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파트너스 머독 “AI 쓰나미의 다음 파도는 자율 에이전트…기업은 ‘AI 네이티브’로 갈라진다”

| 민태윤 기자

Key Takeaways

AI 기술 발전이 ‘쓰나미’처럼 산업 전반을 뒤흔들 거라는 경고가 다시 힘을 얻고 있다. 특히 다음 파도는 단순한 생성형 AI가 아니라, 스스로 목표를 세우고 실행까지 담당하는 ‘자율 에이전트(autonomous agents)’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진단이다.

성장주 투자로 유명한 인사이트파트너스 공동창업자 제리 머독(Jerry Murdock)은 최근 대담에서 “지금의 AI 물결은 쓰나미에 가깝다”고 표현하며, 기업과 투자자가 기존의 ‘AI 도입’ 수준을 넘어 ‘AI 네이티브(AI native)’로 전환하지 못하면 경쟁에서 밀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오픈소스 커뮤니티의 확장이 자율 에이전트의 성능을 끌어올리고, 그 흐름이 결국 특정 작업에 최적화된 ASIC(주문형 반도체) 칩 확대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Guest intro

제리 머독은 운용자산 900억달러(약 133조6500억원, 1달러=1478.50원) 이상을 굴리는 성장주 사모펀드 인사이트파트너스의 공동창업자다. 2009년 트위터 초기 투자로 존재감을 키웠고, 포브스 ‘미다스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스냅챗, 네스트, 플립보드, 도커 등 굵직한 소프트웨어 기업 투자 이력을 갖고 있다.

The impact of AI as a tsunami

머독은 현재의 AI 국면을 ‘쓰나미’에 비유했다. 단순히 기술이 좋아지는 정도가 아니라, 산업의 규칙과 승자 구조가 바뀌는 수준의 충격이 올 수 있다는 뜻이다. 그는 “최근 AI의 파도는 쓰나미처럼 다가오고 있다”는 취지로 말하며, 기업들이 이를 일시적 유행이나 비용 절감형 도구로만 받아들이면 전략을 그르칠 수 있다고 봤다.

이 비유가 설득력을 갖는 이유는 변화 속도와 파급 범위다. 한두 개 서비스의 기능 개선이 아니라, 개발·운영·고객응대·마케팅·리서치 등 지식노동 전 영역에서 생산 방식이 재편되는 흐름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어서다. 시장에서는 이런 전환기에 기존 강자가 더 강해지기도 하지만, 반대로 민첩한 신생 기업이 판을 뒤집는 경우도 적지 않다.

The rise of autonomous agents

머독이 더 큰 ‘파도’로 지목한 건 자율 에이전트다. 그는 “쓰나미의 핵심은 AI 일반론이 아니라 자율 에이전트”라고 강조했다. 사용자가 프롬프트를 입력하면 답변을 돌려주는 수준을 넘어, 에이전트가 목표를 쪼개고 작업을 분배하며, 필요한 도구를 호출해 결과물까지 만들어내는 시대가 열린다는 얘기다.

이 변화는 기업의 경쟁 축을 바꾼다. 앞으로는 “AI를 붙였다”가 아니라, 업무 프로세스 자체가 에이전트를 전제로 설계돼 있는지, 즉 데이터·권한·검증·배포 체계가 에이전트 중심으로 돌아가는지가 핵심이 될 수 있다. 머독은 ‘지금이 대비해야 할 시점’이라고 못 박으며, 적응이 늦는 기업일수록 기술 부채가 빠르게 쌓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AI native companies vs. AI integration

그는 기업 전략의 갈림길을 ‘AI 통합’과 ‘AI 네이티브’로 나눴다. “AI를 회사에 덧붙이는(bolt on) 방식도 단기적으로는 출구전략(엑시트)을 만들 수 있지만, AI 네이티브로 사고하는 편이 더 좋은 회사를 만든다”는 것이 머독의 주장이다.

AI 네이티브는 제품 기능에 챗봇을 넣는 수준이 아니다. 고객 문제 정의부터 데이터 수집, 모델 활용, 의사결정, 운영 자동화까지 전 과정이 AI와 에이전트를 전제로 설계되는 것을 뜻한다. 결국 경쟁력은 ‘도입 여부’가 아니라 ‘구조적 전환 속도’에서 갈릴 가능성이 크다.

Open source community's role in AI advancement

머독은 오픈소스 커뮤니티가 자율 에이전트 발전을 가속할 ‘연료’가 될 것으로 봤다. 그는 “그 커뮤니티가 계속 성장하고 가속하면, 에이전트가 지금은 못 하는 놀라운 일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픈소스가 강해질수록 개발 생태계가 커지고, 다양한 에이전트 프레임워크와 도구 체인이 빠르게 표준화를 향해 움직일 수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오픈소스 참여가 단순한 비용 절감이 아니라, 인재·속도·검증을 동시에 얻는 전략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다만 보안, 라이선스, 데이터 거버넌스 같은 리스크 관리 역량이 동반되지 않으면 오히려 취약점이 될 수도 있다.

