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인공지능(AI)의 인류 멸종 위험보다 중국과의 기술 경쟁에서 뒤처질 가능성을 더 큰 문제로 제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중국보다 AI에서 상당 기간 앞서 있으며 격차는 약 1년이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9월 10일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AI가 인류 멸종을 초래할 가능성을 우려하느냐는 질문에 “아니다. 그런 우려는 없다”고 답했다. 이어 “AI에서 이기지 못하면 매우 나쁜 위치에 놓일 수 있다”고 말했다.
AI 통제에 실패할 가능성을 묻는 별도 질문에는 문제가 발생하면 대응할 장치가 있을 것이라는 취지로 “괜찮을 것”이라고 답했다. 발언 전문은 공개된 기자 문답 기록에 담겼다.
이번 발언은 AI 개발 속도와 안전장치 마련을 둘러싼 미국 내 논쟁과 맞물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AI 개발을 늦출 위험보다 미국의 기술 우위를 유지하지 못할 위험을 더 크게 본다는 입장을 내놨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미국 연구자와 일부 의원들이 AI의 잠재적 위험을 경고하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우려를 일축했다고 보도했다.
앤트로픽 연구원 출신 제이컵 콕슨(Jacob Coxon)은 엑스(X)에 AI 기업들이 자기개선형 시스템 개발 경쟁에서 “우리의 목숨을 걸고 도박하고 있다”고 썼다. 게시물 조회수가 1억 회를 넘었다는 수치는 원문에서 확인되지 않아 기사에서 제외했다.
앤트로픽의 얼라인먼트 연구 책임자 에번 허빙거(Evan Hubinger)는 “AI가 향후 10년 안에 모든 인간을 사망하게 할 가능성을 10%보다 높게 본다”고 말했다. 이는 개인의 위험 평가로, 앤트로픽이나 미국 정부·국제기구의 공식 확률은 아니다. 앤트로픽 연구자가 AI 멸종 위험을 10%보다 높게 추정했다는 본지 보도와도 이어지는 대목이다.
앤트로픽은 AI 챗봇 클로드를 개발·운영하는 기업이며, 얼라인먼트는 AI 시스템의 목표와 행동이 인간의 의도와 안전 기준에 부합하도록 만드는 연구 분야다. AI 모델의 성능이 높아질수록 개발 속도와 통제 가능성을 함께 검토해야 한다는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AI 규제를 전면 배제한 것은 아니다. 백악관은 9월 2일 G20 혁신 장관회의 결과를 발표하며 친혁신 정책 체계와 AI 표준, 공급망 투자를 공동 원칙으로 제시했다.
해당 원칙은 각국이 혁신과 상용화를 촉진하는 유연한 정책 체계를 지지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다만 첨단 AI 모델의 안전 규제 수준이나 강제 집행 방안은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않았다.
백악관과 주요 AI 기업들은 앞서 고성능 AI 모델의 공개 전 위험 점검을 논의했다. 고성능 AI 모델의 공개 전 자발적 검토 체계 논의와 비교하면, 이번 발언은 자발적 안전 검토와 중국과의 경쟁 속도를 어떻게 조정할지가 쟁점으로 떠올랐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앤트로픽과 오픈AI 출신 연구자들이 AI 기업이 안전보다 경쟁을 앞세운다고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같은 보도에서 다른 연구자들과 일부 의원들은 통제되지 않은 AI 개발이 사이버 공격과 생물학적 위협을 키울 수 있다며 독립적인 감독과 안전장치를 요구했다.
미국과 중국의 AI 안전 대화가 9월 중순 추진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지만, 개최 시점과 참석자·의제는 공식 확정되지 않았다. 미국이 AI 사이버 공격 모니터링과 정보 공유를 제안했다는 내용도 당사국의 공식 문서로는 확인되지 않았다.
미·중 AI 안전 대화가 정상회담과 연계될지, 별도 협의로 진행될지는 정해지지 않았다.
이번 발언은 즉각적인 AI 규제 완화나 신규 정책 시행을 의미하지 않는다. 현재 확인된 정책 문서는 AI 표준과 공급망 투자를 포함한 국제 원칙이며, 첨단 AI 안전 규제의 세부 집행 방안은 추가 발표를 통해 확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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