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용 소프트웨어도 이제 민간 기업과 같은 ‘정보 관리 위기’에 직면했다. 미국 공공 행정 소프트웨어 기업 오픈고브(OpenGov)는 이를 풀 해법으로 ‘지식 그래프’를 제시했고, 스노우플레이크의 포스트그레스 기반 환경 위에서 전사 차원의 데이터 통합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오픈고브의 응용 AI 총괄 매니저 니킬 테크와니는 최근 스노우플레이크 서밋 2026에서, 회사가 수백 개 데이터 소스에 흩어진 정형·비정형 데이터를 하나의 맥락 계층으로 묶는 지식 그래프를 구축 중이라고 밝혔다. 이 구조를 통해 사람과 AI 에이전트가 실시간으로 같은 정보를 조회할 수 있게 하고, 사후 대응 중심의 고객 지원을 사전 예측형 서비스로 바꾸는 것이 목표다.
오픈고브는 미국 전역 2000여 개 주정부·지방정부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회사 측 설명에 따르면 자사 플랫폼은 공공 서비스와 디지털 인프라 영역에서 미국인 3명 중 1명가량과 간접적으로 연결돼 있다. 그만큼 데이터 신뢰성과 응답 속도가 핵심 경쟁력으로 꼽힌다.
테크와니는 지식 그래프의 가치가 AI 시대에 더 커졌다고 강조했다. 그는 “수백 개 데이터 소스의 정보를 한곳에 모아두면, 실행 시점에 이 콘텐츠와 상호작용해야 하는 AI 에이전트 입장에서는 무엇보다 ‘성능’이 중요해진다”며 “스노우플레이크 포스트그레스 위에서 만드는 고성능 지식 그래프는 이를 해결하는 매우 효과적인 방식”이라고 말했다.
이번 프로젝트의 기술적 기반에는 스노우플레이크($SNOW)의 크런치 데이터 인수가 자리하고 있다. 이 인수로 기업용 포스트그레스가 스노우플레이크 플랫폼 안으로 들어오면서, 기존에 트랜잭션 시스템과 분석 시스템을 갈라놓던 복잡한 ETL 파이프라인 의존도를 낮출 수 있게 됐다.
스노우플레이크 포스트그레스 엔지니어링 총괄 크레이그 커스틴스는 과거 ETL 파이프라인을 ‘필요악’에 가깝다고 평가했다. 구조가 쉽게 흔들리고, AI 속도를 높이려는 조직에는 지속적인 부담이 된다는 설명이다. 트랜잭션과 분석을 단일 플랫폼에서 처리하면 이런 지연을 줄이고, 낡은 복사본이 아니라 최신 상태의 일관된 데이터를 지식 그래프에 넣을 수 있다는 얘기다.
커스틴스는 “AI 시대에는 더 빠르게 움직여야 하고, 이때 데이터 지연은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며 “포스트그레스 기반 트랜잭션 시스템에서 분석 시스템으로 자연스럽게 연결되면 훨씬 큰 가치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오픈고브 경영진은 이번 작업이 단순한 내부 효율화 프로젝트가 아니라고 본다. 운영 총괄 부사장 존 스위트는 AI가 데이터 단절 문제를 해결해주지 못한다고 짚었다. 오히려 정리되지 않은 데이터 환경 위에 AI를 얹으면, 기존 혼선을 더 크게 증폭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신뢰할 수 있는 ‘시맨틱 계층’과 데이터 계층 없이 AI를 도입하면 큰 비용을 쓰고도 결과는 부실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정부 서비스는 주민과의 신뢰가 핵심인 만큼, AI가 내놓는 답변과 판단이 왜 그렇게 나왔는지 설명 가능해야 하고 데이터 출처도 명확해야 한다는 의미다.
스위트는 “신뢰할 수 있는 시맨틱 계층과 데이터 계층이 없다면 수만 달러, 수십만 달러, 많게는 수백만 달러를 쓰고도 형편없는 AI 결과를 얻게 될 수 있다”며 “가능한 한 많은 요소를 한곳에 모을수록 기술 구조는 단순해지고 결과의 신뢰도는 높아진다”고 말했다.
오픈고브와 스노우플레이크는 현재 내부에서 다듬는 이 방식을 향후 미국 각지 정부 기관으로 확장하겠다는 구상도 내놨다. 오픈고브는 자사 내부의 정보 관리 문제를 먼저 해결한 뒤, 같은 해법을 공공 고객에게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
커스틴스는 장기적으로 포스트그레스가 전면에 드러나지 않는 ‘보이지 않는 인프라’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데이터베이스 유지보수 부담은 플랫폼 뒤편으로 숨기고, 고객은 AI 기반 서비스 성과에 집중하게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스위트 역시 “우선 이 문제를 해결하고, 그다음에는 미국 전역 정부가 주민을 위해 같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고 말했다.
이번 사례는 정부 AI 경쟁의 핵심이 단순히 더 강한 모델 확보에 있지 않다는 점을 보여준다. 결국 성패를 가르는 것은 흩어진 데이터를 하나의 맥락으로 연결하는 ‘지식 그래프’와, 그 기반이 되는 통합 데이터 구조라는 해석이 나온다. 공공 부문에서 AI 도입이 본격화할수록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가 가장 먼저 검증받는 기준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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