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이스케일(Grayscale)이 인공지능(AI) 확산과 온체인 금융의 투명성 확대를 배경으로 금융 프라이버시 수요가 커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분석 대상은 프라이버시 기능을 갖춘 디지털 화폐 지캐시(ZEC)다.
그레이스케일 리서치는 최근 공개한 자료에서 스테이블코인, 블록체인 애플리케이션, AI가 금융 활동의 분석 가능성을 높이면서 개인정보 보호가 디지털 화폐 분야의 핵심 쟁점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지캐시는 비트코인(BTC)과 유사한 탈중앙화 디지털 화폐로 설계됐지만 거래 내역을 공개하는 방식에서 차이가 있다. 비트코인 거래는 공개 장부에서 주소와 금액 흐름을 추적할 수 있는 반면, 지캐시는 영지식증명을 활용해 거래 유효성은 검증하면서도 송신자, 수신자, 금액을 숨길 수 있다.
영지식증명은 거래 내용 전체를 공개하지 않고도 거래가 유효하다는 점을 증명하는 암호 기술이다. 그레이스케일은 이 구조가 지캐시에 현금과 비슷한 프라이버시 속성을 부여한다고 봤다.
이번 분석의 출발점은 AI가 금융 데이터를 다루는 방식이다. 공개 장부 기반의 온체인 거래는 누구나 확인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AI 시스템이 거래·행동 데이터를 대규모로 처리하면 기존 금융 프라이버시 가정은 약해질 수 있다.
그레이스케일은 지캐시의 선택적 공개 모델도 함께 거론했다. 사용자가 필요한 경우 거래 정보를 공유할 수 있기 때문에 프라이버시와 규제 대응이 반드시 양자택일 구조는 아니라는 설명이다.
수치도 제시됐다. 그레이스케일은 지캐시 시가총액을 약 80억 달러(약 11조1280억원)로 봤고, 이는 암호화폐 디지털 화폐 부문에서 약 0.6%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우블록체인은 21일 오전 9시3분 보도에서 그레이스케일 리서치가 지캐시의 시장 점유율 5% 가정을 제시했다고 전했다. 다만 이 가정은 시장 비중을 전제로 한 분석일 뿐 가격 상승을 단정한 전망은 아니다.
그레이스케일이 강조한 핵심도 지캐시가 비트코인을 대체할 수 있느냐가 아니다. 지캐시 논의의 초점은 디지털 화폐 체계에서 프라이버시 가치가 재평가될 가능성에 있다는 것이다.
다만 위험 요인도 함께 적시됐다. 그레이스케일은 프라이버시 분야가 규제, 기술 업그레이드, 생태계 채택이라는 부담을 안고 있다고 밝혔다.
지캐시는 여러 차례 프로토콜 업그레이드를 거쳤고 차폐 거래 사용률과 지갑·인프라도 개선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실제 채택 범위와 규제 수용성은 별도 변수로 남아 있다.
이 논의는 다른 온체인 금융 논쟁과도 맞닿아 있다. 본지는 앞서 이더리움의 다음 과제로 프라이버시와 온체인 금융이 거론됐다고 보도한 바 있다.
한국 투자자에게는 프라이버시 코인의 재평가 여부보다 이 논의가 다시 나온 배경이 더 중요하다. 온체인 거래는 공개 장부를 기반으로 하고, AI는 공개 데이터를 더 빠르게 분석한다.
이 구조가 확산될수록 거래 검증과 개인정보 보호를 함께 달성하는 기술 논의도 이어질 수 있다. 그레이스케일은 이번 자료에서 지캐시의 기회와 위험을 함께 제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