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ETH), 양자컴퓨터 위협 선제 대응…'포스트 양자' 보안팀 출범

| 서도윤 기자

이더리움 재단, 양자 컴퓨터 위협 대비 전담팀 신설

이더리움(ETH)이 암호화 기술의 미래를 위협할 수 있는 ‘양자 컴퓨터’에 대응하기 위한 본격적인 움직임에 나섰다. 이더리움 재단은 최근 ‘포스트 양자(Post-Quantum)’ 보안팀을 새롭게 구성하고, 관련 연구를 실제 테스트 단계로 확장한다고 밝혔다.

이번 프로젝트는 재단의 장기적 보안 전략의 일환으로 추진된다. 새 팀은 양자 컴퓨팅이 현재의 암호화 지문인 전자서명과 지갑 시스템을 무력화할 가능성에 대비하려는 목적을 갖고 있다. 아직 본격적인 위협은 발생하지 않았지만, 수년 내 양자 컴퓨터의 계산 능력이 지금의 보안 체계를 흔들 수 있다는 우려는 점점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포스트 양자 팀’ 출범…테스트넷 등 실험 단계 돌입

이더리움 재단은 이번 프로젝트를 이끌 인물로 암호화 기술 전문가 토마스 코라제(Thomas Coratger)를 지명했다. 개발팀에는 ‘leanVM’ 프로젝트에 참여 중인 연구자 에밀(Emile) 등 유수의 암호학자와 엔지니어들이 포함됐다. 이들은 이미 테스트네트워크(devnet)에서 새로운 암호 서명 알고리즘을 시험 중이다.

출범 초기인 지금도 다수의 클라이언트 기반 테스트네트워크가 실행 중이며, 다양한 서명 방식이 실제 환경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실험하는 중이다. 기술 공유와 피드백을 위한 개발자 워크숍도 격주 단위로 열리고 있다. 오는 3월에는 ‘포스트 양자 데이(Post-Quantum Day)’ 행사가 유럽 최대 이더리움 행사인 ETHCC 직전에 개최될 예정이며, 오는 10월에는 기술 진척 상황을 공개하는 대형 행사가 예고돼 있다.

2백만 달러 규모 포상금…양자 내성 기술 개발 유도

재단은 이러한 기술 개발을 촉진하기 위해 총 200만 달러(약 29억 1,060만 원) 규모의 상금을 내걸었다. 포세이돈 해시(Poseidon Hash) 함수 개선에 100만 달러(약 14억 5,530만 원), 광범위한 양자 내성 암호 기술 개발에 추가로 100만 달러가 지급될 예정이다.

이번 포상의 목적은 양자 내성 알고리즘을 현실 시스템에 구현할 수 있을지, 기존 거래와 호환하면서도 안정적일지를 실험하는 데 있다. 복잡한 수학이 아닌 실제 구현 중심의 접근이라는 점에서 이번 시도는 의미가 크다.

지갑 보안 우려 여전…커뮤니티 반응 엇갈려

양자 컴퓨터는 현행 블록체인 전자서명 방식인 ECDSA 및 secp256k1 체계를 위협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를 악용하면 공개 지갑 주소만으로 개인 키를 역산해 자금을 탈취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이더리움 재단은 아직 위험이 현실화된 건 아니지만, 선제 대응이 필요하다는 판단 하에 프로젝트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일부 커뮤니티 구성원들은 재단의 선제적 대응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반면, 트레이더들 사이에선 이더리움 시세가 소폭 하락하는 등 불안 심리도 감지됐다. 특히 수천만 개의 기존 지갑을 어떻게 새로운 체계로 이전시킬 수 있을지, 기존 키를 사용할 수 없게 될 수 있는지 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미래형 보안을 위한 첫걸음…실험과 개선 반복될 것

이더리움 재단은 이번 계획을 ‘안전한 미래를 위한 준비’라고 강조하며, 포스트 양자 보안 체계가 본격적으로 도입되기 전까지 수차례의 테스트와 공개 토의를 통해 신중하게 접근하겠다는 입장이다. 사용자들에게는 향후 나올 공식 가이드를 주시하고, 지갑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및 주소 재사용 금지 권고를 따를 것을 당부하고 있다.

양자 컴퓨터가 언제 현실적인 위협이 될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이더리움은 기술 리스크에 대비한 전략적 대응으로 네트워크 회복력과 사용자 신뢰를 높이고자 한다. 이번 포스트 양자 팀의 출범은 이더리움 보안 체계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첫 단초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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