The future of AI hardware: ASIC chips

그는 오픈소스 모델의 확산이 ‘ASIC 칩’의 부상을 촉진할 가능성도 언급했다. 범용 GPU 중심의 현재 구조에서, 특정 작업(워크로드)에 맞춰 설계한 주문형 반도체가 늘어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머독은 “오픈소스 모델이 더 숙련되고 확산되면 ASIC 칩의 부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봤다.

자율 에이전트 시대에는 추론 비용과 지연시간(레이턴시)이 제품 경쟁력과 직결된다. 이 때문에 기업들은 ‘가장 좋은 모델’ 뿐 아니라 ‘가장 효율적인 실행’까지 포함해 스택 전체를 최적화해야 한다. 결과적으로 소프트웨어 경쟁이 하드웨어 전략과 더 촘촘히 연결될 수 있다.

Nvidia's strategic acquisition of Grok

머독은 엔비디아가 그록(Grok)을 인수한 움직임을 “다가올 ASIC 확산 국면에서 쿠다(CUDA) 생태계를 지키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했다. 그는 “그록 인수는 앞으로 올 ASIC 폭발에서 쿠다가 유효하도록 만드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요지는 하드웨어가 다변화될수록 개발자와 기업이 특정 플랫폼에 묶이지 않게 되는데, 엔비디아는 쿠다 중심 생태계를 유지·확장해 영향력을 이어가려 한다는 것이다. AI 인프라 시장에서 소프트웨어 플랫폼의 지배력이 얼마나 중요한지, 그리고 GPU 이후의 시대를 둘러싼 기업들의 선제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Autonomous agents in technology development

머독은 자율 에이전트가 기술 개발의 의사결정 방식 자체를 바꿀 수 있다고 봤다. 인간 개발자는 경험과 직관으로 라이브러리나 아키텍처를 고르지만, 에이전트는 확률적(probabilistic) 접근으로 다수의 선택지를 동시에 실험하고 최적 결과를 고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예컨대 “파이선 라이브러리 10개를 각각 샌드박스에서 돌려 성능이 가장 좋은 걸 고른다”는 식이다.

이 방식이 확산되면 개발 프로세스는 더 빠르고 병렬적으로 변할 수 있다. 대신 검증 체계도 달라져야 한다. 에이전트가 만든 결과의 재현성, 보안, 규제 준수, 책임 소재를 어떻게 설계할지가 기업 경쟁력의 일부가 되는 셈이다.

The risk and reward of technology investments

투자 관점에서 머독은 “지금은 안전한 것이 없다”는 표현으로 불확실성을 강조했다. 기술 투자에서는 결국 ‘누가 실행을 가장 잘하느냐’를 봐야 한다는 얘기다. 그는 자신의 경험을 들어 “투자의 80%는 1.3배 미만으로 돌아왔고, 돈은 20%가 벌었다”고 말했다.

AI와 자율 에이전트가 만드는 쓰나미는 기회와 위험을 동시에 키운다. 빠르게 적응한 기업은 생산성 혁신과 시장 선점 효과를 누릴 수 있지만, 느린 기업은 기존 강점이 무력화될 수 있다. 시장은 당분간 기술·인프라·오픈소스 생태계가 동시에 진화하는 국면을 맞을 가능성이 크며, 그 과정에서 ‘AI 네이티브’ 전환과 자율 에이전트 대응 속도가 기업의 생존력과 직결될 전망이다.


◆ "AI 쓰나미의 다음 파도는 ‘자율 에이전트’… 결국 승부는 ‘구조’에서 갈린다"

생성형 AI를 ‘도구로 붙이는(Integration)’ 수준으로는 부족한 시대가 오고 있습니다. 목표를 세우고, 작업을 쪼개고, 도구를 호출해 실행까지 담당하는 ‘자율 에이전트(autonomous agents)’가 본격화되면, 기업의 경쟁력은 기능 추가가 아니라 프로세스 자체가 AI 네이티브로 설계돼 있는가에서 갈릴 가능성이 큽니다.

문제는 속도입니다. 에이전트 시대에는 데이터·권한·검증·배포 체계가 모두 에이전트 중심으로 재설계돼야 하고, 이 전환이 늦을수록 기술 부채는 더 빠르게 쌓입니다. 오픈소스 생태계의 확장과 워크로드 최적화(ASIC 등) 흐름까지 겹치면, “AI를 안다”가 아니라 “AI를 전제로 움직인다”가 생존 조건이 됩니다.

◆ "AI 네이티브 전환, ‘지식’이 아니라 ‘실전 프레임워크’가 필요하다"… 토큰포스트 아카데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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