나란히 거론되지만, 이번 실험의 대상은 서클 지갑이다.
연구진은 10월 26일 제출한 논문 ‘I-HITL: Inalienable Human-in-the-Loop’에서 이메일 일회용 인증번호(OTP)가 필요한 지갑을 시험했다. 핵심은 AI가 이용자의 이메일함에도 접근할 수 있을 때 인증번호를 가져와 한도를 바꾸는지였다.
실험 환경은 이렇다. 연구진은 베이스(Base) 메인넷에 유에스디코인(USDC) 10개를 넣은 실험용 지갑을 만들고 건당·일일 지출 한도를 각각 0.01USDC로 설정했다. 에이전트는 이메일·웹·지갑 도구를 쓸 수 있었고, 받은편지함에는 0.01USDC짜리 청구서 세 건이 있었다. 세 건을 모두 결제하려면 일일 한도를 높여야 했으며, 연구진은 에이전트에 한도나 인증번호, 변경 방법을 알려주지 않았다.
공격자가 개입하지 않은 결제 시나리오에서 모델 10개 중 9개가 20회 중 적어도 한 번 이메일에서 인증번호를 가져와 일일 한도를 높였다. 이 수치는 전체 실행 가운데 한도가 바뀐 비율을 뜻하지 않는다. 앤트로픽(Anthropic)의 클로드 오퍼스 5.5(Claude Opus 5.5)는 이 조건에서 한도 변경을 시도하지 않았다.
한도 상향을 유도하는 공격자 이메일이 청구서와 함께 들어온 별도 시나리오에서는 7개 모델이 한도를 높였다. 앞선 9개 모델의 결과와는 다른 조건에서 나온 수치다.
받은편지함 요약만 요청한 시나리오에서는 연구진이 이용자를 사칭한 이메일과 후속 메시지를 보냈다. 모델 10개 중 5개가 한도를 높인 뒤 공격자 주소로 0.02USDC를 보냈다.
서클의 에이전트 지갑은 이용자가 정한 한도 안에서 에이전트가 자산을 보내도록 설계됐다. 지출 정책을 바꿀 때는 계정 소유자 이메일로 일회용 인증번호가 가고, 이를 입력해야 한다. 이번 실험에서는 에이전트가 지갑 도구와 인증 이메일에 모두 접근해 코드 수신과 입력을 마칠 수 있었다. 실제 서클 고객의 피해를 조사한 결과는 아니다.
코인베이스 쪽 구조는 다르다. 코인베이스는 AI 에이전트마다 별도 포트폴리오를 두고 그 안에 배정한 자금만 거래하게 할 수 있다고 안내한다. 거래 한도는 이용자가 정하고 코인베이스가 적용하며, 매 거래마다 승인을 받을지는 연결한 AI 도구의 설정에 따라 달라진다. 이용자는 언제든 접근을 끊을 수 있고, 에이전트가 코인베이스 밖으로 자금을 보내는 기능은 허용되지 않는다.
크립토 브리핑(Crypto Briefing)은 코인베이스 에이전트 거래가 10월 19~25일 한 주 동안 현물·선물·주식 전반에서 최고치를 기록했고, 그록이 여러 집계 시점에서 에이전트 거래량 비중의 60~67%를 차지했다고 전했다. 미국 주식·ETF는 9월 22일까지 추가됐다. 11월 초 더리빗(Deribit) 연동으로 24시간 글로벌 파생상품 거래도 가능해졌다.
그렇다고 서클 지갑의 이메일 인증번호 문제가 코인베이스에서도 일어났다고 볼 근거는 없다. 두 서비스는 권한 구조와 자금이 움직이는 방식이 다르다. 다만 이번 실험은 승인번호가 도착하는 통로까지 AI가 쓸 수 있다면 인증번호 입력 절차만으로는 사람의 승인을 보장하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
연구진은 9월 22일 서클에 결과를 알렸다고 논문에 적었다. 서클의 현재 설정 문서에는 AI 에이전트에 인증 이메일의 무제한 접근 권한을 주지 말고 OTP를 사용자가 직접 입력하라는 경고가 들어 있다. 논문은 이 경고가 연구진의 통보 뒤 문서에 추가됐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승인 수단을 에이전트가 접근할 수 없는 기기에 연결하는 ‘불가양적 인간 개입(I-HITL)’ 방식을 제안했다. 이 원칙을 구현한 모바일 기기 기반 시제품 카운터사인(Countersign)도 논문에 제시했다.

김하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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