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플(XRP) 담보 스테이블코인 출범…디파이 진출 본격화

| 서도윤 기자

리플(XRP)을 담보로 사용하는 최초의 스테이블코인이 발행되며, 디파이(DeFi) 시장 내 XRP 활용도의 지평이 한층 넓어지고 있다. 블록체인 개발 팀 에노시스(Enosys)는 자체 서비스인 ‘에노시스 론(Enosys Loans)’을 출시하며 FXRP를 담보로 안정적인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했다. FXRP는 플레어(Flare) 네트워크에서 발행된 XRP 연동 자산이다.

에노시스는 이더리움 기반의 담보부 부채 포지션(CDP) 프로토콜 ‘리퀴디티(Liquity)’의 구조를 플레어에 맞게 ‘우호적인 포크’ 방식으로 도입했다. 이를 통해 기존 XRP 보유자들이 FXRP를 담보로 예치해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할 수 있도록 했다. 초기 버전에서는 FXRP와 wFLR 예치자들에게 발행 기능이 제공되며, 향후에는 스테이킹된 XRP(stXRP)와 플레어BTC(FBTC) 예치도 지원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에노시스는 XRP는 물론 비트코인(BTC)의 디파이 참여 범위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에노시스 론은 안정적인 담보 가치 산정을 위해 플레어 네트워크의 온체인 오라클인 ‘플레어 타임 시리즈 오라클(FTSO)’을 활용한다. 여기에 더해, wFLR 담보는 자동으로 위임되어 추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구조로 설계됐다.

플레어 공동창업자 휴고 필리온(Hugo Philion)은 “이번 출시로 FXRP를 담보로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해 이를 다시 수익 창출에 활용하거나 결제, NFT 구매, 차입 등에 이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를 “현대 디파이 구조에 XRP를 통합하는 중요한 진일보”라고 평가했다.

XRP는 본질적으로 스마트 계약 기능이 없는 자산이나, 에노시스 론을 통해 디파이 세계에 본격적으로 진출할 기회를 마련하게 됐다. 이번 시도는 XRP 프로토콜을 기반으로 구축된 디파이 생태계의 성장을 가속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디파이라마(DefiLlama)에 따르면 XRP 원장 기반 디파이 프로토콜 내 예치된 총액(TVL)은 1억 달러(약 1,390억 원)를 돌파했으며, 이는 국내 DEX 사용량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

이번 ‘XRP 담보 스테이블코인’ 출시는 XRP 중심의 독립적인 디파이 문법을 확립하려는 움직임의 일환으로, 디파이 참여 범위의 확장과 자산 활용도의 증가라는 측면에서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에노시스 론이 성공적으로 안착할 경우, XRP는 단순한 결제 수단을 넘어 다양한 금융 도구와 수익 모델의 핵심 자산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