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 가격 급락을 예측해 막대한 수익을 올렸던 이른바 ‘인사이더 고래’가 또다시 대규모 공매도 포지션을 취한 것으로 알려지며 시장 전반에 불안감을 확산시키고 있다. 최근 이 투자자는 기존 포지션에 3억 9,200만 달러(약 5,449억 원)를 추가 배팅한 것으로 나타났다.
암호화폐 분석가 제이콥 킹(Jacob King)에 따르면 이 고래 투자자는 이전 비트코인 하락 직전 대규모 공매도에 성공했던 인물로, 이번에도 비슷한 시점에 포지션 규모를 약 140% 확대한 것으로 분석됐다. 앞서 그는 지난주 비트코인 급락 직전에 유사한 포지션을 취해 1억 9,200만 달러(약 2,669억 원)에 가까운 수익을 거둔 바 있다. 킹은 해당 포지션에 대해 “비트코인 붕괴 2.0이 다가오고 있다”고 경고했다.
해당 지갑은 업계에서 ‘트럼프 인사이더 고래’로 불리며, 아캄 인텔리전스(Arkham Intelligence) 분석에 따르면 최근 7억 달러(약 9,730억 원) 상당의 비트코인과 3억 5,000만 달러(약 4,865억 원) 상당의 이더리움(ETH) 공매도를 단행했으며, 이 포지션은 바로 직후 발생한 급락장에서 약 2억 달러(약 2,780억 원)의 수익을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이후 동일 주소는 하이퍼리퀴드(Hyperliquid) 플랫폼에 4,000만 달러(약 556억 원)의 USD코인을 입금한 뒤 추가로 1억 2,700만 달러(약 1,767억 원) 상당의 비트코인 공매도를 실행해, 총 공매도 규모는 3억 달러(약 4,170억 원)에 달하고 있다.
이 지갑은 스타플래티넘(StarPlatinum)의 분석에 따르면 4만 6,000개 이상의 비트코인 및 대규모로 스테이킹된 이더리움을 포함한 총 100억 달러(약 13조 9,000억 원) 이상을 보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0월 10일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 발표 전 단 30분 전에 대규모 공매도 포지션을 취한 뒤 막대한 수익을 거둔 점이 주목되며, 내부 정보 활용 가능성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해당 지갑은 ‘garrettjin.eth’ 도메인과 연결돼 있으며, 이는 전 비트포렉스(BitForex) CEO였던 가렛 진(Garrett Jin)과 관련돼 있다는 주장이 있으나, 진 본인은 해당 주장에 대해 강력히 부인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뉴스 발표 직전 대규모 USDC 입금, 공매도 실행, 그리고 급락 후 자금 인출이라는 일련의 매매 패턴이 반복된다는 점에서 커뮤니티 내에서는 지속적인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일부 업계 인사들도 상황의 심각성을 경고하고 있다. 암호화폐 분석가 이그래그 크립토(EGRAG CRYPTO)는 “이 고래가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발표와 관련된 거래로 또다시 수익을 올린다면, 이는 반드시 조사 대상이 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독일 SWP 베를린 연구소의 야니스 클루게(Janis Kluge)도 “이는 규제가 부족한 시장의 현실을 보여주는 사례로, 내부자 거래와 부패, 범죄가 공존하고 있는 비극”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지난주 급락 이후 하이퍼리퀴드에서 최소 250개의 지갑이 ‘백만장자’ 지위를 잃었으며, 또 다른 투자자가 40배 레버리지의 롱 포지션을 잡는 등 극단적인 매매 전략도 확인됐다. 바이낸스는 해당 사태와 관련한 기술적 결함 의혹을 부인하며, 전체 시스템은 정상적으로 작동했으며 2억 8,300만 달러(약 3,939억 원)를 사용자들에게 보상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태는 단순한 ‘고래의 거래’ 그 이상으로 평가받고 있다. 정보 접근성과 시점, 규모에서 극도의 정밀함을 보이는 반복된 거래 방식이 규제 미비한 암호화폐 시장의 구조적 취약점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