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업들이 트럼프 행정부 관세 일부를 돌려받고 있지만, 소비자 개인에게 환급금이 바로 지급되는 구조는 제한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환급금은 원칙적으로 관세를 직접 낸 수입업자나 통관 주체에게 먼저 돌아가고 있다.
미국 대법원은 2026년 2월 20일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이 대통령에게 관세 부과 권한을 주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판결 뒤 미국 정부는 이미 걷은 관세를 돌려주는 절차에 들어갔고, 환급 대상은 대체로 수입자 기록상 납부 주체로 잡혔다.
IEEPA는 국가 비상 상황에서 대통령에게 경제 제재와 거래 제한 권한을 부여하는 법이다. 이번 사건에서는 이 법이 광범위한 수입 관세의 근거가 될 수 있는지가 쟁점이었다. 대법원 판단 이후 논쟁은 관세 부과 권한에서 이미 낸 관세를 누가 돌려받느냐로 옮겨갔다.
쟁점은 관세를 실제로 누가 부담했는지다. 소비자는 높은 판매가를 통해 비용을 떠안았을 수 있지만, 정부에 관세를 낸 주체는 대개 수입업자나 물류사였다. 이 때문에 소비자가 개별 구매 건을 근거로 환급을 요구해도 실제 부담분을 산정하기가 어렵다.
엔피알(NPR)은 플로리다주 탬파의 산드라 알론소(Sandra Alonso) 사례를 전했다. 알론소는 중국산 전동휠체어를 들여오며 관세 명목으로 3500달러(약 483만원)를 추가 부담했다. 다만 정부가 알론소에게 직접 돈을 돌려주는 구조는 아니었고, 해당 물품을 들여온 유피에스(UPS)가 환급을 받은 뒤 고객에게 지급하는 방식이었다.
물류사는 비교적 환급 경로가 분명하다. 페덱스(FedEx·$FDX)는 2026년 5월 31일 기준 약 8억달러(약 1조1040억원)의 현금 환급을 받았고, 이 가운데 7억4900만달러(약 1조336억원)를 고객 환급 의무로 계상했다고 공시했다. 페덱스는 고객이 해당 관세를 부담한 경우 가능한 한 빨리 돌려주겠다고 밝혔다.
이는 통관 과정에서 물류사가 수입자 역할을 하거나 관세를 별도 항목으로 청구한 거래가 있었기 때문이다. 고객별 청구 내역이 남아 있으면 환급금을 다시 배분할 근거가 생긴다. 본지는 앞서 미국 대기업들이 대법원 판결 뒤 수십억달러 규모의 관세 환급을 받았지만, 소비자에게 돌려주는 방식은 회사별로 엇갈렸다고 보도했다.
유통사는 사정이 다르다. 타깃(Target·$TGT)은 2026년 2분기 실적에 IEEPA 관세 환급 9억9400만달러(약 1조3717억원)를 매출원가 차감으로 반영했다. 이 환급은 세후 이익 7억5200만달러(약 1조378억원), 주당순이익 1.65달러에 기여했다.
타깃은 지난 1년간 1만개 이상 품목의 가격을 낮췄다고 밝혔다. 다만 관세 환급금이 특정 구매자에게 얼마씩 돌아갔는지 산정하는 방식은 물류사보다 복잡하다. 판매가에는 관세뿐 아니라 운송비, 재고 비용, 할인 정책, 경쟁 가격이 함께 반영되기 때문이다.
월마트(Walmart·$WMT)는 2026년 2분기 실적에서 관세 환급이 매출총이익률과 영업이익 개선에 영향을 줬다고 밝혔다. CBS뉴스는 월마트가 받을 수 있는 관세 환급 29억달러(약 4조20억원) 중 대부분을 수령했고, 이를 가격 투자와 고객경험 개선에 쓰겠다고 전했다.
이처럼 같은 환급금이라도 처리 방식은 갈린다. 물류사는 고객 환급 의무로 계상하는 사례가 있고, 유통사는 매출원가 차감이나 가격 투자로 반영하는 경우가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정부 환급이 곧바로 통장 입금으로 이어지는 구조가 아니라 기업의 회계 처리와 고객 대응 방식에 따라 효과가 달라지는 셈이다.
소비자 반발은 소송으로도 옮겨갔다. 로이터는 코스트코(Costco) 고객이 관세 환급분을 소비자에게 돌려줘야 한다며 집단소송을 냈다고 보도했다. 아스테크니카(Ars Technica)는 로지텍(Logitech) 관련 소송에서도 회사가 관세 부담을 가격에 반영한 뒤 환급금을 고객에게 돌려주지 않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고 전했다.
소송의 핵심은 기업이 관세 부담을 가격에 넘긴 뒤 환급금까지 받으면 소비자 몫을 이중으로 가져가는 것 아니냐는 문제제기다. 반대로 기업 입장에서는 개별 상품 가격에서 관세 부담분을 분리하기 어렵고, 환급금이 이미 비용 보전이나 가격 인하에 반영됐다고 주장할 여지가 있다.
이번 논쟁은 같은 사안을 소비자 개인의 직접 환급 가능성으로 좁혀 보여준다.
관세 환급은 기업 실적, 가격 인하, 고객 환불로 나뉘어 처리되고 있다. 소비자에게 미칠 실제 효과는 각 기업의 환급 처리 방식과 코스트코·로지텍 관련 소송 결과에 따라 달라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