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비에스(UBS)가 장기채 약세 국면에서도 짧은 만기의 우량 채권에는 상대적 가치가 남아 있다고 밝혔다. 미국 30년물 국채 수익률이 2007년 이후 최고권으로 오르면서 금리와 유동성 환경이 위험자산의 간접 변수로 다시 떠올랐다.
UBS 최고투자책임자(CIO)는 8월 3일 문서에서 높은 시작금리가 금리 추가 상승에 대한 완충 역할을 한다고 밝혔다. 우량 채권은 단기·중기 만기 구간에서 여전히 유효하다는 설명이다.
UBS 미국 자산관리 부문도 7월 27일 문서에서 중동 긴장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와 금리 변동성 속에 단기·중기 우량 채권을 통한 수익 확보를 언급했다. 금리 방향을 단정하기보다 현재의 쿠폰 수익과 짧은 듀레이션을 방어 수단으로 보는 접근이다.
이번 판단은 한 차례의 시장 코멘트에 그치지 않는다. UBS는 4월 16일 문서에서도 짧은 듀레이션 채권의 매력을 거론했고, 2년물과 10년물 미국 국채 수익률이 연말 각각 3.25%, 3.75%로 낮아질 수 있다는 자체 전망을 제시했다.
이후 7월과 8월 문서에서도 짧고 질 좋은 채권을 선호한다는 방향은 유지됐다. 장기금리 변동성이 커진 뒤에도 투자 초점은 장기채 가격 반등보다 단기·중기 구간의 방어적 소득에 맞춰져 있다.
장기채 시장은 같은 기간 약세를 이어갔다. 마켓워치는 8월 18일 미국 30년물 국채 수익률이 5.327% 안팎으로 올라 2007년 6월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배런스는 같은 날 30년물 수익률이 오전 5.339%까지 오른 뒤 5.30% 수준으로 내려왔다고 전했다. 집계 시점은 다르지만 장기물 금리가 2007년 이후 최고권에 들어섰다는 흐름은 같다.
장기금리 상승 배경에는 인플레이션 우려, 재정적자, 채권 공급 부담이 함께 놓여 있다. 장기 국채 수익률은 통상 기준금리 전망뿐 아니라 장기 물가 기대, 정부 차입 수요, 투자자의 기간 프리미엄을 함께 반영한다.
로이터는 7월 29일 LSEG 자료 분석을 바탕으로 아마존($AMZN), 알파벳($GOOGL), 메타($META), 오라클($ORCL)이 2026년 7월 7일까지 약 1940억 달러(약 274조원)의 채권을 발행했다고 전했다. 이는 2025년 전체 약 1080억 달러보다 79% 많은 규모다.
AI 인프라 투자도 채권시장 부담으로 연결되고 있다. 같은 보도에서 골드만삭스는 마이크로소프트($MSFT)를 포함한 5대 하이퍼스케일러의 자본지출이 2026년 약 7500억 달러(약 1059조원)에 이를 것으로 봤다.
대형 기술기업의 자금 조달이 늘면 회사채 공급도 증가한다. 투자자는 늘어난 물량을 소화하기 위해 더 높은 보상을 요구할 수 있고, 이는 국채와 회사채 전반의 금리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
듀레이션은 금리 변화에 채권 가격이 얼마나 민감하게 움직이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만기가 긴 채권일수록 금리 상승 때 가격 하락 폭이 커지는 경향이 있어, 장기금리 급등기에는 짧은 듀레이션 채권이 상대적으로 방어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크립토 시장에는 직접 재료보다 간접 변수에 가깝다. 비트코인(BTC)과 이더리움(ETH) 같은 위험자산은 금리와 유동성 환경의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장기금리가 높은 수준에 머물면 할인율 부담이 커지고, 단기 우량채 선호가 강해지면 위험자산으로 향하는 자금 흐름은 더 선별적으로 움직일 수 있다.
다만 UBS의 판단은 금리 방향을 확정한 결론이 아니다. UBS는 인플레이션 둔화가 이어진다는 전제 아래 우량 채권의 소득과 방어 기능을 설명했다.
인플레이션이 다시 강해지거나 재정적자와 장기채 공급 부담이 커지면 장기물 변동성은 이어질 수 있다. 시장은 30년물 금리의 5.30%대 안착 여부와 대형 기술기업의 추가 채권 발행 흐름을 함께 확인하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