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데이터센터 보험난, 에이온 CEO “대출시장 접근 막힐 수 있다”

| 정민석 기자

AI 데이터센터에 고가 장비와 연산 설비가 집중되면서 보험 확보가 신규 사업의 자금 조달을 제약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같은 지역의 사고가 여러 시설과 보험계약에 손실을 낼 수 있어 보험사의 인수 여력이 대출 조건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다.

그렉 케이스(Greg Case) 에이온(Aon·$AON) 최고경영자는 28일(현지시간) CNBC 인터뷰에서 “보험을 구하기 어려워지면 금융 구조가 완전히 바뀌고 부채시장에 접근할 수 없게 된다”고 말했다. 케이스는 장비와 컴퓨팅 용량이 제한된 지역에 몰리고 시설 가동이 중단될 때 영업 손실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을 위험으로 들었다.

◇한 사고가 여러 시설과 보험계약에 영향

에이온은 2026년 8월 공개한 누적 위험 분석에서 데이터센터가 지역 거점에 모이고 전력·냉각 설비와 공급망을 공유하면 한 사고가 여러 사업장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보험사와 재보험사는 건물 한 채의 피해뿐 아니라 같은 지역에 집중된 시설과 계약의 손실을 함께 따져야 한다.

이처럼 한 사고가 여러 시설이나 보험계약에 동시에 손실을 낼 수 있는 위험을 ‘누적 위험’이라고 한다. 건물과 장비의 재산 피해뿐 아니라 운영 중단에 따른 영업 손실도 보험 대상이 될 수 있다.

건물, 장비, 입주사, 전력 설비가 서로 다른 계약으로 보장되면 사고 하나에 여러 보험사와 재보험사가 얽힐 수 있다. 에이온은 위험이 어떻게 연결돼 있는지 파악하기 어려울수록 보험 한도와 보장 조건, 자본 계획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스위스리연구소(Swiss Re Institute)는 2026년 3월 27일 공개한 보고서에서 AI 데이터센터의 규모와 설비 복잡성이 커지면서 금융기관이 요구하는 보험 한도도 높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건설 자금 제공자가 사업비 전액을 보장하는 보험을 요구할 수 있지만, 전통적인 보험·재보험 시장이 그 한도를 모두 경쟁력 있는 조건으로 제공하기는 어렵다는 설명이다.

본지는 앞서 올해 2분기 미국에서 지역사회 반발로 중단되거나 지연된 데이터센터 사업 45건을 보도했다.

◇민간 대출 확대 속 보험 공급도 늘려

국제통화기금(IMF)은 2026년 4월 세계금융안정보고서에서 데이터센터 투자 규모가 대형 기술기업의 현금흐름과 회사채 발행만으로 충당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민간 대출과 맞춤형 금융 구조도 확대되는 흐름이라고 설명했다.

IMF는 상업은행이 건설 단계의 임시 대출과 이후의 장기 자본을 잇는 역할을 할 것으로 봤다. 데이터센터 금융에 민간 신용과 비은행 금융기관의 참여가 늘면 사업 자금 조달은 여러 금융 주체와 연결된다.

보고서는 AI 설비투자가 급격히 줄고 신용이 위축될 경우 데이터센터 대출기관의 차환 위험이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차환은 기존 대출의 만기에 새 자금을 마련해 갚는 과정이다.

보험 공급을 늘리려는 움직임도 나타났다. 에이온은 7월 데이터센터 생애주기 보험 프로그램의 규모를 50억달러(약 6조7000억원)로 확대했다.

이 프로그램은 건설, 공사 지연, 재산 피해와 영업 중단을 묶어 보장한다. 에이온은 개발 초기부터 위험 분석과 엔지니어링을 결합하겠다고 밝혔다.

케이스의 발언은 보험 확보가 어려워질 때 생길 수 있는 금융 위험에 대한 경고다. CNBC 인터뷰와 관련 발표 자료에는 보험 부족을 이유로 대출이 거절되거나 데이터센터 사업이 중단된 구체적 사례가 제시되지 않았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Most Popular

지금 꼭 알아야 할 리포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