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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국채 878억달러 팔아 엔화 방어…효과는 2주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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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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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재무성 외환보유액 통계로 7월 말 기록적 엔화 개입의 재원이 미국 국채 매도였음이 드러났다. 개입 효과는 약 2주 만에 옅어졌고, 미일 금리 격차라는 근본 요인은 그대로 남았다.

 환율 변화를 기록한 금융 자료 / TokenPost.ai

환율 변화를 기록한 금융 자료 / TokenPost.ai

일본이 지난 7월 말 사상 최대 규모로 엔화 방어에 나서면서 보유 중이던 미국 국채를 대거 팔아 개입 재원을 마련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증권 보유액은 7월 말부터 8월 말 사이 878억 달러(약 118조2700억원) 줄었다.

일본 재무성에 따르면, 엔화 개입 총액은 지난달 26일까지 15조4000억엔(약 986억 달러, 132조8100억원)에 달했다. 개입 규모와 국채 보유 감소분이 비슷한 수준이어서, 매도한 국채가 사실상 개입 자금줄이었던 셈이다.

이번 개입은 지난 7월 31일 미국과 공조해 이뤄졌다. 미국과 일본이 외환시장에 공동 개입한 것은 1998년 이후 처음이다.

개입 이후 엔화 환율은 달러당 160.39엔에서 155.30엔으로, 다시 154.50엔으로 강세를 보인 뒤 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개입 효과는 약 2주에 그쳤다고 제로헤지는 전했다. 엔화 약세의 근본 배경인 미일 금리 격차는 여전히 남아 있다. 엔화가 160엔대에서 방어선을 형성한 이후 시장의 관심은 일본은행의 금리 신호로 옮겨가는 중이며, 시장은 9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일본은 세계 최대 미국 국채 보유국이다. 엔화 방어를 위한 미일 공조가 일본의 국채 매각 압력을 낮추는 장치로 해석돼 왔지만, 이번 통계로 실제 대규모 매도가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난 셈이다. 일본이 보유 국채를 대량 매각하면 국채 가격이 내려가고 금리가 오를 수 있어, 이미 높은 수준인 미국 장기금리에 부담을 더할 수 있다는 우려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문제는 이 구도가 두 나라 모두에게 편치 않다는 점이다. 일본은 엔화 방어를 위해 달러가 필요하고, 그 달러를 마련하는 가장 손쉬운 길은 보유 국채를 파는 것이다. 반면 미국 재무부는 국채 수익률 상승을 누르는 데 힘을 쏟고 있어, 동맹국의 대규모 매도조차 달갑지만은 않은 처지다.

◇ 왜 단기물만 골라 팔았나

일본이 국채 매도 대상을 만기 5년 이하 단기물에 집중한 이유도 이번에 드러났다. 프라샨트 뉴나하(Prashant Newnaha) TD시큐리티스 아시아태평양 금리전략가는 "유동성이 높고 미국 장기물 수익률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려는 의도"라고 말했다. 단기물은 팔아도 시장 충격이 상대적으로 작다는 뜻이다.

개러스 베리(Gareth Berry) 매쿼리 전략가도 "단기물 매도는 미국이 상대적으로 덜 불편해할 수 있는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통상 단기 국채는 만기가 짧아 발행량이 많고 시장 참가자도 다양해 대규모 매도에도 가격 변동이 상대적으로 작은 편이다. 반면 10년물 이상 장기 국채는 보유 주체가 제한적이고 거래량도 상대적으로 적어, 같은 규모의 매도라도 수익률에 미치는 충격이 커질 수 있다.

◇ 남은 실탄과 미국의 셈법

일본의 추가 개입 여력은 아직 남아 있다. 8월 말 기준 외환보유액은 9950억 달러(약 1340조3000억원)로 집계됐다. 전월 대비 946억 달러(약 127조4300억원) 줄었지만, 이 중 국채가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히 약 70%다.

가타야마 사쓰키(Katayama Satsuki) 일본 재무장관은 'FIMA 레포창구'(외국·국제통화당국용 환매조건부채권 기구)를 통해 하루 최대 600억 달러(약 80조8200억원)를 추가로 조달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 창구는 외국 중앙은행과 국제통화당국이 미 연방준비제도 계좌에 보유한 국채를 담보로 달러를 빌리는 환매조건부 거래 장치로, 공개시장에서 국채를 팔지 않고도 일시적으로 달러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팬데믹 기간 도입된 이후 실제 사용된 전례는 없다.

아키라 니시무라(Akira Nishimura) 일본 리서치 인스티튜트 이코노미스트는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이 국채시장 안정을 강조해온 만큼, 일본의 추가 국채 매도 개입은 미국 쪽의 정치적 압박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외환보유액이 충분해도 미국의 반응이 다음 개입 폭을 좌우할 수 있다는 뜻이다.

미국 재무부는 국채 수익률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10~20년물과 20~30년물 명목 국채의 유동성 지원 바이백 규모를 회당 20억 달러(약 2조6940억원)에서 최소 40억 달러(약 5조3880억원)로 늘렸다. 이 조치는 11월 4일까지 약 2개월간 적용된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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