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주가가 2026년 4월 23일 3% 넘게 오르며 22만원대를 회복했고, 인공지능 반도체 투자 기대가 국내 대형 반도체주 전반의 흐름을 다시 끌어올렸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3.22% 오른 22만4천500원에 장을 마쳤다. 주가는 2.53% 상승한 22만3천원으로 출발한 뒤 장중 한때 22만9천500원까지 올라 5.52%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는 미국·이스라엘·이란 간 군사 충돌이 본격화하기 전인 2월 27일의 올해 장중 최고가 22만3천원을 넘어선 수준이다. 최근 지정학적 불안으로 위축됐던 투자 심리가 다시 살아나면서, 반도체 대표주인 삼성전자에 매수세가 집중된 것으로 해석된다.
배경에는 미국 증시의 반도체 강세가 있다. 간밤 뉴욕증시에서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2.72% 오르며 16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이 지수는 미국 주요 반도체 종목의 흐름을 보여주는 대표 지표로, 세계 반도체 투자 심리를 가늠하는 기준처럼 여겨진다. 최근 시장은 인공지능 서버 확대, 고대역폭 메모리 수요 증가, 대형 정보기술 기업들의 설비투자 확대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는데, 이런 기대가 미국 시장을 거쳐 국내 반도체주에도 이어진 것이다.
SK하이닉스는 같은 날 0.16% 오른 122만5천원에 마감했다. 장 초반에는 0.25% 하락한 122만원으로 출발했지만, 한때 126만7천원까지 오르며 종전 고점을 넘어섰다. 다만 상승세는 오래가지 못했다. 낮 12시 41분께에는 118만3천원까지 밀릴 만큼 변동성이 컸다. 이날 SK하이닉스는 장 시작 전 1분기 영업이익 37조6천103억원을 발표했고,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5.5% 늘어난 분기 최대 실적이다. 실적 자체는 매우 강했지만, 시장에서는 이미 기대가 상당 부분 주가에 반영됐다는 인식이 퍼지며 호재 발표 직후 차익 실현이 나오는 이른바 셀온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수급 흐름을 보면 코스피 전체에서는 개인이 4천484억원을 순매수했고,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529억원, 3천275억원을 순매도했다. 그러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포함된 전기전자 업종만 따로 보면 분위기가 달랐다. 이 업종에서는 외국인이 378억원, 기관이 674억원을 순매수했고 개인은 1천91억원을 순매도했다. 시장 전체로는 경계심이 남아 있었지만, 반도체와 정보기술 대형주에는 외국인과 기관 자금이 선택적으로 유입됐다는 뜻이다.
결국 이날 시장은 같은 반도체주라도 기대가 새로 붙는 종목과 이미 실적 기대를 선반영한 종목의 움직임이 다를 수 있음을 보여줬다. 삼성전자는 업황 개선 기대를 바탕으로 상대적으로 탄력을 받았고, SK하이닉스는 사상 최대 실적에도 단기 차익 매물이 겹치며 상승폭이 제한됐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도 미국 반도체 지수의 방향, 인공지능 투자 확대 속도, 지정학적 불안의 진정 여부에 따라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