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드컴의 인공지능(AI) 반도체 매출이 2027 회계연도에 약 1150억달러(약 154조원)로 늘어날 가능성이 제시됐다. 2028 회계연도에는 약 2300억달러(약 308조원)까지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브로드컴은 2일 2026 회계연도 3분기 AI 반도체 매출이 167억달러(약 22조4000억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보다 221%, 직전 분기보다 54% 증가한 수치다.
전체 매출은 296억달러(약 39조7000억원)로 1년 전보다 86% 늘었다. 회사는 4분기 AI 반도체 매출 가이던스로 217억달러(약 29조1000억원)를 제시했다.
혹 탄(Hock Tan) 브로드컴 최고경영자(CEO)는 실적발표회에서 “2027 회계연도에 AI 매출을 약 1150억달러로 다시 두 배 늘릴 수 있다”고 말했다. 브로드컴의 장기 성장 전망이 맞춤형 칩과 네트워킹 수요를 전제로 하고 있다는 의미다.
브로드컴은 2026 회계연도 AI 매출 전망도 기존 560억달러에서 약 580억달러(약 77조8000억원)로 높였다. 2028 회계연도에는 AI 반도체 매출이 다시 두 배 늘어 약 2300억달러에 이를 가능성도 언급했다.
다만 1150억달러와 2300억달러는 확정된 매출이 아니라 경영진의 전망치다. 혹 탄 CEO는 2027년과 2028년에 필요한 공급을 확보했다고 설명했지만, 해당 기간 안에 실제 설비가 모두 가동될지는 별도 변수로 남는다.
이번 성장의 중심에는 고객 맞춤형 AI 가속기인 XPU와 AI 네트워킹 장비가 있다. XPU는 특정 AI 작업과 고객의 데이터센터 구성에 맞춰 설계하는 가속기 칩을 뜻한다.
브로드컴은 범용 반도체 공급에 그치지 않고 고객별 칩 설계와 데이터센터 네트워크 인프라를 함께 제공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넓히고 있다. 이 구조에서는 고객의 AI 데이터센터 구축 일정과 제조·패키징 공급능력이 매출 전환 시점을 좌우한다.
경영진은 주요 고객들의 컴퓨팅 인프라 수요가 약 30기가와트에 이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수요가 충분하더라도 생산능력과 공급망이 따라오지 못하면 예상 매출 일부가 실제 실적으로 이어지는 시점은 늦어질 수 있다.
브로드컴의 맞춤형 가속기와 네트워킹 장비가 AI 매출 증가를 이끄는 구조는 이번 장기 전망에서도 핵심으로 제시됐다.
단기 시장 반응은 장기 전망과 달랐다. 3분기 실적과 AI 매출 증가율은 강했지만 4분기 전체 매출 가이던스가 시장 기대에 못 미치면서 브로드컴 주가는 실적 발표 뒤 2.7% 하락했다.
AP통신은 브로드컴이 AI 반도체 매출이 2027년과 2028년에 각각 두 배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지만, 전체 매출 전망이 기대를 밑돌아 주가가 내렸다고 전했다. 장기 성장성과 단기 실적 눈높이가 엇갈린 결과로 풀이된다.
브로드컴의 사업 구조는 AI 인프라 투자가 그래픽처리장치(GPU)뿐 아니라 맞춤형 가속기와 네트워킹 부품으로 확산되는 흐름과 맞닿아 있다. 고객별 연산 수요가 커질수록 설계와 공급을 함께 맡는 반도체 기업의 역할도 커질 수 있다.
반면 대형 고객의 데이터센터 투자 일정이 조정되거나 제조·패키징 공급이 지연되면 회사가 제시한 매출 경로에도 변동이 생길 수 있다. 회사가 전망의 전제로 공급 확보와 시장 여건을 함께 제시한 이유다.
브로드컴은 2026 회계연도 4분기 실적과 AI 반도체 매출을 추가로 공개할 예정이다. 이후 실제 매출 증가 속도가 2027 회계연도 1150억달러 전망을 뒷받침할 수 있을지가 핵심 확인 지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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