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벤처기업부가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의 혁신 성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오는 해부터 벤처투자 확대, 연구개발(R&D) 예산 증액, 인수합병(M&A) 지원 법제화 등을 핵심으로 하는 대규모 성장 전략을 본격화한다.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11월 5일 서울 강남구 팁스타운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이 같은 정책 방향을 밝히고, 현재 내수 부진과 투자 위축에 대응하기 위한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소개했다. 핵심은 대기업, 중소기업, 스타트업, 소상공인이 연결되는 산업 생태계의 '연결·융합'을 기반으로, 국가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우선 정부는 벤처투자 생태계를 활성화하기 위해 연기금과 퇴직연금이 벤처펀드에 출자할 수 있도록 하고, 모태펀드 출자 예산을 현재보다 두 배 이상 확대해 총 40조 원 규모의 벤처투자 시장을 조성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민간 투자 유입을 유도하고, 안정적인 투자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차세대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 원 이상의 비상장 벤처) 발굴을 위한 '넥스트 유니콘 프로젝트'를 내년부터 본격 추진하며, 인공지능(AI), 차세대 기술(딥테크) 분야 육성에만 13조 5천억 원을 투입한다.

창업 활성화 분야에서는 매년 청년창업가 1천 개사와 팁스(민간투자연계형 기술창업지원) 기업 1천 200개사 등 총 6천 개 이상의 유망 스타트업을 집중 육성해, 누구나 창업할 수 있는 생태계를 조성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스타트업 단계별 자금을 지원하는 펀드를 마련하고, AI 기반 스마트공장 1만 2천 개를 구축하는 등 지역 산업 현장에 디지털 기술을 접목하는 ‘AI 대전환’ 프로젝트도 병행한다.

중소기업 연구개발(R&D) 부분에서도 내년도 예산을 사상 최대 규모인 2조 2천억 원으로 편성했다. 이 중 절반인 1조 1천억 원은 민간 벤처캐피탈이 투자한 스타트업에 정부가 매칭 지원하는 형태로 집행돼 민관 협력을 강화한다. 아울러 기업 승계를 촉진하기 위한 제도 정비에도 착수해, M&A 기반의 승계를 지원할 ‘기업승계 특별법(가칭)’ 제정도 추진된다.

소상공인 정책도 강화된다. 약 300만 명에 이르는 대출 소상공인을 대상으론 정부가 직접 경영상황을 점검하고, 맞춤형 정책자금, 채무조정, 폐업 지원 등을 제공한다. 이와 함께 '지역상권 르네상스 2.0' 사업을 통해 관광·문화·산업이 융합된 지역상권을 육성하고, 수출 경험이 없는 소상공인도 해외에 진출할 수 있도록 민간 플랫폼 기업과 공동 투자하는 ‘톱스 프로그램’을 가동한다.

정부는 이러한 정책을 통해 다양한 경제 주체 간 협력을 유도하고, 스타트업의 기술이 제조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게도 확산될 수 있도록 연결 장치를 마련할 계획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상생형 스마트공장 구축이나 해외 공동진출 지원 역시 이와 같은 흐름의 일환이다.

이 같은 정부 지원 전략은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이 단기적인 생존을 넘어 장기적인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중점을 둔 것이다. 향후 글로벌 혁신 경쟁 속에서 기술 기반 기업의 성장 가능성을 높이고, 지역·세대·규모에 관계없이 혁신 자산이 경제 전반에 확산되는 구조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