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보험사기 수법 중 하나인 고의사고를 줄이기 위해 금융당국이 내비게이션 경고 서비스를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고의사고 빈발지역에 대한 음성안내 범위가 넓어지고, 안내 내용도 더욱 구체화될 전망이다.

금융감독원은 12월 23일, 내년 4월부터 자동차 고의사고 예방을 위한 내비게이션 음성안내 서비스를 전국 100개 지역으로 확대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는 현재 운영 중인 35곳보다 약 세 배 확대된 것이다. 금감원은 손해보험협회와 함께 과거 사고 데이터를 분석해 고의사고가 자주 발생하는 교차로나 차량 혼잡 지역 등을 신규 안내 대상지로 지정했다.

이번 확대 서비스에서는 단순한 지역 진입 경고를 넘어서, 운전자가 사고 위험 지역에 진입하기 약 150미터 전부터 음성으로 안내가 제공된다. 이는 기존보다 이른 시점에 경고를 제공해 운전자 주의를 환기시키려는 조치다. 또, 진로변경이나 좌회전과 같이 해당 지역에서 자주 발생하는 사고 유형도 팝업 형식으로 제공돼 운전자가 구체적인 위험 요소를 사전에 인지할 수 있도록 했다.

서비스 대상 플랫폼도 넓어진다. 기존에 협력을 맺었던 티맵(TMAP)과 카카오내비뿐 아니라, 앞으로는 네이버 지도 길찾기 서비스까지도 이 안내 시스템을 지원하게 된다. 운전자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주요 내비게이션 앱에서 모두 사고 예방 메시지를 접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금감원은 이러한 음성안내 시스템이 일정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7월 시범 도입 이후, 고의사고 건수는 약 21.1% 감소했다. 실제로 2025년 상반기에는 1,662건이었던 고의사고가 하반기에는 1,311건으로 줄었으며, 전체적으로 351건이 감소한 셈이다.

금감원은 자동차 고의사고가 보험사기의 대표적인 수법이며, 사회적 비용을 초래하는 주요 요인 중 하나라고 본다. 특히 차량의 방향 전환이나 통행 혼잡이 잦은 교차로 등에서는 의도된 사고가 발생하기 쉬운 만큼, 이를 사전에 경고함으로써 경각심을 높이고 사기 행위를 억제하겠다는 것이 이번 조치의 핵심 의도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인공지능 기반 운전자 경고 시스템이나 보험사 자체의 사전 리스크 관리 기능 강화로도 연결될 가능성이 크다. 기술을 활용한 예방적 접근이 고의사고와 보험사기 억제를 위한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