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비용 기반’이 새롭게 쓰인다…새 고래가 실현 시총 50% 차지

비트코인(BTC) 시장의 구조가 달라지고 있다. 새롭게 유입된 ‘고래 투자자’들이 실현 시가총액(realized cap)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며 시장 진입 자본의 지형을 바꿔 놓고 있다는 분석이다. 과거 저점 매수·고점 분할 매도의 반복 대신, 지금은 고가에서도 대규모 자금이 들어오며 비트코인의 장기 ‘비용 기반’이 재설정되고 있다.

온체인 분석 플랫폼 크립토퀀트(CryptoQuant)에 따르면, 새 고래로 분류되는 지갑 주소들이 현재 비트코인 실현 시총의 50%에 가까운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현 시총은 각 코인이 마지막으로 이동할 당시 가격을 바탕으로 총합한 값으로, 자금이 언제 시장에 들어왔는지 파악하는 주요 지표다. 2025년 이전까지만 해도 이들 새로운 고래 비중은 22%를 넘지 않았다.

이는 과거 강세장의 특징과는 뚜렷하게 대비된다. 종래의 시장은 비교적 낮은 가격대에서부터 축적한 기존 고래들이 조금씩 매도하는 패턴이었다. 반면 최근 흐름은 고점에서도 새 자금 투입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특히 하락기 중에도 이들 신규 고래가 차지하는 실현 시총 비중은 오히려 상승하는 경향을 보여, 단기 투기보다는 구조적 전환 신호에 가깝다는 해석이 나온다.

‘10만 BTC 급증’, 단기 보유자 수요 폭발

단기 보유자들의 시장 참여도도 눈에 띄게 늘고 있다. 155일 이하 코인 보유자를 나타내는 ‘단기 보유자 순포지션 변화율’은 최근 30일 동안 10만 BTC 가까이 증가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는 약 8조 5,000억 원 규모(약 57억 달러 상당)로, 이 기간 동안 비트코인을 새롭게 매입한 물량이 급증했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수치 증가는 주로 강한 모멘텀 구간에서 나타난다. 가격 등락 변동성이 높더라도 수요가 공급을 압도할 때 발생하며, 이는 지금 시장 내 새로운 투자자들이 열정적으로 비트코인을 매입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또한 바이낸스 유입 데이터를 보면, 장기 보유자 물량은 대부분 시장에 내놓지 않고 있는 반면, 매도는 단기 보유자 중심으로 이뤄졌다. 특히 바이낸스로 이동한 비트코인 중 37%가 무려 1,000~1만 BTC를 보유한, 이른바 ‘고래급 지갑’에서 나왔음이 확인됐다.

135만 달러 순매수…고래는 사고, 개미는 판다

시장 내 매수·매도 주체의 실질 행동에도 뚜렷한 차이가 나타났다. 온체인 분석업체 하이블록(Hyblock)의 누적 거래량 델타(CVD)에 따르면, 최근 1주일 간 10만~1,000만 달러 규모 고래 지갑은 135만 달러(약 20억 원) 상당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반면 일반 투자자($0~$10,000)와 중형 투자자($10,000~$100,000)는 각각 84만 달러(약 12억 원), 172만 달러(약 25억 원) 순매도를 기록했다.

즉, 시장 하락기에 개인 투자자들은 물량을 던지고, 고래는 이를 받아낸 셈이다. 이는 수급 측면에서 고래 집단이 현재 시장 압력을 흡수하며 방향을 결정짓는 핵심 세력임을 시사한다.

이번 변화는 단순한 가격 변동이나 일시적 매물 소화 차원을 넘어 비트코인 네트워크의 구조적 진화를 뜻한다. 과거와 달리, 고점에서도 공격적 자금 유입이 이뤄지고 있고, 이는 시장의 ‘비용 기반’ 자체가 재정립되고 있다는 신호다. 시장이 보다 성숙해지고 있다는 분석도 점점 힘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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