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비스 칼라닉(Travis Kalanick) 우버 창업자가 로보틱스 신사업 Atoms의 17억달러(약 2조4004억원) 투자 유치 직후 벤처캐피털(VC) 업계를 공개 비판했다.
칼라닉은 데이비드 센라(David Senra)가 진행한 팟캐스트 인터뷰에서 자신이 겪은 VC 가운데 창업자에게 실제 도움이 된 비율은 1%에 그친다고 말했다고 테크크런치는 19일 보도했다. 그는 해를 끼치지 않는 수준의 투자자도 10% 정도라고 봤다.
이 수치는 독립 조사 결과가 아니라 칼라닉 본인의 경험에 근거한 정성적 평가다. 우버 창업자 출신인 그가 대규모 자금 유치 직후 투자자 역할을 낮게 평가했다는 점에서 발언의 파장이 커졌다.
칼라닉은 창업자가 한 투자자의 조언에 기대기보다 투자자들 사이에 경쟁을 만들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투자자에게 보여줄 사업 계획은 충분히 구체적이어야 하지만, 너무 먼 미래까지 단정하면 역효과가 날 수 있다는 취지다.
이번 발언은 Atoms 투자 유치 직후 나왔다. Atoms는 7월 22일 17억달러를 조달했고, 안드리센호로위츠가 라운드를 이끌었다고 테크크런치는 전했다.
벤 호로위츠(Ben Horowitz) 안드리센호로위츠 공동창업자는 Atoms 이사회에 합류했다. 우버도 이번 라운드에 참여했다.
안드리센호로위츠는 자체 글에서 Atoms를 칼라닉이 8년간 준비한 회사라고 설명했다. 회사의 방향은 식품, 광산, 운송 등 물리 산업을 소프트웨어와 로보틱스로 자동화하는 데 맞춰져 있다.
안드리센호로위츠는 Atoms를 디지털 세계의 'bits'가 아니라 물리 세계의 'atoms' 생산성을 높이는 프로젝트로 소개했다. 투자사 설명은 리드 투자자의 이해관계가 반영된 1차 자료라는 점에서, 회사의 실제 운영 지표와 성과는 별도로 확인해야 할 대목이다.
VC는 초기·성장 기업에 자금을 넣고 지분을 받는 투자사를 뜻한다. 통상 자금뿐 아니라 채용, 후속 투자 유치, 사업 전략, 인수합병 네트워크를 함께 제공한다고 설명하지만, 창업자와 이사회 사이의 권한 충돌도 반복적으로 발생해 왔다.
칼라닉의 VC 비판은 우버 시절 이사회 갈등과도 맞물린다. 그는 2017년 우버 최고경영자 자리에서 물러났고, 이후에도 투자자와 이사회가 창업자 경영에 개입하는 문제를 여러 차례 거론했다.
다만 이번 인터뷰에서는 자신도 '피해자 의식'에 빠지지 말아야 했다고 돌아봤다. VC를 향한 불신을 드러내면서도 과거 갈등을 전적으로 외부 책임으로만 돌리지는 않은 셈이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칼라닉이 과거 우버와 리프트 인수 협상에 대해 "다르게 했을 일은 없다"고 말했다고 17일 보도했다. 그는 두 회사의 문화 차이가 컸다고 설명했다.
이 흐름은 최근 칼라닉 관련 보도가 단순한 자금조달 뉴스보다 우버 시절 갈등과 창업자 서사로 소비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Atoms의 투자 규모는 크지만, 발언의 초점은 자금 자체보다 창업자와 자본의 힘 관계에 맞춰져 있다.
한국 독자에게 이번 사안은 암호화폐보다 벤처자금과 산업용 AI 흐름에 가깝다. 크립토 스타트업 투자 시장에서도 자금이 일부 분야에 집중되는 흐름이 나타난 가운데, 대형 VC가 어떤 창업자와 기술 분야에 자금을 배분하는지는 기술 투자 전반의 관전 지점으로 남아 있다.
Atoms와 블록체인·암호화폐의 직접 연결점은 공개 자료에서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안드리센호로위츠가 크립토 분야에서도 영향력이 큰 투자사인 만큼, 창업자와 VC의 권한 관계를 둘러싼 논쟁은 기술 스타트업 전반에서 이어질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