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론(TRX) 창립자 저스틴 선이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WLFI)’을 상대로 대규모 소송을 제기했다. 약 5억4000만 개의 토큰이 동결되면서 불거진 이번 분쟁은 디파이 거버넌스의 ‘탈중앙성’ 자체에 의문을 던지고 있다.
선과 그의 관련 법인은 미국 캘리포니아 연방법원에 제출한 소장에서 계약 위반, 사기, 자산 전용을 주장했다. 쟁점은 WLFI 스마트컨트랙트에 포함된 ‘관리자 블랙리스트 기능’이다. 해당 기능은 특정 지갑의 전송, 매도, 프로토콜 참여를 일방적으로 차단할 수 있으며, 선 측은 이 기능이 투자자에게 사전 공개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문제가 된 토큰은 약 5억4000만 개의 ‘언락’ 물량과 24억 개의 ‘락업’ 물량이다. 2025년 9월 동결 당시 약 1억700만 달러(약 1,583억 원) 수준이던 가치는 2026년 4월 기준 4300만~6000만 달러(약 637억~888억 원)로 급감했다. WLFI 가격도 지난 4월 12일 ‘백도어 논란’이 불거진 직후 약 15% 하락하며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갈등의 시작은 선이 약 900만 달러(약 133억 원) 규모 WLFI 토큰을 외부 지갑으로 이전하면서다. WLFI 측은 이를 투자 계약 위반 가능성으로 판단했고, 이후 동결 조치를 실행했다. 프로젝트는 해당 블랙리스트 기능이 테더(USDT)나 USD코인 같은 스테이블코인의 규제 대응 장치와 유사하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 해명은 역설적으로 WLFI 구조가 ‘중앙화된 통제 메커니즘’을 포함하고 있음을 인정하는 셈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본래 분산형 거버넌스를 표방한 토큰이 특정 운영 주체에 의해 통제될 수 있다면, 구조적 한계를 갖는다는 분석이다.
선은 법원에 토큰 즉시 해제와 함께 손해배상, 그리고 WLFI 측이 해당 자산을 소각하거나 추가 조작하지 못하도록 금지 명령을 요청했다. 특히 이번 소송에서 블랙리스트 기능의 합법성이 어떻게 판단되는지는 향후 유사 디파이 프로젝트 전반에 중요한 기준이 될 전망이다.
이번 사안은 단순한 투자자 분쟁을 넘어, ‘거버넌스 토큰의 실질적 권한이 누구에게 있는가’라는 근본적 질문을 제기한다. WLFI 사례는 디파이 시장에서 반복적으로 드러난 자산 동결과 권한 집중 리스크를 다시 한번 부각시키고 있다.
🔎 시장 해석
이번 사건은 디파이 프로젝트의 ‘탈중앙화’가 실제로는 제한적일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WLFI의 블랙리스트 기능은 중앙화된 통제 권한이 존재함을 드러내며, 투자자 신뢰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고 있다.
💡 전략 포인트
토큰 투자 시 스마트컨트랙트 내 관리자 권한 여부(블랙리스트, 동결 기능 등)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거버넌스 토큰이라도 실제 권한 분산이 이뤄지지 않은 경우 리스크가 크게 확대될 수 있다.
📘 용어정리
블랙리스트 기능: 특정 지갑의 거래 및 참여를 제한할 수 있는 관리자 권한
거버넌스 토큰: 프로젝트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는 투표 권한이 포함된 토큰
락업/언락: 일정 기간 동안 토큰 이동이 제한되거나 해제되는 조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