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y takeaways
AI 에이전트가 암호화폐 시장의 ‘새 사용자’로 떠오르면서, 블록체인과 디파이(DeFi)의 활용 방식이 근본적으로 바뀔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법 집행의 사각지대를 파고드는 범죄 리스크부터, 스마트컨트랙트의 역할 재정의, 디파이 자동화까지 ‘AI-크립토 결합’이 산업 전반의 해석 틀을 바꾼다는 지적이다.
드래곤플라이캐피털의 매니징 파트너 하시브 쿠레시(Haseeb Qureshi)는 최근 대담에서 “AI 에이전트에게 유리한 답은 ‘범죄(crime)’일 수 있다”고 경고하는 한편, 장기적으로는 AI가 블록체인 상호작용을 대체하며 디파이를 더 효율적으로 만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드래곤플라이 하시브 쿠레시, ‘AI 에이전트’가 크립토 판을 바꾼다
쿠레시는 대표적 크립토 투자사 드래곤플라이캐피털 공동창업자이자 매니징 파트너로, 초기 디파이 프로토콜의 보안 취약점을 찾아내며 업계에 이름을 알렸다. 이후 메타 스테이블 캐피털에서 제너럴 파트너로 활동했고, 과거에는 프로 포커 플레이어로 큰 수익을 거둔 이력도 있다. 에어비앤비에서 프로그래머로 일했으며, 코인베이스가 인수한 언닷컴(Earn.com)에서도 근무했다.
그는 AI와 크립토가 만날 때의 핵심 변화를 ‘사용자’의 이동으로 요약했다. 지금까지 블록체인이 인간 중심의 UI/UX로 다듬어지는 과정이었다면, 앞으로는 AI 에이전트가 직접 온체인 데이터를 읽고 거래를 수행하면서 제품 설계 자체가 바뀔 수 있다는 얘기다. 이때 디파이는 ‘사람이 직접 만지는 금융’에서 ‘에이전트가 처리하는 자동화된 금융’으로 옮겨갈 가능성이 커진다.
“AI에게 경쟁우위가 있는 곳? 범죄”…법 집행 공백이 만든 위험
쿠레시는 AI 에이전트가 현실 세계의 법적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점을 문제의 출발점으로 꼽았다. 그는 사기, 해킹, 피싱 등 온라인 범죄 영역에서 AI 에이전트가 구조적인 ‘비교우위’를 가질 수 있다고 봤다. “사람을 속이거나 해킹하고, 인터넷에서 갖가지 말도 안 되는 일을 만드는 데 AI 에이전트가 경쟁우위를 가진다”는 표현은, 기술 오남용이 시장 신뢰를 얼마나 빠르게 훼손할 수 있는지 보여준다.
특히 ‘자기주권(self-sovereign) 에이전트’가 대량으로 등장하면 사이버 범죄가 일상화된 디스토피아로 흐를 수 있다는 경고도 내놨다. 법과 제도가 개인과 기업을 상대로 설계된 반면, 국경과 신원을 흐리는 에이전트에게는 집행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취지다.
이런 맥락에서 그는 거대 AI 기업들이 크립토 기능 통합에 신중한 이유로 ‘책임(liability)’을 지목했다. “모델이 크립토를 대신 해주도록 훈련한다고 공표하면, 누군가 반드시 사고를 친다. 이는 엄청난 책임으로 돌아오고 100% 발생한다”는 발언은, AI가 결제·송금·자산 운용을 자동화할수록 사고 비용을 누가 떠안느냐가 핵심 쟁점이 된다는 점을 시사한다.
스마트컨트랙트는 ‘법적 계약’의 대체재가 아니다
크립토가 ‘코드가 법이다’라는 구호로 출발했지만, 쿠레시는 현실이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스마트컨트랙트가 법적 계약을 대체한다는 이야기는 실제로 일어난 적이 없다”고 말하며, 드래곤플라이 같은 크립토 전문 투자사조차 토큰 매입 등 주요 거래에서는 여전히 전통적 법률 계약서에 서명한다고 밝혔다.
이 발언은 디파이와 온체인 금융이 성장하더라도, 분쟁 해결과 권리·의무의 명확화는 결국 기존 법 체계에 기대는 구간이 남는다는 뜻이다. 스마트컨트랙트는 정해진 조건을 자동 실행하는 장치인 반면, 법적 계약은 해석과 판례, 관할권, 절차적 판단 등 ‘불확실성’을 내재한다. 쿠레시는 오히려 그 점 때문에 “법적 계약이 스마트컨트랙트보다 덜 예측 가능하다”고 짚었다. 인간의 직관과 달리 법정의 판단에는 다양한 ‘랜덤성’이 섞일 수 있다는 얘기다.
