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소비자의 67%가 최근 90일 동안 디지털 지갑을 사용했지만 스테이블코인과 인공지능(AI) 에이전트의 결제 활용에는 신중한 태도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AI가 자신을 대신해 소비하는 것을 전혀 허용하지 않겠다고 답한 응답자는 47%였다.
S&P 글로벌 마켓 인텔리전스는 2분기 ‘고객의 목소리’ 조사에서 응답자의 67%가 최근 90일 내 디지털 지갑을 사용했다고 밝혔다. 매주 디지털 지갑을 이용한다고 답한 응답자는 45%였다.
디지털 지갑과 암호화폐 사이에는 뚜렷한 격차가 나타났다. 응답자의 68%는 암호화폐를 접한 적이 없다고 답했고, 59%는 암호화폐가 실질적인 용도가 없다고 봤다.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인지도는 16%에 그쳤다. 주요 우려 요인은 사기 위험 48%, 자금 안전 46%, ‘필요하지 않다’는 응답 39% 순이었다.
스테이블코인은 법정화폐 등 특정 자산의 가치에 연동되도록 설계된 암호화폐다. 가격 변동성을 낮춘 결제·송금 수단으로 거론되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소비자들이 그 필요성과 안전성을 충분히 체감하지 못하는 모습이 확인됐다.
스테이블코인 결제는 온라인 결제와 구독, 마켓플레이스 정산, 독립 노동자 지급 수단으로 활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 스테이블코인 결제가 실제 결제·정산 인프라로 확산하는 흐름과 소비자 인식 사이에는 여전히 간극이 있는 셈이다.
S&P 글로벌 마켓 인텔리전스는 규제의 명확성만으로는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소비자 태도를 바꾸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발행사와 서비스 제공자가 사기 방지와 자금 보호 문제를 먼저 해결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AI 에이전트 결제에 대해서도 경계심이 나타났다. AI 에이전트는 사용자를 대신해 상품 검색이나 결제 같은 작업을 수행하는 인공지능 시스템을 뜻한다.
AI 결제에 열려 있는 소비자들도 완전한 자율 결제보다는 사람이 마지막으로 승인하는 방식을 선호했다. 일부 응답자는 AI가 상품이나 결제 수단을 추천하는 수준만 받아들이겠다고 답했다.
AI 에이전트 결제 인프라를 둘러싼 업계 논의는 이어지고 있다. 결제·스테이블코인·AI 분야 기관 26곳이 참여한 산업 연합도 출범했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결제 권한과 승인 책임을 누가 통제하는지가 핵심 과제로 남았다.
이번 조사 결과는 디지털 지갑처럼 사용 방식이 익숙해지는 것과 새로운 금융 수단을 신뢰하는 일이 별개임을 보여준다. 결제 과정에서 오류나 사기가 발생했을 때 자금을 되찾을 수 있는지, 누가 거래를 승인했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지가 소비자 채택의 주요 조건으로 제시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