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어사이언티픽(Core Scientific)이 올해 1월 비트코인(BTC) 약 1900개를 1억7500만달러(약 2624억1250만원)에 매각하며 ‘AI 인프라’ 전환에 속도를 냈다. 채굴업계가 보유 전력과 데이터센터 자산을 ‘고성능 컴퓨팅(HPC)’으로 재배치하는 흐름이 한층 뚜렷해지고 있다.
이번 거래는 코어사이언티픽의 짐 니가드(Jim Nygaard) 최고재무책임자(CFO)가 4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공개했다. 니가드는 “연초 시장 여건을 활용해 유동성을 강화하면서도 향후 선택지를 열어두는 방식으로 재무 기동성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공시에 따르면 코어사이언티픽은 2025년 말 기준 비트코인(BTC) 2500개 이상을 보유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번 매각 이후 보유량은 1000개 미만으로 줄었다. 처분 단가를 단순 환산하면 1개당 평균 약 9만2000달러(약 1억3795만5400원) 수준이다.
한편 보도 시점 기준 비트코인(BTC) 가격은 트레이딩뷰(TradingView) 기준 6만7000달러대에서 거래됐다. 지난달 고점 9만7000달러 대비 30% 이상 하락한 수준으로, 코어사이언티픽의 매각 시점과 단가를 두고 시장에서는 “상대적으로 유리한 구간에서 현금화를 단행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채굴에서 AI로…전력·부지 가진 업체들 ‘방향 전환’
코어사이언티픽의 이번 비트코인(BTC) 매각은 단순한 자산 처분이라기보다, 채굴 중심 데이터센터가 AI·HPC 인프라로 이동하는 ‘업계 전환’을 상징한다. 채굴사는 이미 확보한 전력 수급, 부지, 냉각·운영 역량을 기반으로 AI 데이터센터 수요를 흡수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구조적 경쟁력을 가진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경영진은 컨퍼런스콜에서 AI 데이터센터 확장 프로그램이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발표 시점까지 약 350메가와트(MW) 용량에 전력이 공급(energized)됐고, 이 중 약 100MW는 이미 과금(billing) 단계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또한 고객사와의 협상도 여러 대형 거래상대방(counterparty)을 대상으로 동시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500MW는 배타적 협상(exclusivity) 상태이며, 실제 개발 기회에 연동된 임대 가능 파이프라인은 약 1.5기가와트(GW) 규모로 제시됐다.
‘콜로케이션’ 매출 확대 기대…장비 선확보·우량 임차인 우선
코어사이언티픽은 향후 전략으로 △부지 준비도(site readiness) 선제 확보 △납기가 긴 핵심 장비의 조기 발주(long-lead equipment) △신용도 높은 임차인(tenant) 우선 확보를 재확인했다. 특히 하이퍼스케일러, 반도체 제조사, 또는 투자등급 파트너의 보증이 뒷받침되는 고객을 우선순위에 두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
회사는 추가 MW가 건설 단계에서 과금 단계로 전환될수록 콜로케이션(colocation) 매출이 확대되고, 시간이 지나며 마진 개선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했다. 비트코인(BTC) 가격 변동성이 커지는 국면에서, 채굴 외 수익원을 키워 현금흐름을 안정화하려는 시도가 본격화하는 셈이다.
◆ "채굴업의 다음 먹거리, AI 인프라… 숫자(전력·MW·파이프라인)를 읽어야 보인다"
코어사이언티픽의 BTC 매각은 단순한 ‘매도 타이밍’ 이슈가 아니라, 채굴사가 가진 전력·부지·운영 역량을 AI/HPC로 재배치하는 구조적 전환을 보여준다.
하지만 이런 변화를 ‘호재’ 한 줄로 받아들이면 놓치는 것이 많다. 350MW energized, 100MW billing, 500MW exclusivity, 1.5GW 파이프라인 같은 숫자가 실제 매출과 마진으로 연결되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어떤 리스크(자금조달·임차인 신용·캡엑스·가동률)가 숨어 있는지 스스로 해석할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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