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의 인공지능(AI) 경쟁이 데이터센터와 전력 인프라 확보 경쟁으로 번지고 있다. 미국에서는 대형 데이터센터 건설을 둘러싼 지역사회 반발이 이어지는 가운데 중국은 북부와 서북부의 인구 저밀도 지역에 AI 인프라를 배치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스콧 베센트(Scott Bessent) 미국 재무장관은 9일 한국시간으로 전해진 발언에서 “중국이 AI에서 우리를 앞서면 그 이후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베센트 장관이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브라이트바트 뉴스 행사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보도했다.
베센트 장관은 중국이 AI 경쟁에서 미국을 앞서면 막대한 국방예산도 미국의 안보를 보장하지 못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AI 경쟁을 산업 경쟁을 넘어 국가안보 문제로 보는 미국 행정부의 인식이 드러난 발언이다.
그는 미국 내 대형 데이터센터 건설에 대한 반발이 AI 경쟁력을 약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데이터센터 기업과 대형 클라우드 사업자, 대규모 언어모델 개발사들이 지역 주민에게 사업 효과를 충분히 설명하지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베센트 장관은 관련 기업들의 지역사회 소통이 “끔찍할 정도로 부족했다”고 말했다. 데이터센터 확대를 국가 차원의 과제로 추진하면서도 전력과 용수, 생활비 부담을 둘러싼 주민 우려를 해소해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데이터센터는 서버와 네트워크 장비를 모아 데이터를 저장하고 처리하는 시설이다. AI 모델 학습과 서비스 운영에는 대규모 컴퓨팅 자원이 필요해 데이터센터와 전력 인프라가 기술 경쟁의 기반으로 꼽힌다.
미국 내 논쟁은 데이터센터가 지역경제와 국가안보를 뒷받침하는 기반시설인지, 아니면 전력망과 생활비 부담을 키우는 시설인지에 집중되고 있다. 건설 기업과 클라우드 사업자는 인프라 확대가 필요하다고 보지만, 지역 주민들은 전력 소비와 용수 사용, 전기요금 상승을 우려하고 있다.
이 때문에 AI 경쟁의 핵심 쟁점은 모델 성능에서 전력과 컴퓨팅 인프라, 지역 수용성으로 넓어지고 있다. 인프라를 확보하지 못하면 AI 모델 개발과 서비스 운영 모두 제약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다.
중국은 인구가 밀집한 대도시에서 떨어진 지역에 AI 인프라를 배치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블룸버그NEF가 공개한 분석에서는 중국의 데이터센터 프로젝트 계획 가운데 절반 이상이 북부와 서북부 지역에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내몽골 울란차브 등 상대적으로 인구가 적고 공간과 전력을 확보하기 쉬운 지역이 주요 후보지로 거론됐다. 지역 분산형 배치는 대도시 주변에서 발생하는 전력망과 주민 수용성 문제를 줄이려는 방식으로 해석된다.
미국의 데이터센터 확대는 지역사회와의 협의가 핵심 과제로 남아 있다. 미국 데이터센터 반발이 규제 논쟁으로 번진 흐름처럼 인프라 투자가 전력과 세제 문제를 넘어 정치·규제 이슈로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 기업과 투자자에게는 AI 인프라 경쟁이 반도체와 서버, 전력 설비 수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 관심사다. 다만 특정 기업이나 산업이 직접적인 수혜를 받을지는 이 기사에서 확인된 사실만으로 단정하기 어렵다.
중국의 인프라 분산 전략도 배치 지역을 넓히는 것만으로 AI 경쟁력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데이터센터 건설에는 전력뿐 아니라 칩과 서버, 네트워크, 개발자 생태계가 함께 필요하기 때문이다.
베센트 장관의 발언은 미국이 AI 경쟁에서 데이터센터를 국가안보 인프라로 보고 있음을 보여준다. 동시에 미국 내 지역 반발을 얼마나 해소할 수 있을지, 중국의 북부·서북부 분산 배치가 실제 AI 경쟁력으로 이어질지는 추가로 지켜봐야 할 사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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