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7개 주 데이터센터와 전력 생산 과정의 연간 담수 취수량이 약 3조4000억갤런으로 추산돼 캘리포니아 전체 도시 용수량을 넘어섰다. 다만 이번 수치는 실제 소비량이 아닌 취수량을 기준으로 산출돼 데이터센터가 도시보다 물을 더 많이 소비했다는 의미로 보기는 어렵다.
비영리 싱크탱크 세레스(Ceres)는 8월 25일 공개한 ‘워터 비하인드 더 와츠’ 보고서에서 버지니아·텍사스·캘리포니아·일리노이·조지아·오하이오·애리조나 등 7개 주의 데이터센터와 전력 생산 과정에 연간 약 3조4000억갤런의 담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는 약 1040만에이커피트에 해당한다.
캘리포니아 입법분석관실 자료에 기재된 캘리포니아 연간 도시 용수량은 약 800만에이커피트다. 단순 수치만 놓고 보면 세레스가 집계한 데이터센터 관련 취수량이 더 많다. 세레스가 분석한 7개 주에는 미국 데이터센터의 약 절반이 몰려 있다.
세레스의 집계에는 데이터센터 내부 냉각 설비에 사용되는 물뿐 아니라 서버 가동에 필요한 전력을 발전소가 생산하는 과정에서 취수하는 물도 포함됐다. 분석 대상 지역 전력의 78%는 물을 사용하는 발전소에서 공급됐고, 해당 발전소의 66%는 중간-높음부터 극히 높은 수준의 물 스트레스 지역에 놓인 것으로 분석됐다.
취수량과 소비량은 구분해야 한다. 취수량은 강·호수·대수층 등에서 끌어오는 전체 물의 양으로, 발전이나 산업 과정에서 사용된 뒤 수원으로 돌아가는 물도 포함할 수 있다. 소비량은 증발 등으로 지역 수자원 체계에서 영구적으로 빠져나간 물을 뜻한다.
캘리포니아 도시 용수량은 가정·상업·산업·조경 등에 실제 공급돼 사용된 물이다. 따라서 세레스의 취수량과 캘리포니아 도시 용수량은 집계 기준과 회수 방식이 다르다.
특히 수력발전 과정에서 터빈을 통과한 물은 하천으로 돌아갈 수 있다. 발전소가 취수한 물 전체를 데이터센터가 직접 소비했다고 해석하기 어려운 이유다.
다른 연구와 비교하면 차이는 더 커진다. 애리조나주립대 연구진은 로런스버클리국립연구소의 2024년 자료를 바탕으로 미국 데이터센터의 전력 생산 관련 간접 물 소비량을 연간 약 65만에이커피트로 추산했다.
사라 포터(Sarah Porter) 애리조나주립대 카일 수자원정책센터 소장은 “취수량이 아니라 소비량을 기준으로 봐야 데이터센터의 영향을 더 의미 있게 판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수력발전 과정에서 이동하는 물까지 포함하면 간접 물 사용량이 실제 지역 수자원 부담보다 크게 보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세레스의 1040만에이커피트는 데이터센터가 직접 소비한 물의 양이라기보다 데이터센터 운영과 전력 공급이 수자원에 의존하는 규모를 보여주는 지표에 가깝다는 해석이 나온다. 취수량 자체는 지역사회가 데이터센터 확장으로 받을 수 있는 수자원 압박을 가늠하는 지표로 활용될 수 있다.
세레스는 8월 25일 공개한 보고서에서 2030년 전력 생산에 사용되는 물이 미국 데이터센터 전체 물 소비량의 72%를 차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데이터센터 내부 냉각 기술이 개선돼도 인공지능 서비스 확산으로 전력 수요가 늘면 발전 과정의 물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지역사회 반발도 이어지고 있다. 세레스는 콜로라도강 주요 저수지가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가운데 물과 전력망 부담을 둘러싼 반대가 나타나면서 2026년 1분기에 약 1300억달러(약 174조8500억원) 규모의 데이터센터 프로젝트가 영향을 받았다고 밝혔다.
오스틴에서는 데이터센터 인허가 때 전력망 접속뿐 아니라 냉각 방식과 수자원 부담을 함께 검토하기 시작했다.
세레스 보고서와 애리조나주립대 연구의 수치 차이는 데이터센터의 물 부담을 평가할 때 취수량과 실제 소비량을 구분해야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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