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에이전트 59% 도입했지만 업무 재설계는 5%

| 이도현 기자

기업의 약 60%가 인공지능(AI) 에이전트를 도입했지만 업무 흐름을 다시 설계한 조직은 5%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AI를 기존 업무에 덧붙이는 데 머물면 ‘어제의 더 나은 버전’에 그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왔다.

말리나 응아이(Malina Ngai) AS Watson Group CEO는 9월 8일 마카오에서 열린 포춘 리더스 포럼에서 “AI로 오늘의 프로세스를 개선하면 결국 어제의 더 나은 버전을 만들 뿐”이라며 업무 방식 자체를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포춘은 해당 발언을 소개했다.

서비스나우($NOW) 아시아 총괄 멜리사 리스(Melissa Ries)는 기업들이 AI 에이전트를 도입하고 있지만 실제 업무 흐름을 재설계한 사례는 제한적이라고 밝혔다. 서비스나우의 ‘Enterprise AI Maturity Index 2026’도 AI 에이전트 사용 조직이 약 59%로 늘었지만 업무를 재설계한 조직은 5%에 불과하다고 제시했다.

AI 에이전트는 목표에 따라 여러 작업을 수행하는 AI 시스템이다. 보고서는 기업들이 이를 개인 업무를 돕는 도구로 활용하는 단계에 머물고 있으며, 부서별 도구를 기업 전체의 업무 흐름에 연결하는 수준까지 나아간 사례는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업무 재설계는 기존 절차에 AI 기능을 추가하는 것과 다르다. 어떤 업무를 사람이 맡고 어떤 작업을 자동화할지, 부서와 시스템 사이의 책임을 어떻게 나눌지 다시 정하는 과정이 포함된다.

응아이는 AS Watson이 AI 성과를 비용 절감이나 처리 속도만으로 평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직원의 반복 업무를 줄여 고객 응대에 더 많은 시간을 쓰게 하는지, 이른바 ‘고객 사랑 점수’가 개선되는지를 함께 본다는 설명이다.

응아이는 “앞으로 소매업은 덜 인간적이 아니라 더 인간적으로 변할 것”이라고 말했다. AI가 반복 작업을 맡을수록 직원은 고객과 직접 소통하는 업무에 더 집중할 수 있다는 취지다.

월마트($WMT) 차이나의 크리스티나 주(Christina Zhu) CEO도 AI가 인간의 중요성을 낮추기보다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데이터는 소비자가 무엇을 선택했는지는 보여주지만, 아직 충족되지 않은 수요까지 설명하지는 못한다는 이유다.

포춘 원문에는 월마트 차이나의 분기 성장률이 20.7%, 월마트 미국 사업의 성장률이 2.6%로 제시됐다. 다만 두 수치의 같은 기간과 산출 기준을 확인할 수 있는 별도 공식 자료는 제시되지 않았다.

포럼에서는 AI가 지식과 경험을 널리 보급할수록 경영자의 판단력이 희소한 자원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캐럴 리아오(Carol Liao) BCG Greater China 회장은 불확실한 미래를 맞히려 하기보다 변화에 적응하는 조직을 만들어야 한다며 고품질 판단에는 ‘프리미엄’이 붙는다고 말했다.

기업용 AI의 성과는 모델을 도입했는지보다 실제 업무에 배치했는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서비스나우 보고서는 유스케이스 선정과 업무 흐름 재설계, 기존 시스템 통합, 보안·거버넌스 구축과 직원 교육이 AI 운영에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국내 기업도 AI 도입률만으로 생산성 개선을 판단하기는 어렵다. 개인 단위의 사용 확대와 기업 전체의 업무 전환은 별개이기 때문에 도입 조직 비율과 함께 자동화 범위, 고객 경험, 직원 참여도 같은 지표를 따로 살펴야 한다.

AI 에이전트가 반복 업무를 대신하면 사람의 역할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와, 인간의 판단과 고객 이해가 더 중요해질 수 있다는 기대가 함께 나온다. 어느 쪽으로 귀결될지는 기업이 AI를 기존 절차에 추가하는 데 그칠지, 조직 구조까지 다시 설계할지에 달려 있다.

이번 포럼에서 제시된 발언만으로 기업의 실제 생산성 개선 규모나 비용 절감 효과가 입증된 것은 아니다. 기업별 성과 수치와 측정 기간을 함께 확인해야 AI 도입 효과를 판단할 수 있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많이 본 기사

지금 꼭 알아야 할 리포트

기록이 투자를 바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