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에이전트 경제의 핵심 인프라는 은행이 아니라 코드화된 돈이다.”
김서준 해시드 대표는 13일 해시드오픈리서치·해시드가 해시드라운지에서 개최한 세미나 ‘플랫폼으로서의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기조연설 ‘AI 세상에서의 스테이블코인’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이번 세미나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역할을 결제 수단을 넘어 플랫폼 관점에서 조명하기 위해 마련됐다. 김 대표는 AI 기술 발전 속에서 화폐 인프라 역시 근본적으로 재설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스테이블코인을 단순히 원화를 블록체인에 올리는 수단으로만 보면 잠재력의 5%도 보지 못하는 것”이라며 “산업혁명이 인간의 팔을 대체하면서 비약적인 생산성 증가를 가져왔다면, AI 혁명은 인간의 뇌를 대신하며 생각과 의사결정을 자동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AI 시대는 이미 현실이 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코드 생산 비용이 0원에 가까워지고, 30분 만에 서비스가 만들어지며, 비개발자도 수준 높은 엔지니어링 상품을 구현할 수 있는 시대에 도달했다는 설명이다. 그는 AI를 통해 몇 시간 만에 8가지 밸류에이션 모델로 이더리움 내재가치를 확인할 수 있는 ‘ethval.com’을 구축해 글로벌 관심을 이끌어낸 경험도 공유했다.
또 인터넷 역시 초기에는 ‘익명성’이 문제로 지적됐지만 이후 신원인증 인프라가 등장하며 진화했다고 언급했다. 앞으로 수억 개의 AI 에이전트가 활동하는 시대가 다가오지만, 신원 인증과 평판 조회를 지원할 기술은 아직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블록체인을 통한 해결 방안이 나오고 있다며, 최근 공개된 신원·검증 지원 이더리움 표준 ERC-8004를 언급했다. 그는 “에이전트가 신뢰할 수 있는지, 작업을 제대로 수행했는지를 온체인에서 증명하는 구조가 등장했다”며 “출시 2주 만에 2만5000개 에이전트가 등록됐고, 올해 말이면 수십억 개 에이전트가 등록될 것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에이전트 사회의 세 가지 주요 기둥으로는 ▲에이전트와 외부 환경을 연결하는 MCP ▲에이전트 간 통신 구조 A2A(agent to agent) ▲에이전트 간 결제 구조 x402를 꼽았다.
김 대표는 AI 에이전트의 결제 방식과 관련해 스마트컨트랙트와 연결된 구조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에이전트가 작업을 수행하거나 데이터를 주고받을 때, 프로그래밍된 방식에 따라 즉각적으로 돈이 집행 권한과 함께 전달돼야 하며, 이런 환경에서는 전통적인 금융망을 사용하는 것이 애초에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수많은 에이전트가 활동하는 시대에 기존 금융망은 수수료가 높고 중개자가 많으며, KYC·KYB 체계도 에이전트에 적합하지 않다”며 “에이전트 간 자동화된 거래를 위해서는 코드화된 돈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처리할 코드화된 돈과 인프라가 빠르게 주목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콘텐츠 산업의 변화도 언급했다. 그는 “올해 말이면 미디어 전반에서 에이전트가 만든 콘텐츠가 더 많아질 것”이라며 “다양한 2차 창작물이 오리지널 IP 수준의 퀄리티로 제작될 수 있는 상황에서 이를 막을 수 없다면, 블록체인을 통해 저작권 수수료를 자동 배분하는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 세계에 유통되는 2차 창작물을 양지화하고 합의를 통해 저작권 수수료를 나눌 방법은 스테이블코인을 포함한 블록체인 외에는 사실상 불가능하며, 전통 인프라로는 콘텐츠 생성과 저작권 관리 생태계를 감당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AI 에이전트 경제의 인프라를 ▲결제·정산 ▲실질 결제 레이어 ▲AI 커뮤니티 ▲신원 인증 ▲애플리케이션 등 5개 레이어로 설명했다. 이를 위해 “스테이블코인을 유통하는 블록체인은 개방성, 프라이버시, 규제 적응성을 동시에 갖춰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현실 세계에서 사용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러한 특성을 갖춘 블록체인만이 에이전트 경제를 뒷받침하며 KYC, KYB를 넘어 KYA까지 수행할 수 있는 인프라가 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전략적 필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국내 AI 에이전트 경제가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에 의존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우리 AI 경제를 뒷받침할 프로그래머블한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내수에서도 거대한 경제가 형성될 수 있는데 이를 자국 통화와 연결되는 프로그래머블 토큰 없이 달러에 의존하는 구조는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한국형 기관 기반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통해 글로벌 진출 기회도 여전히 열려 있다”며 “한국은 수출과 콘텐츠 경쟁력이 강한 만큼,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통해 글로벌 시장으로 확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스테이블코인은 단순히 빠르고 수수료가 저렴한 결제 수단을 넘어, AI 경제가 더 빠르게 발전하도록 돕는 네트워크이자 매개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를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