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폭발적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반도체 산업이 과감한 전환기를 맞이하고 있다. 업계는 AI 시대로 접어들며 실리콘 설계, 품질관리, 제조공정 등 전반적인 기술 스택을 재정의하고 있으며, 특히 여성 리더들이 핵심 엔지니어링과 전략 의사결정에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 중이다.

ARM의 맘타 반살 솔루션 엔지니어링 디렉터는 AI 기반 실리콘 설계가 기존의 규칙 기반 자동화를 넘어선 대규모 대리 지능 시스템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그녀는 "설계 자체가 계산 복잡도 속성상 NP-난해 문제로 구성돼 있다"며, "AI가 이 난제를 해결하는 날, 실리콘 산업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캐던스의 허오 지 부사장은 칩 설계의 자동화 여정을 돌아보며, AI가 단순 시뮬레이션을 넘어 검증·제작 단계까지 혁신을 가속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기존 수작업 중심 레이아웃에서 시작해 이젠 AI 주도 설계 자동화로 완전 전환이 진행 중이라는 진단이다.

시장에서의 품질 신뢰도 또한 AI 시대에 더욱 중요한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시스코(CSCO)의 레슬리 아버백 품질 디렉터는 자사 고성능 AI 전용 ASIC '실리콘 원(Silicon One)'을 중심으로 차세대 제품을 앞당기고 있으며, 공급망 가시성과 품질 확보를 위한 내재 역량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글로벌파운드리즈(GFS)의 사라 맥고완 수석 디렉터도 설계 초기 단계부터 실리콘을 정확히 모사하는 검증 자료 구축에 집중하면서, '한 번에 작동하는 설계'를 내세운 생산 전략을 명확히 했다.

AI와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간 동기화도 변화의 중심에 있다. 엔비디아(NVDA)의 셰런 클레이 하드웨어 인프라 부사장은 AI 수요 예측을 위한 사내 모델을 기반으로 자산과 연산자원을 정밀하게 배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클라우드 인프라가 플랫폼 중심 구조로 재편되면서, 마이크로소프트(MSFT)의 다니엘 션 제너럴 매니저는 "스택 전반의 동시 최적화(co-optimization) 없이는 고객가치를 만들 수 없다"고 강조했다. 메타의 올리비아 우 테크니컬 리드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통합 설계함으로써, 명령어 세트부터 메모리 구조, 배치 네트워크까지 모두 효율적으로 조율할 수 있다고 밝혔다.

빠르게 진화하는 AI 인프라 환경에서 표준화 움직임도 가속화되고 있다. 구글(GOOGL)의 암버 허프먼 수석 엔지니어는 "각 업체가 잘하는 영역에 집중하려면 공동 규격이 필수"라고 말했다. 샌디스크의 신시아 수 플래시 메모리 설계 디렉터 또한 GPT 학습·추론을 위한 고성능 SSD 수요를 예로 들며, 높은 처리속도와 용량을 동시에 갖춘 인프라 설계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제조 정밀성과 생산 가능성 역시 AI 기반 실리콘 테스트 기법에서 핵심 이슈로 부상 중이다. 테라다인의 니차 바소코 기술전략가는 소프트웨어 정의 디바이스 개념이 부상을 통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간 경계가 점차 사라지고 있다고 분석한다. 인텔(INTC) 파운드리의 팸 풀턴 수석 엔지니어는 칩 설계 초기부터 '테스트칩'을 통해 수율 인디케이터를 확보함으로써, 실질 양산 전 문제를 사전에 식별하려는 노력이 확대되고 있다고 전했다.

AI 반도체 산업의 대전환기 속에서 이처럼 여성 리더들의 전문성과 전략적 리더십은 기술 진보의 첨병 역할을 하고 있다. 이들은 AI 시대의 실리콘 설계, 품질관리, 제조공정에서 새로운 기준과 가능성을 제시하며 전 산업 생태계를 선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