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플랫폼스($META)가 브로드컴($AVGO)과 손잡고 자체 인공지능 반도체 ‘MTIA’ 확장에 속도를 낸다. 메타는 우선 1기가와트 규모의 MTIA를 배치하고, 장기적으로는 ‘멀티 기가와트’ 수준까지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이번 발표의 핵심은 메타의 AI 인프라 전략이 더 이상 엔비디아($NVDA)와 AMD($AMD) 그래픽처리장치(GPU)에만 기대지 않는다는 점이다. 메타는 브로드컴 기술을 기반으로 설계한 맞춤형 칩을 자사 데이터센터에 투입해 학습과 추론 비용을 낮추고, 대규모 AI 서비스 경쟁력도 끌어올리려 하고 있다.
메타, 브로드컴과 AI 칩 협력 확대
메타는 브로드컴과 기존 협력을 연장하고, 자사 AI 가속기인 메타 트레이닝 앤드 인퍼런스 액셀러레이터(MTIA)의 대규모 배치에 나선다고 밝혔다. 초기 배치 규모는 1기가와트이며, 향후 수 기가와트 수준으로 확대하는 것이 목표다.
마크 저커버그(Mark Zuckerberg) 메타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칩이 브로드컴의 설계, 패키징, 네트워킹 기술을 활용해 “수십억 명에게 개인용 ‘초지능’을 제공하는 데 필요한 대규모 컴퓨팅 기반”을 구축하는 데 쓰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메타가 말하는 ‘개인용 초지능’은 이용자별 맞춤형 AI 서비스를 일상적으로 제공하겠다는 청사진으로 읽힌다.
첫 2나노 AI 맞춤형 실리콘 강조
브로드컴은 새 MTIA 칩이 AI 업계 최초의 2나노 공정 기반 맞춤형 실리콘이 될 것이라고 별도로 강조했다. 이 소식이 전해진 뒤 브로드컴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3% 넘게 올랐다. 연초 이후 상승률도 10%를 넘어 같은 기간 2% 상승에 그친 S&P500 지수보다 강한 흐름을 보였다.
2나노 공정은 더 많은 트랜지스터를 좁은 면적에 배치할 수 있어 전력 효율과 성능 개선에 유리한 차세대 제조 기술로 꼽힌다. 전력 소모가 큰 AI 데이터센터에서는 이런 미세공정 경쟁력이 곧 비용 절감과 직결된다.
‘출시 지연’ 우려 반박… 2027년 이후 대형 확장 예고
올해 초만 해도 메타의 최신 MTIA 칩 로드맵이 시장에 제때 나오지 못할 수 있다는 관측이 있었지만, 혹 탄(Hock Tan) 브로드컴 CEO는 지난달 실적발표에서 이를 정면 반박했다. 그는 “최근 애널리스트 보고서와 달리 메타의 MTIA 로드맵은 건재하다”며 “이미 출하를 시작했고, 차세대 XPU는 2027년 이후 멀티 기가와트 규모로 확장될 것”이라고 말했다.
메타는 지난달에도 MTIA 신형 칩 4종을 개발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첫 MTIA는 2023년 공개됐으며, 이는 구글과 아마존웹서비스(AWS)처럼 자체 AI 반도체를 확보하려는 빅테크 흐름과 궤를 같이한다.
엔비디아 대안 확보가 핵심
MTIA의 전략적 가치는 메타가 고가이면서 수급이 빠듯한 GPU 의존도를 낮출 수 있다는 데 있다. 맞춤형 반도체인 주문형반도체(ASIC)는 특정 작업에 맞춰 설계되기 때문에 범용 GPU보다 크기가 작고 제조 비용도 낮은 편이다. 반면 GPU는 거의 모든 연산 작업에 활용할 수 있는 범용성이 강점이다.
결국 메타의 선택은 ‘모든 작업을 GPU로 처리하는 구조’에서 벗어나, 학습과 추론 중 반복적이고 특정화된 AI 업무는 자체 칩으로 넘기겠다는 방향으로 해석된다. AI 서비스가 커질수록 칩 단가와 전력 효율이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도 커지기 때문이다.
브로드컴, 빅테크 맞춤형 칩 허브로 부상
브로드컴은 이미 구글과 아마존의 맞춤형 반도체 개발에도 깊숙이 관여해 왔다. 구글은 2015년 텐서처리장치(TPU)를, 아마존은 2018년 자체 칩을 선보였는데, 두 회사 모두 브로드컴의 지원을 받아 실리콘 개발을 진행했다.
최근 브로드컴은 이 같은 맞춤형 프로세서 사업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불과 8일 전에는 앤트로픽이 브로드컴과 구글과의 계약을 통해 내년부터 3.5기가와트 규모 TPU를 확보하기로 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메타와의 이번 계약까지 더해지면서 브로드컴은 AI 시대 ‘맞춤형 칩 파운드리 파트너’ 역할을 더욱 굳히는 모습이다.
이사회 변화도 함께 발표
메타는 이날 발표에서 이사회 변화도 공개했다. 2024년부터 메타 이사회에 참여해 온 혹 탄은 재선에 나서지 않고, 앞으로는 메타의 미래 맞춤형 칩 전략에 대해서만 조언하는 자문 역할로 이동한다.
여기에 로이터에 따르면 에스티로더 전 최고재무책임자(CFO) 트레이시 트래비스(Tracey Travis)도 2020년부터 맡아온 메타 이사회 자리에서 물러날 예정이다. 메타가 대규모 AI 투자 국면에서 이사회 구성을 재정비하는 흐름으로도 읽힌다.
2026년 설비투자 199조원 이상… AI 인프라 총력전
메타의 공격적 행보는 올해 이어진 수십억달러 규모 칩 계약과도 맞물린다. 회사는 2026회계연도 설비투자로 1,350억달러 이상을 쓰겠다고 밝혔는데, 원화로는 약 199조4,490억원 규모다. 환율은 1달러당 1,477.40원을 적용했다.
앞서 메타는 AMD GPU 6기가와트 배치, 엔비디아 칩 수백만 개 도입, 암홀딩스(Arm Holdings) 설계 기반 맞춤형 프로세서 확보 계획도 공개했다. 코어위브와 네비우스 같은 공급업체에서 칩을 임대하는 데도 수십억달러를 투입하기로 했다.
메타와 브로드컴의 이번 협력 확대는 단순한 반도체 계약을 넘어, AI 경쟁이 이제 모델 성능뿐 아니라 ‘전력·원가·공급망’을 둘러싼 인프라 전쟁으로 넘어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메타가 MTIA를 계획대로 확대 배치할 수 있다면, 이는 AI 데이터센터 비용 구조를 바꾸는 중요한 분기점이 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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