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4%로 낮아졌지만 연방준비제도(연준) 내부에서는 인플레이션 종료 판단을 유보하는 기류가 이어졌다. 물가 둔화는 확인됐지만 연준의 2% 목표와는 여전히 거리가 있다는 판단이다.
오스탄 굴스비(Austan Goolsbee)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14일 물가 지표가 완화 조짐을 보였다고 평가하면서도 물가 상승률이 연준 목표로 지속적으로 수렴한다고 보려면 몇 달치 추가 지표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는 굴스비 총재가 앞서 CPI 판단에 추가 데이터가 필요하다고 밝힌 흐름과 맞닿아 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3.4% 올랐다. 6월 3.5%보다 0.1%포인트 낮아졌고, 전월 대비 상승률은 0.1%였다.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는 전년 대비 2.5%, 전월 대비 0.2% 상승했다. 전체 물가와 근원 물가가 모두 전월보다 낮아졌지만, 물가 수준은 연준 목표 2%를 웃돌고 있다.
굴스비 총재의 발언은 물가 둔화를 인정하되 정책 판단을 서두르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한 달치 지표만으로 물가 흐름이 안정됐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서비스 물가와 에너지 가격 흐름도 계속 확인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는 올해 들어 관세와 유가 상승을 물가를 밀어 올린 외부 충격으로 지목해왔다. 7월 지표는 그 압력이 일부 약해졌다는 신호로 읽히지만, 외부 충격이 완전히 사라졌다고 보기는 이르다.
AP통신은 7월 물가 둔화에도 일부 품목의 가격 부담은 남아 있다고 보도했다. 전체 지표가 낮아졌더라도 소비자가 체감하는 비용 부담이 곧바로 사라졌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의미다.
CPI는 가계가 구입하는 상품과 서비스 가격 변화를 보여주는 대표 물가 지표다. 근원 CPI는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해 기조적 물가 흐름을 보는 데 쓰인다.
연준은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7월 CPI 둔화 뒤 9월 금리 인상 기대가 낮아졌다는 시장 반응도 나왔지만, 연준 내부에는 추가 지표를 보자는 신중론이 남아 있다.
가상자산 시장에는 금리 경로가 유동성 환경을 가늠하는 핵심 변수다. 비트코인(BTC)과 이더리움(ETH)은 통화정책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해왔지만, 이번 발언만으로 연준의 다음 결정이나 가격 방향을 단정할 근거는 부족하다.
다음 판단의 재료는 물가 둔화가 이어지는지, 서비스 물가가 함께 낮아지는지, 고용 지표가 어떻게 움직이는지다. 미 노동통계국은 8월 CPI를 9월 11일 오후 9시30분(한국시간)에 발표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