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 노보 노디스크와 신약 개발·공급망 AI 협업…연말까지 전사 확대 추진

| 김서린 기자

오픈AI 그룹 PBC가 덴마크 제약사 노보 노디스크와 손잡고 신약 개발과 공급망 전반에 인공지능을 도입한다. 단순한 업무 자동화를 넘어 연구개발, 생산, 유통까지 아우르는 협업이라는 점에서 제약 산업의 ‘AI 전환’이 한층 빨라질 전망이다.

이번 파트너십에 따라 노보 노디스크는 오픈AI의 최첨단 모델을 자사 업무 전반에 적용한다. 핵심 목표는 방대한 생물학 데이터와 임상 데이터를 더 빠르게 분석해 신약 후보 물질 발굴 시간을 줄이고, 복잡한 운영 절차를 효율화하는 데 있다. 양사는 이날 발표를 통해 연구 현장부터 상업적 유통 단계까지 오픈AI의 지능형 에이전트를 순차적으로 투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노보 노디스크는 비만과 당뇨병 같은 만성질환 치료제를 주력으로 개발하는 기업이다. 다만 유전체, 생물학, 임상시험 데이터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유망한 분자를 골라내는 과정은 수년이 걸리고 비용도 수십억달러에 이르는 경우가 많다. 이런 병목을 줄이는 데 인공지능이 핵심 도구로 부상하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회사는 AI를 활용해 대규모 데이터셋 속 ‘숨은 패턴’을 찾아내고, 원래는 실험실에서 직접 수행해야 했던 일부 실험을 가상 시뮬레이션으로 대체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물리적 샘플을 만들기 전부터 약물 효능 가능성을 예측해 개발 주기를 대폭 단축하겠다는 구상이다. 제약 업계에서 연구 실패 비용이 큰 만큼, 초기 단계 선별 정확도를 높이는 것은 수익성과 환자 접근성 모두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마이크 두스타르 노보 노디스크 최고경영자는 전 세계 수백만 명의 만성질환 환자들이 새로운 치료제를 기다리고 있다며, AI를 일상 업무에 통합하면 과거에는 불가능했던 규모로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전에는 보이지 않던 패턴을 발견하고 가설 검증 속도도 높일 수 있어, 새로운 치료제를 더 빨리 시장에 내놓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협업은 단순한 소프트웨어 공급 계약과는 결이 다르다. 오픈AI는 노보 노디스크 직원들과 직접 협력하며 AI 활용 교육도 함께 진행한다. 각 부서가 맞춤형 도구를 직접 만들고 활용할 수 있도록 ‘AI 리터러시’를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다. 이는 생성형 AI 도입이 특정 부서 실험에 그치지 않고 조직 전반의 업무 방식 변화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노보 노디스크는 연구개발 외에도 제조, 공급망, 유통 부문에 AI를 적용할 방침이다. 환자에게 의약품이 전달되기까지 걸리는 시간을 줄이고 운영 효율을 높이기 위한 조치다. 다만 양사는 AI 기반 판단의 정확성과 윤리성을 확보하기 위해 인간의 감독이 포함된 엄격한 데이터 거버넌스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제약 산업은 규제 민감도가 높은 만큼, 이런 안전장치가 실제 확산의 핵심 전제가 될 가능성이 크다.

프로젝트는 우선 연구, 개발, 제조 부문의 시범 사업으로 시작된다. 성과가 확인되면 연말까지 노보 노디스크의 글로벌 운영 전반으로 오픈AI 모델 통합을 확대하는 것이 목표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는 이번 협업이 과학적 발견을 앞당기고 글로벌 운영을 더 똑똑하게 만들며, 환자 치료의 미래를 다시 정의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발표는 AI가 이제 콘텐츠 생성이나 고객지원 수준을 넘어, 신약 개발처럼 자본 집약적이고 규제 강도가 높은 산업의 핵심 인프라로 들어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노보 노디스크처럼 대형 제약사가 오픈AI와 장기적 협업에 나섰다는 점은, 향후 제약 업계 전반에서 AI 도입 경쟁이 더 치열해질 수 있다는 신호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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