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INTC)이 최근 수개월 간 추진했던 네트워크 칩 사업부 ‘NEX’의 매각 계획을 전면 철회했다. 이로써 이 회사는 자사 핵심 사업 가운데 하나였던 NEX를 내부 부문으로 유지하며 통합 전략을 강화하는 쪽으로 방향을 전환했다.
인텔은 지난 7월, 외부 투자 유치를 통해 NEX 사업부를 분리하는 방식을 공식 검토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약 6개월 뒤 해당 계획을 접고 자회사가 아닌 본사의 일부로 존속시킨다고 발표했다. 회사는 이번 결정에 대해 “AI, 데이터센터, 엣지 인프라 시장에서 실리콘, 소프트웨어, 시스템 전반을 유기적으로 통합함으로써 고객에게 보다 강력한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NEX는 주로 데이터센터와 엣지, 소비자 시장을 대상으로 네트워크 하드웨어를 공급하며 지난해 58억 달러(약 8조 3,500억 원)의 매출과 9억 3,100만 달러(약 1조 3,400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그러나 올해 1분기부터는 부문별 실적을 따로 공시하지 않고 있다.
이 사업부는 최근 고성능 네트워크용 칩 시리즈 ‘아톰 x7000C’와 ‘아톰 x7000RE’를 출시했다. 전자는 중소 규모 네트워크 장비에, 후자는 산업용 게이트웨이에서 사용되며, 모두 시간 민감 네트워킹(TNS), 패킷 처리 프레임워크(VPP), OpenSSL 기반 암호화 기능 등을 지원한다. 이 외에도 소비자 전용 Wi-Fi 모듈, 서버 연결용 이더넷 어댑터 등 다양한 제품군을 통해 인텔의 포트폴리오를 뒷받침하고 있다.
이번 결정의 배경에는 경쟁사들의 전략 변화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엔비디아(NVDA)는 자사 GPU를 네트워크 솔루션이 포함된 AI 전용 장비로 패키징해 제공하고 있으며, AMD는 차세대 헬리오스 시스템에 AI 가속기와 네트워크 프로세서 ‘펜산도’를 통합할 계획이다. 인텔 역시 NEX 자산을 보유함으로써 유사한 방식의 대응이 가능해진다.
한편, 인텔은 올해 초 입체적 구조 재편을 가속화하며 알테라 사업부의 51% 지분을 실버레이크에 매각했다. 해당 부문은 사용자가 직접 특정 워크로드에 맞춰 설계를 변경할 수 있는 FPGA를 제조하며, 이번 거래는 87억 5,000만 달러(약 12조 6,000억 원) 규모로 성사됐다. 그러한 맥락에서 NEX 유지 방침은 선택적 자산 최적화를 통한 장기 성장 기반 확보 전략으로 해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