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 네트워크의 데이터 처리 방식을 둘러싼 논쟁이 확산되는 가운데, 스트레티지(Strategy) 공동 창업자 마이클 세일러가 ‘BIP-110’ 제안에 정면으로 반대하고 나섰다. 단순한 ‘스팸 방지’ 문제가 아니라, 비트코인의 근본적인 거버넌스를 흔들 수 있다는 주장이다.
도입 배경은 명확하다. 7월 11일 비트코인 재단과 세일러의 X를 통해 공개된 입장에 따르면, BIP-110은 블록체인에 저장되는 비금융 데이터의 범위를 제한하는 1년짜리 소프트포크다. 하지만 세일러는 이를 “치료보다 더 큰 위험을 초래하는 조치”로 규정했다. 특히 현재 유효하고 수수료를 지불한 거래를 무효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선례 리스크’를 강조했다.
채굴자 기준 논쟁…“네트워크 분열 가능성”
논쟁의 핵심은 활성화 조건이다. BIP-110은 약 2,016개 블록 구간에서 55% 이상의 채굴자 신호만 확보하면 발동된다. 이는 과거 비트코인(BTC) 합의 변경에 요구되던 95% 기준보다 크게 낮은 수치다.
세일러는 이 지점을 ‘구조적 위험’으로 지목했다. 낮은 기준은 네트워크 분열 가능성을 키우고 시장 불확실성을 확대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실제로 7월 13일 기준 찬성 신호는 약 1.3%에 불과해 현실적인 통과 가능성은 낮지만, 기준 자체가 남기는 거버넌스 논란은 여전히 유효하다.
기술적 범위도 적지 않다. BIP-110은 OP_RETURN 데이터 크기를 제한하고 대용량 데이터 업로드를 차단하며, 기존 규칙에서 유효한 일부 거래를 거부하도록 설계됐다. 이는 노드 간 ‘허용 거래 기준’이 달라지는 상황을 만들어 네트워크 분리를 초래할 수 있다.
“비트코인 중립성 훼손”…거버넌스 핵심 쟁점으로
세일러의 주장은 단순하다. 비트코인(BTC)의 ‘중립성’은 선택이 아니라 존속 조건이라는 것이다. 특정 거래를 ‘스팸’으로 규정해 배제하기 시작하면, 이후 다른 기준에도 같은 논리가 적용될 수 있다는 우려다.
이런 변화는 기관 투자자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최근 기업 재무 전략으로 비트코인을 채택하는 흐름은 프로토콜의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에 기반한다. 하지만 합의 규칙이 특정 사용 사례를 배제하는 방향으로 확장되면, 가격 변동과는 별개의 새로운 리스크가 생긴다.
수수료 시장 측면에서도 영향이 있다. 온체인 데이터 활용을 제한하면 거래 수요가 줄고, 이는 네트워크 수수료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세일러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으로 ‘시장 기반 수수료’와 개별 노드 정책을 제시했다. 이는 네트워크 전체 합의를 바꾸지 않고도 조정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더 유연하다는 설명이다.
확산되는 반대 의견…비트코인 거버넌스 시험대
이번 논쟁은 세일러 개인의 의견에 그치지 않는다. 여러 비트코인 개발자와 커뮤니티 인사들도 BIP-110에 공개적으로 반대 입장을 내고 있다. 핵심 쟁점은 누가 최종 결정권을 갖느냐는 것이다. 채굴자, 개발자, 노드 운영자, 혹은 대규모 보유자 사이의 권한 구조가 다시 도마에 올랐다.
현재 채굴자 지지율이 사실상 ‘제로 수준’에 가까운 상황에서 BIP-110 통과 가능성은 높지 않다. 그러나 이번 논쟁이 던진 질문은 사라지지 않는다. 비트코인(BTC) 합의 레이어가 특정 거래 유형을 선택적으로 배제할 수 있는지, 그리고 그 판단 주체는 누구인지에 대한 문제다.
스트레티지(Strategy)는 약 84만 BTC를 보유한 최대 기업 보유자다. 세일러의 발언은 이론적 논쟁이 아니라, 실제 시장 이해관계를 반영한 신호에 가깝다. 결론적으로 이번 사안은 단순한 기술 업데이트를 넘어, 비트코인의 ‘중립성’이라는 핵심 가치가 어디까지 유지될 수 있는지를 가늠하는 시험대로 평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