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게임업체들의 올해 3분기 실적이 신작 출시 시기와 기존 인기작의 성과에 따라 크게 엇갈렸다. 일부 기업은 매출과 순이익 모두에서 큰 폭의 성장을 기록한 반면, 다른 기업은 실적 부진으로 수익 개선에 실패한 모습이다.

시가총액 기준 업계 1위인 크래프톤은 3분기 동안 전년 대비 21% 증가한 8천706억 원의 매출과 204% 늘어난 3천694억 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3천486억원으로 7.5% 증가했다. 이러한 성과는 크래프톤의 대표작 '배틀그라운드' 시리즈의 글로벌 인기와 다양한 협업 콘텐츠 덕분으로 분석된다. 특히 인도 시장에 맞춤형으로 출시한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디아(BGMI)'가 역대 분기 최대 매출을 기록하며 실적 개선에 크게 기여했다.

넷마블도 상승세에 합류했다. 3분기 매출은 6천96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5%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38.8% 늘어난 909억 원, 순이익은 97.1% 증가한 406억 원으로 집계됐다. 자체 지식재산권(IP)을 기반으로 한 게임들이 성과를 냈다. 신작 MMORPG ‘뱀피르’와 글로벌 출시를 진행한 ‘세븐나이츠 리버스’가 주요 매출원으로, 각각 전체 매출의 9%와 12%를 차지했다. 여기에 자체 결제 시스템 도입 확대가 수수료 부담을 줄여 수익성을 더욱 높이는 데 일조했다.

반면 넥슨은 조정국면에 진입했다. 일본 증시에 상장된 넥슨은 대형 신작 공백과 경쟁 심화 탓에 3분기 매출(1조1천147억 원)과 영업이익(3천524억 원)이 각각 12%, 27% 감소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메이플스토리’ 시리즈와 ‘마비노기 모바일’이 꾸준한 인기를 유지하며 실적 하락을 일부 상쇄했다. 회사는 최근 출시한 ‘아크 레이더스’의 초기 반응을 바탕으로, 4분기에는 본격적인 반등을 노린다.

엔씨소프트는 실적 면에서는 부진했지만 신규 프로젝트 준비에 집중하고 있다. 3분기 매출은 3천600억 원에 그쳤고, 영업손실은 75억 원을 기록해 적자 전환했다. 이는 주력 게임인 ‘리니지’ 모바일 시리즈의 매출 감소가 원인이다. 다만 구사옥 매각으로 처분이익이 반영되며 순이익은 3천474억 원으로 급증했다. 엔씨는 오는 11월 출시 예정인 ‘아이온2’를 시작으로, 내년에는 ‘리밋 제로 브레이커스’ 등 다수 신작을 국내외에 선보일 계획이다.

오는 11월 13일 열리는 국내 최대 게임 전시회 ‘지스타(G-STAR)’에는 크래프톤, 넷마블, 엔씨소프트를 비롯한 주요 게임사들이 대거 참가한다. 각 사는 이 자리에서 향후 선보일 주요 신작 라인업을 공개하며, 하반기 전략을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흐름을 볼 때, 국내 게임 산업은 신작 성공 여부와 글로벌 시장 공략 성과에 따라 향후 실적 방향이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특히 자체 지식재산권 확보와 결제망 개선 등의 요소가 수익성 강화의 핵심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