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블코인 XUSD가 시세 기준 70% 급락하며 심각한 디페깅(depegging)을 겪고 있다. 탈중앙금융(DeFi) 프로젝트 스트림파이낸스(Stream Finance)가 외부 자산운용인의 실수로 약 9,300만 달러(약 1,243억 원)의 손실을 입은 사실을 공개한 직후, 투자자들은 빠르게 자금을 철회하며 시장에 충격을 안겼다.

스트림파이낸스는 현지시간 4일 성명을 통해 외부 펀드매니저가 운용하던 자산에서 대규모 손실이 발생했으며, 모든 예치 및 출금을 일시 중단했다고 밝혔다. 동시에 법률사무소 퍼킨스 코이(Perkins Coie)의 변호사를 선임해 철저한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사건의 경위를 명확히 파악하기 전까지는 모든 자금 이동을 멈추는 것이 책임 있는 조치”라며, 투명성과 거버넌스를 중시하는 의사결정임을 강조했다.

이번 사태는 블록체인 보안업체 펙쉴드(PeckShield)에 의해 최초로 포착됐다. 당시 스테이블코인 XUSD는 23% 하락한 상태였고, 불과 한 시간 만에 낙폭은 58%까지 확대됐다. 코인데이터 플랫폼 코인게코(CoinGecko)에 따르면, XUSD는 한때 0.30달러(약 390원)까지 떨어지며 연중 최저가를 기록했다. 현재는 반등해 0.48달러(약 624원)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지만 여전히 60% 이상 손실 상태다.

시가총액은 약 9,560만 달러(약 1,278억 원)이며, 24시간 거래량은 159만 달러(약 2,126만 원)에 그쳤다. 최근 7일 및 30일간 누적 하락률도 62%에 달해 올해 스테이블코인 디페깅 사례 중 가장 참담한 수준으로 평가된다.

스트림파이낸스 사태는 디파이 전반에 퍼지는 취약성을 또 한 번 부각시켰다. 불과 며칠 전에는 디파이 선구자로 평가받는 밸런서 V2가 1억 2,800만 달러(약 1,672억 원) 상당의 해킹 피해를 입었고, 해당 사건은 밸런서 포크 프로젝트들까지 연쇄적으로 흔들었다. 이 중 스테이크와이즈DAO는 피해 자산 중 약 2,000만 달러(약 261억 원)를 복구해 사용자들에게 반환하는 데 성공했다.

보안 사고는 업계 전반에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펙쉴드에 따르면 2025년 9월에만 20건 이상의 주요 해킹 사고가 발생해 총 1억 2,700만 달러(약 1,659억 원)의 피해가 발생했다. 이는 전월 대비 22% 줄어든 수치지만, 올해 누적 피해액은 이미 30억 달러(약 3조 9,000억 원)를 넘어섰다.

예상치 못한 XUSD의 붕괴는 투자자들에게 여전히 디파이 스테이블코인이 취약하다는 경각심을 환기시키고 있다. 철저한 보안 검증 없이는 단 한 번의 실수로도 시장이 무너질 수 있다는 현실이 드러난 사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