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티브(Vertiv·$VRT)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전력·냉각 인프라 수요 확대 속에 8월 중순 시가총액 1000억달러를 넘어섰다. 서버룸 공조 장비 업체로 출발한 회사가 고밀도 컴퓨팅 설비를 떠받치는 AI 인프라 기업으로 재평가받는 흐름이다.
StockAnalysis에 따르면 8월 17일 기준 버티브의 시가총액은 1125억8000만달러(약 156조원)로 집계됐다. 야후파이낸스는 8월 19일 기준 시가총액을 1004억8000만달러(약 139조3000억원)로 제시했다. 버티브는 2020년 2월 10일 GS Acquisition Holdings와의 결합을 마치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VRT로 거래를 시작했다.
재평가의 중심에는 AI 데이터센터가 있다. AI 서버는 높은 전력 밀도와 발열을 동반하기 때문에 전력 공급, 분배, 냉각, 열방출 설비가 함께 갖춰져야 안정적으로 가동된다.
버티브의 사업은 무정전 전원장치, 전력 분배, 열관리, 리퀴드 쿨링, 모듈형 인프라에 걸쳐 있다. 단순 냉방 장비보다 데이터센터 운영을 지속시키는 기반 설비에 가까운 구조다.
버티브는 7월 29일 2026년 2분기 실적 발표에서 매출 32억7400만달러(약 4조5378억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보다 24% 늘었고, 조정 희석 주당순이익은 1.52달러로 60% 증가했다.
회사는 2026년 연간 매출 가이던스 중간값을 140억달러(약 19조4040억원)로 제시했다. 조정 주당순이익 가이던스도 6.65~6.75달러로 올렸다.
지오다노 알베르타치(Giordano Albertazzi) 버티브 최고경영자는 실적 발표에서 “AI와 일반 컴퓨트 수요가 계속 강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회사는 공급망 혼잡과 단계적 프로젝트 집행으로 일부 매출이 분기 안에서 뒤로 밀렸다고 설명했다.
이 대목은 수요 확대와 분기 실적 변동성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음을 보여준다. AI 인프라 투자가 장기 흐름으로 이어지더라도 대형 프로젝트의 납품 시점과 공급망 상황에 따라 단기 실적은 달라질 수 있다.
데이비드 코트(David M. Cote) 버티브 이사회 의장도 사업 전환의 배경으로 거론되는 인물이다. 버티브는 코트가 2020년 2월 7일부터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으며, 허니웰에서는 2002년 7월부터 2017년 3월까지 최고경영자를 지냈다고 밝혔다.
버티브는 올해 생산능력도 보강했다. 회사는 7월 말레이시아 조호르 제조시설을 열어 아시아 지역 AI·디지털 인프라 수요 대응 능력을 키웠다고 밝혔다.
이 시설은 전력·열관리 장비 생산과 시험 기능을 갖췄다. 회사는 2027년 완전 가동 시 최대 500개 숙련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인수도 이어졌다. 버티브는 Strategic Thermal Labs 인수로 리퀴드 쿨링 시스템 역량을 보강했고, ThermoKey 인수로 AI 데이터센터용 열방출 포트폴리오를 넓혔다.
리퀴드 쿨링은 고성능 서버에서 발생하는 열을 액체 기반 장치로 식히는 방식이다. AI 연산 장비가 고밀도화될수록 기존 공랭식 냉각만으로는 설비 효율과 안정성을 맞추기 어려워 관련 기술의 중요성이 커진다.
주가와 시가총액은 AI 인프라 기대를 반영했지만, 숫자는 기준 시각에 따라 달라진다. 회사의 2026년 7월 27일 기준 발행 주식 수는 3억8498만8173주였고, 시가총액은 주가와 발행 주식 수를 곱한 값인 만큼 장중에도 변한다.
버티브 사례는 AI 투자 흐름이 반도체 칩 제조사에만 머물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다. 본지는 앞서 AI 데이터센터는 GPU뿐 아니라 전력 용량, 냉각 설비, 네트워크 대역폭이 맞아야 실제 서비스 투입 속도가 난다고 전했다.
데이터센터의 물리적 기반을 맡는 전력, 냉각, 열방출, 모듈형 설비 기업도 같은 공급망 안에서 평가받고 있다. 버티브는 2026년 연간 가이던스를 상향했지만, 회사가 밝힌 공급망 혼잡과 프로젝트 집행 시점은 이후 분기 실적을 확인할 대목으로 남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