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카드가 홈플러스 관련 채권 793억원을 회계상 ‘추정손실’로 전액 분류한 것을 두고 논란이 커지자, 회사는 실제 부실이 확정된 사안이 아니라 불확실한 시장 환경에 대비한 보수적 리스크 관리 조치라고 17일 밝혔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롯데카드는 지난해 말 기준 보유 중이던 홈플러스 관련 채권 793억원을 모두 추정손실로 처리했다. 이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은 홈플러스가 납품업체 대금을 결제할 때 사용한 기업구매전용카드 관련 채권 600억원이다. 기업구매전용카드는 기업이 협력업체 물품 대금을 카드로 먼저 결제하고 나중에 카드사에 상환하는 방식인데, 이 채권을 추정손실로 잡았다는 것은 카드사가 회수 가능성에 더 보수적으로 대응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정치권에서는 이를 두고 홈플러스의 자금 부담이 카드사로 이전된 것 아니냐는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이인영 의원은 홈플러스와 롯데카드가 모두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를 대주주로 두고 있다는 점을 들어, 그룹 내부 이해관계 속에서 금융 계열사가 지원 역할을 한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같은 대주주 아래 있는 유통회사와 금융회사가 거래를 늘릴 경우, 외부에서는 정상 거래인지 아니면 사실상의 우회 지원인지 예민하게 볼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에 대해 롯데카드는 추정손실 분류는 자산의 부실이 발생했다는 판정이 아니라, 향후 손실 가능성에 대비해 미리 충당금(예상 손실에 대비해 회계상 쌓아두는 비용)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회사는 불확실한 경제 여건과 업황을 고려한 보수적 회계 원칙에 따른 결정이며, 재무 정보를 보다 투명하게 보여주기 위한 절차라고 강조했다. 또 이를 특정 주주사와 연결해 지원 의혹으로 해석하는 것은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선을 그었다.
롯데카드는 홈플러스가 회생 신청 전 구매전용카드 거래를 자사에 집중시켰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온라인 사업 매출 확대와 매입 구조 고도화 과정에서 거래량이 자연스럽게 늘어난 결과라고 해명했다. 아울러 홈플러스와의 모든 금융거래는 내부 심사 절차와 시장 금리를 바탕으로 적법하게 이뤄졌다고 밝혔다. 이번 사안은 단순한 회계 처리 여부를 넘어 대주주가 같은 기업들 사이의 거래가 얼마나 투명하게 관리됐는지, 또 유통업 부진과 금융권 건전성 우려가 어떤 방식으로 맞물리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받아들여진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 홈플러스 회생 절차의 진행 상황과 함께, 계열·연관 기업 간 거래의 적정성 및 카드사의 충당금 적립 기조를 둘러싼 점검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