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하트넷(Michael Hartnett)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수석 투자전략가가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상원과 하원을 모두 차지하는 '민주당 싹쓸이(Democratic sweep)' 시나리오가 현실화하면 뉴욕증시가 10% 이상 하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하트넷은 BofA가 정기적으로 내는 보고서 '플로우 쇼(Flow Show)'에서 글로벌 채권 수익률이 2007년 이후 최고 수준에 이른 가운데 이 같은 진단을 내놨다.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4.81%, 30년물은 5.31%까지 올랐다. 독일 10년물 분트 금리는 3.38%로 2011년 이후 최고치를, 일본 10년물 금리는 3.0%대로 1996년 이후 처음 이 구간에 들어섰다. 일본 30년물 금리는 4.2%로 일본은행 정책금리의 4배 수준까지 벌어졌다.
블룸버그 선물 가격에 반영된 주요국 중앙은행의 이달 금리 인상 확률도 높게 나타났다. △유럽중앙은행(ECB)은 9월 10일 회의에서 인상 확률 99% △연방준비제도(Fed)는 16일 회의에서 53% △일본은행(BOJ)은 18일 회의에서 98%로 각각 집계됐다.
중간선거 결과를 보는 시각은 조사마다 엇갈렸다. BofA가 8월 실시한 펀드매니저 설문조사에서는 민주당 싹쓸이 확률을 23%로 낮게 봤지만, 예측 베팅 플랫폼 폴리마켓(Polymarket)에서는 50%까지 반영됐다. 같은 설문에서 공화당이 상원, 민주당이 하원을 차지하는 분점 시나리오는 47%, 공화당 싹쓸이는 9%로 집계됐다.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대통령의 지지율은 35~40%로 역대 대통령 평균치인 53%를 밑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트넷은 공화당이 상하원을 모두 지키면 AI 투자에 우호적인 정책과 달러 강세로 이어질 수 있다고 봤다. 상하원이 갈리는 분점 구도는 정치적 교착이 이어지는 이른바 '골디락스' 시나리오로 분류했다.
하트넷은 민주당 싹쓸이가 현실화하면 △증시 10% 이상 하락 △달러 약세 △연말까지 채권 수익률 하락 △국제 주식의 상대적 강세가 나타날 것으로 내다봤다. 대응 전략으로는 금융주 공매도와 달러 공매도를 헤지 수단으로 제시했다.
하트넷은 같은 보고서에서 인공지능(AI) 거품이 꺼질 위험도 함께 짚었다. AI 인프라에 투자하고 이를 짓는 기업들의 실적이 AI를 도입해 활용하는 기업들보다 부진하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채권은 정보를 거래하고, 주식은 아이디어를 거래한다"고 하트넷은 말했다. 장기 채권 수익률 상승이 미래 현금흐름의 현재가치를 낮춰 AI 인프라처럼 대규모 자본이 필요한 사업의 수익성 평가를 끌어내린다는 뜻이다. 글로벌 30년물 채권 수익률이 5%를 넘어서는 구간에서는 AI 설비투자(capex) 축소 가능성이 커진다고 진단했다.
하트넷은 앞서 경기 침체 부재, 연준 추가 인상 부재, AI 설비투자 축소 부재, 공매도 부재라는 네 가지 전제가 동시에 성립하는 '완벽한 컨센서스'에 시장이 쏠려 있다고 지적한 바 있는데, 이번 보고서에서는 여기에 민주당 싹쓸이 부재까지 다섯 번째 전제로 추가됐다.
하트넷은 미국의 재정 추세도 함께 제시했다. 명목 국내총생산(GDP)은 최근 6년간 20조달러(약 2경6940조원)에서 32조달러(약 4경3104조원)로 63% 늘었다. 같은 기간 국채 총액은 23조달러(약 3경981조원)에서 40조달러(약 5경3880조원)로 74% 증가해 부채 증가 속도가 경제성장 속도를 앞질렀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후 행정명령을 277건 발동해 해리 트루먼 전 대통령 이후 가장 가파른 속도를 보이고 있다고 하트넷은 밝혔다.
연준은 16일, ECB는 10일, BOJ는 18일 각각 통화정책회의를 열어 결과를 내놓는다.
시장 해석
채권 수익률이 2007년 이후 최고 수준으로 오르면서 성장주·AI 관련주에 적용되는 할인율이 높아졌다. 하트넷은 여기에 11월 중간선거 결과라는 정치 변수까지 겹치면 증시 조정폭이 커질 수 있다고 봤다.
전략 포인트
BofA 펀드매니저 설문(23%)과 폴리마켓 베팅(50%)의 격차가 커, 민주당 싹쓸이 가능성에 대한 시장 내부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하트넷이 제시한 헤지 수단은 금융주·달러 공매도다.
용어정리
'민주당 싹쓸이(Democratic sweep)'는 한 정당이 상원과 하원을 모두 장악하는 상황을 뜻한다. 'BofA 펀드매니저 설문(Fund Manager Survey)'은 뱅크오브아메리카가 매달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실시하는 시장 전망 조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