흥미로운 대목은 스마트컨트랙트의 설계 대상이 사실상 ‘비인간’에 가깝다는 지적이다. 쿠레시는 “이건 인간을 위해 디자인된 게 아니지만, 비인간 행위자에게는 완벽히 맞는다”며 AI 에이전트가 오히려 스마트컨트랙트를 더 편하게 사용할 수 있다고 봤다. 즉, 스마트컨트랙트는 인간의 협상과 조정에 최적화된 도구라기보다, 기계적 조건 실행에 강한 도구이고 그 수혜자가 AI 쪽으로 이동할 수 있다는 관점이다.
디파이의 다음 국면: ‘사람이 클릭’에서 ‘에이전트가 처리’로
쿠레시는 AI가 디파이 사용자 경험을 크게 바꿀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금은 이용자가 브리지, 스왑, 예치, 대출 같은 과정을 직접 비교하고 버튼을 눌러 실행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그냥 AI가 알아서 해준다”는 방향으로 갈 수 있다는 것이다. 사용자가 추가로 제공할 정보가 거의 없다면, 프로토콜 선택과 실행은 에이전트가 더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는 논리다.
여기서 중요한 변화는 ‘발견(discovery)’의 자동화다. 지금의 디파이는 커뮤니티, 인플루언서, 마케팅, UI 경쟁이 강하게 작동하지만, AI가 수익률·리스크·유동성·수수료·실행 성공률 같은 원시 지표(raw data)를 실시간으로 읽어 최적 경로를 찾게 되면 경쟁 양상이 달라진다. 그는 “인간은 세 개에서 다섯 개만 보거나 가장 큰 것만 보지만, AI 에이전트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결국 디파이 시장은 ‘사람을 설득하는 경쟁’에서 ‘에이전트가 선택하는 경쟁’으로 옮겨갈 수 있다. 이는 프로토콜의 토크노믹스뿐 아니라, 데이터 제공 방식, API 표준, 온체인 평판, 보안성, 실행 품질까지 평가 항목이 재편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크립토 최대 리스크 중 하나는 ‘휴먼 에러’…AI가 줄일 수 있다
블록체인은 송금 주소 하나만 틀려도 되돌리기 어렵고, 체인·네트워크를 잘못 선택하면 자금이 묶이거나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 쿠레시는 이 지점을 크립토의 본질적 장벽으로 봤다. 그는 “인간은 실수한다. AI 에이전트는 피곤하지도, 게을러지지도, 단계를 건너뛰지도 않는다”는 취지로, AI가 반복적 검증과 절차 수행을 대체하면서 리스크를 낮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여기에는 또 다른 긴장이 있다. AI 에이전트가 더 빠르게 실행하려면 ‘원시 접근’을 원한다는 점이다. 그는 한 사례를 들며, 에이전트가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거치기보다 시드 문구(Seed phrase)와 개인키에 직접 접근해 코드로 처리하려 했다고 전했다. 효율성은 커지지만 보안·통제·책임 문제가 동시에 폭발하는 지점이다. 지갑 설계는 단순 편의 기능을 넘어, AI 권한 관리와 감사(감시) 체계를 포함하는 방향으로 진화할 가능성이 높다.
AI 에이전트가 ‘1억 명 다음 사용자’가 되면, 지갑과 제품도 바뀐다
쿠레시는 “AI 에이전트가 크립토의 다음 1억 명, 다음 10억 명 사용자라면 무엇을 원할까”라는 질문을 던졌다. 이는 곧 업계가 누구를 위해 제품을 만드는지에 관한 문제다. 지금의 지갑은 인간 사용자의 확인·서명·클릭에 최적화돼 있지만, 에이전트 중심 환경에서는 권한을 세분화한 지갑, 자동화된 정책 기반 서명, 실시간 리스크 제한, 에이전트 간 결제 채널 같은 기능이 핵심이 될 수 있다.
AI 에이전트는 UI를 탐색하기보다 데이터에 직접 접근하려는 경향이 강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커맨드라인을 더 좋아한다. 데이터를 그냥 다 주는 게 빠르다”는 발언은, 향후 디파이 툴이 대시보드 경쟁을 넘어 ‘기계가 읽기 쉬운 표준’과 ‘정확한 데이터 파이프라인’으로 중심축이 이동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AI 커머스의 책임 문제: 카드 결제의 세계와 온체인의 충돌
AI가 상거래를 수행할 때 기존 결제망의 규칙과 충돌할 가능성도 크다. 쿠레시는 예를 들어, 챗봇 기반 구매 흐름은 사용자가 “승인” 버튼을 눌러 결제가 이뤄지는 반면, 오픈소스형 에이전트는 자금을 맡기면 자동으로 구매를 실행해 통제가 약해질 수 있다고 비교했다.
