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 프라하에서 열린 특별 행사에서 암호화폐 하드웨어 지갑 기업 트레저(Trezor)가 양자컴퓨팅 시대에 대비한 비트코인(BTC) 및 암호화폐 지갑 ‘트레저 세이프 7(Trezor Safe 7)’을 공식 발표했다. 지난 2023년부터 트레저를 이끌고 있는 마테이 잭(Matej Zak) 최고경영자(CEO)는 이를 “셀프 커스터디의 미래”로 소개하며, 기존 모델을 뛰어넘는 다채로운 기능을 강조했다.

잭 CEO는 트레저의 존재 이유를 “자산을 스스로 보관할 자유”라고 정의했다. 그는 20세기 체코슬로바키아 정부가 화폐 개혁을 단행하며 국민의 저축 대부분을 무효화했던 사례를 예로 들며, 셀프 커스터디가 단순한 기술이 아닌 경제적 생존 수단임을 역설했다. “내 키가 아니면 내 코인이 아니다(Not your keys, not your coins)”라는 업계 격언이 그 근간이다.

이번에 공개된 트레저 세이프 7은 Bluetooth를 통한 무선 연결을 지원하며, 무선 충전이 가능한 배터리와 보안 설계가 특징이다. 330mAh 배터리는 기존 제품 대비 충전 및 방전 효율이 4배 이상 향상됐고, 안전하게 잔량 0%까지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또한, 2.5인치 풀컬러 터치 스크린은 기존 모델보다 62% 넓어져 사용자 경험을 향상시켰다.

트레저의 최고운영책임자(COO) 대니 샌더스(Danny Sanders)는 이 제품을 “셀프 커스터디의 완성형 솔루션”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트레저의 기존 소프트웨어도 전면 개편해 ‘트레저 슈트(Trezor Suite)’로 이름을 바꾸고, 메타마스크(MetaMask) 등의 외부 월렛은 물론 수천 개의 크립토 앱과도 연동이 가능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가장 큰 특징은 향후 양자컴퓨팅 시대를 대비한 설계다. 팀은 “비트코인이 현재 양자 공격에 취약한 구조를 지닌 반면, 트레저 세이프 7은 이와 무관하게 작동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고 설명했다. 양자 보안 강화 기능은 아직 일반 대중에게 익숙하지 않지만, 트레저는 “양자 전환이 가시화될 때 가장 먼저 대비할 수 있는 하드웨어 지갑”임을 분명히 했다. 이는 비트코인 장기 투자자들 뿐 아니라, 디지털 자산 보호에 관심이 많은 이용자들에게 중요한 이점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