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열풍 속 뉴욕증시, 닷컴버블 재현되나? 마이클 버리의 경고

| 토큰포스트

미국의 공매도 투자자 마이클 버리가 최근 인공지능 열풍에 올라탄 뉴욕증시의 급등세를 2000년 닷컴버블 붕괴 직전과 닮았다고 진단하면서, 기술주 중심의 현재 상승장이 과열 국면에 들어선 것 아니냐는 경계심이 다시 커지고 있다.

연합뉴스가 2026년 5월 9일 전한 내용에 따르면 버리는 8일(현지시간) 온라인 뉴스레터 플랫폼 서브스택에 올린 글에서, 하루 종일 경제 방송을 들었지만 인공지능 외의 다른 화제는 거의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증시가 고용지표나 소비심리 같은 경기 신호에 반응하기보다, 이미 많이 올랐다는 기대감만으로 더 오르는 흐름을 보인다고 지적했다. 시장이 기업 실적이나 경제 펀더멘털보다 특정 서사에 과도하게 기대는 모습이 버블 말기와 비슷하다는 뜻이다.

버리가 특히 주목한 것은 반도체주의 가파른 상승이다. 엔비디아, 브로드컴, 인텔, 마이크론, 티에스엠시(TSMC) 등 주요 반도체 기업 흐름을 반영하는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최근 한 달 사이 약 40% 뛰었다. 인공지능 연산에 직접 쓰이는 고성능 반도체뿐 아니라, 인텔·에이엠디(AMD)·마이크론처럼 중앙처리장치(CPU)와 메모리칩을 만드는 기존 업체들까지 큰 폭으로 오르면서 상승세가 업종 전반으로 번지는 모습이다. 이 같은 반도체 강세에 힘입어 중동 정세 불안에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와 나스닥 지수는 8일에도 나란히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다.

월가 안팎에서는 비슷한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헤지펀드 업계의 거물인 폴 튜더 존스 튜더인베스트먼트 창립자도 최근 CNBC 인터뷰에서 인공지능을 축으로 한 상승장이 1~2년 더 이어질 가능성은 열어뒀지만, 지금의 시장 분위기가 닷컴버블이 정점을 찍기 1년 전인 1999년과 닮았다고 평가했다. 이는 상승 동력이 당장 꺾이지 않을 수는 있어도, 기대가 과도하게 부풀 경우 이후 조정 폭도 그만큼 커질 수 있다는 의미로 읽힌다. 초기 신기술이 실제 산업 변화를 이끄는 것과 별개로, 주가가 그 기대를 지나치게 앞서 반영하면 가격 변동성이 커지는 것은 과거 기술주 버블 때도 반복됐던 장면이다.

버리의 발언이 주목받는 것은 그가 2008년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비교적 이른 시기에 간파해 공매도로 큰 수익을 올린 인물이기 때문이다. 그의 이야기는 2015년 영화 빅 쇼트로도 널리 알려졌다. 다만 월가에서는 그의 경고를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 일정한 거리를 두는 분위기도 있다. 대형 위기를 맞힌 이력이 있는 반면, 이후 내놓은 비관적 전망 가운데 빗나간 사례도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는 2021년 버리가 테슬라 주가를 거품이라고 비판하자 그를 두고 “고장 난 시계”라고 공개적으로 비꼰 바 있다.

결국 이번 논쟁의 핵심은 인공지능이 실질적인 산업 혁신을 이끄는 장기 추세인지, 아니면 그 기대가 단기적으로 주가에 과도하게 반영됐는지에 있다. 당분간은 반도체와 대형 기술주가 시장을 끌어올리는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지만, 특정 주제에 자금이 과도하게 쏠릴수록 작은 악재에도 변동성은 커질 수 있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 미국의 물가와 금리, 주요 기술기업 실적, 그리고 인공지능 투자 성과가 실제 수익으로 얼마나 연결되느냐에 따라 계속 시험대에 오를 가능성이 있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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