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AI가 언급된 사기 신고가 2025/26 회계연도에 전년보다 395% 늘었다. 암호화폐는 투자사기에서 피해자를 유인하고 범죄수익을 옮기는 수단으로 함께 지목됐다.
런던 금융시 경찰(City of London Police)은 4일 첫 리포트프로드(Report Fraud) 연례평가를 공개하고, 피해자 신고 분석 결과 AI 관련 사기 신고가 2024/25 회계연도 193건에서 2025/26 회계연도 956건으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AI 관련 범죄 피해 신고액은 120만 파운드에서 960만 파운드로 늘었다.
보고서는 범죄자들이 AI 생성 영상, 복제 음성, 조작 이미지, 가짜 웹사이트, 챗봇을 활용해 사기 시도의 신뢰도를 높였다고 설명했다. 피해자가 눈으로 보는 영상과 전화 음성, 상담형 응대를 한꺼번에 접하면서 허위 투자 기회를 정상 서비스로 오인하기 쉬워졌다는 취지다.
AI가 언급된 신고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은 투자사기였다. 피해자들은 유명 인물이 투자 기회를 추천하는 것처럼 보이는 AI 생성 영상을 보고 접근한 사례를 신고했다.
한 피해자는 유명인이 소셜미디어에서 투자 기회를 홍보하는 영상처럼 보이는 콘텐츠를 보고 투자했다고 신고했다. 이후 피해자는 수익이 난 것처럼 표시된 플랫폼 화면을 보고 추가 투자를 권유받았고, 나중에 해당 홍보 영상이 AI로 생성돼 사기와 연결됐다는 경고를 확인했다.
암호화폐도 같은 흐름에서 등장했다. 경찰은 피해자가 정상적인 투자 플랫폼처럼 보이는 곳으로 자금을 보내도록 설득된 뒤 사기 피해를 인지하는 사례에서 암호화폐의 역할이 커졌다고 밝혔다.
이는 암호화폐 가격이나 특정 자산의 가치 문제가 아니라 범죄자가 피해금을 이전하고 범죄수익을 이동시키는 과정에서 암호화폐를 활용하는 방식에 관한 내용이다. 본지도 앞서 암호화폐가 투자사기 유인과 피해금 이동 과정에 쓰인 수단으로 다뤄졌다고 보도한 바 있다.
AI는 기존 사기 유형을 새롭게 포장하는 도구로 쓰이고 있다. 투자사기 자체는 새로운 범죄가 아니지만, 조작 영상과 복제 음성이 붙으면 피해자가 상대의 신원과 플랫폼의 실재 여부를 판단하기 더 어려워진다.
미국에서도 비슷한 경고가 나왔다. 본지는 앞서 인공지능으로 만든 가짜 영상과 허위 암호화폐 프로젝트가 투자 사기의 설득력을 키우고 있다고 전했다.
닉 애덤스(Nik Adams) 런던 금융시 경찰 부청장은 "모든 사기 신고 뒤에는 삶이 영향을 받은 사람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피해자가 제공한 정보가 새로운 위협을 식별하고 법 집행, 정부, 업계 대응을 강화하는 데 쓰인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신고 처리 체계의 변화도 함께 제시했다. 2026년 1월부터 6월까지 18만 명이 넘는 피해자가 신고 결과 통보를 받았고, 신고 검토와 피해자 안내까지 걸리는 평균 시간은 37일에서 5일로 줄었다.
같은 기간 1만600명 이상이 전문 피해자 지원을 받았고, 고객 만족도는 평균 93%로 나타났다. 설문에 응한 피해자의 약 4분의 3은 지원과 안내를 받은 뒤 더 안전하다고 느꼈다고 답했다.
리포트프로드는 영국의 사기·사이버범죄 신고 체계다. 신고는 개별 피해 구제뿐 아니라 범죄 유형을 식별하고 유사 피해를 막기 위한 정보로 활용된다.
이번 보고서는 AI와 암호화폐가 별개 이슈가 아니라 투자사기 과정에서 함께 쓰일 수 있음을 보여준다. 유명 인물 영상, 투자 플랫폼 화면, 챗봇 응대가 결합된 사기는 외형상 정상 서비스처럼 보일 수 있어 신원과 플랫폼 확인 절차가 더 중요해졌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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