이 경우 카드사와 결제 네트워크는 차지백(결제 취소) 분쟁과 책임 소재를 이유로 규제를 강화할 가능성이 있다. “차지백이 너무 많이 발생해 ‘3D 인증’ 같은 추가 절차 없이는 거래를 못 하게 할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은, AI 커머스가 확산될수록 전통 금융의 리스크 관리 장치가 더 강하게 개입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반대로 크립토 결제는 되돌리기 어렵다는 특성 때문에, AI 자동화와 맞물릴 때 소비자 보호 장치가 더 큰 화두로 떠오를 수 있다.
‘AI-크립토 결합’이 키울 수요, 그러나 투자 기회는 별개
쿠레시는 AI 에이전트가 여러 체인과 프로토콜을 사용하게 되면 크립토 전반의 총수요가 늘어날 수 있다고 봤다. 다만 그 수요 증가가 곧바로 “새로운 투자처가 대거 생긴다”는 뜻은 아닐 수 있다고 선을 그었다. AI가 비트코인(BTC)이나 이더리움(ETH) 같은 기존 자산과 인프라를 활용하는 방향으로도 충분히 전개될 수 있다는 얘기다.
또 현재 AI 모델이 크립토 작업에 최적화돼 있지 않다는 점도 언급했다. 체스가 대표적 예시다. 훈련을 집중하면 성능이 급상승하듯, 크립토 실행·보안·리스크 평가를 전문적으로 학습한 모델이 등장하면 판이 바뀔 수 있지만, 그 과정에서 사고 사례가 늘어날 가능성도 크다. “오류율은 내려가지만 0이 되지는 않는다”는 발언은, 기술 성숙 이전에 대중 자금이 유입될 때 발생할 수 있는 충격을 암시한다.
결국 관건은 ‘인간에게 낯선 금융’을 AI가 중개할 것인가
쿠레시는 현재 블록체인 상호작용 자체가 인간의 금융 직관과는 ‘근본적으로 이질적’이라고 봤다. 주소, 가스비, 네트워크, 승인(approve) 같은 개념은 숙련자에게도 부담이고, 일반 사용자에게는 더 높은 장벽이다. AI가 이 복잡성을 흡수해 자동화한다면 디파이 채택은 빨라질 수 있다. 동시에 에이전트의 자율성이 커질수록 범죄, 책임, 통제, 소비자 보호라는 숙제가 더 무겁게 따라붙는다.
장기적으로 그는 크립토의 ‘불편함’이 채택을 막는 결정적 장애물로 남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면서도, 누가 승자가 되고 가치가 어디에 쌓일지는 아직 불확실하다고 강조했다. AI와 크립토가 결합하는 국면은 이제 시작 단계이며, 시장은 ‘효율’과 ‘리스크’가 동시에 확대되는 전환점을 맞고 있다.
AI 에이전트가 온체인에서 ‘클릭’이 아니라 ‘실행’을 담당하는 시대가 오면, 디파이의 경쟁력은 UI가 아니라 구조(권한·보안·리스크·데이터)에서 갈립니다.
하지만 효율이 커질수록 책임 공백, 피싱·해킹 같은 범죄 리스크, 개인키 접근 문제까지 동시에 폭발할 수 있습니다. 결국 중요한 건 “AI가 대신 해주니까”가 아니라, 내 자산을 안전하게 자동화할 실력입니다.
이런 전환기일수록 토큰포스트 아카데미는 ‘편의’가 아니라 생존을 위한 기본기 → 검증 능력 → 자동화 시대의 리스크 관리를 단계적으로 완성하도록 설계했습니다.
1단계: The Foundation (기초와 진입) — AI가 도와줘도 결국 사고는 ‘지갑/보안’에서 납니다. 시드 문구와 개인키, 지갑 구조, 핫월렛 vs 콜드월렛을 먼저 정리해 ‘휴먼 에러’와 권한 사고를 줄입니다.
2단계: The Analyst (가치 평가와 분석) — 에이전트가 프로토콜을 고르는 시대엔 ‘무슨 코인을 살까’가 아니라 ‘어떤 구조가 안전한가’가 핵심입니다. 토크노믹스(락업·인플레이션·내부자 물량)와 온체인 지표(MVRV-Z, SOPR, NUPL 등)로 리스크를 숫자로 검증합니다.
5단계: The DeFi User (탈중앙화 금융) — ‘사람이 클릭’하던 디파이가 ‘에이전트가 처리’로 옮겨갈수록, 스테이킹·렌딩(LTV/청산)·LP/비영구적 손실 같은 핵심 메커니즘을 모르면 자동화가 독이 됩니다. 수익률보다 먼저 구조를 이해해 사고를 예방합니다.
6단계: The Professional (선물·옵션 심화) — AI가 더 빠르게 집행하더라도, 레버리지와 청산은 한 번의 실수로 계좌를 끝냅니다. 펀딩비, 마진 구조, 손절·포지션 사이징 등 ‘리스크 관리’ 중심으로 하락장 방어까지 다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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