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최대 비트코인(BTC) 채굴업체 중 하나인 비트리버(BitRiver)의 창립자이자 최고경영자(CEO) 이고르 루넷츠가 탈세 혐의로 체포돼 가택연금 상태에 놓였다. 이는 미국의 제재와 파트너 이탈, 내부 경영 악화에 잇따른 악재로, 비트리버가 직면한 위기가 한층 깊어지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러시아 현지 언론 RBK에 따르면, 러시아 법원은 지난 1월 30일 루넷츠를 체포하고, 2월 4일부터 효력을 발휘하는 가택연금을 명령했다. 기소된 혐의는 총 3건의 자산 은닉을 통한 탈세로, 모스크바 자모스크보레츠키 구역 법원이 공식적으로 기소 절차를 진행 중이다. 루넷츠 법률팀은 2월 5일까지 항소 여부를 결정해야 하며, 항소가 기각되면 그는 수사와 재판 기간 내내 가택연금 상태를 유지하게 된다.
비트리버는 2017년 설립 이후 시베리아 지역의 저렴한 전력을 바탕으로 급격히 성장했으며, 법인 고객을 상대로 대형 채굴 인프라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2024년 블룸버그는 루넷츠의 자산 가치를 약 2억 3,000만 달러(약 3363억 7,000만 원)로 추정한 바 있다.
비트리버는 2022년 미국 재무부의 제재 명단에 오른 이후 서방 국가들과의 거래가 단절되며 경영 위기를 맞이했다. 특히 2023년에는 일본 금융그룹 SBI가 러시아 시장 철수를 선언하며 비트리버와의 협력 관계를 종료했다. 이후 2024년 말 비트리버는 운영 축소와 인건비 지연 조치를 취했고, 2025년에는 시베리아 전력공급업체가 선납금 수수 후 장비 미납을 이유로 2건의 소송을 제기하며 문제가 이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트리버는 러시아 암호화폐 채굴 시장에서 여전히 선두를 차지하고 있다. 2024년 기준, 비트리버와 경쟁사 인텔리온은 총 2억 달러(약 2,926억 원)의 매출을 기록해 합법 채굴 시장의 절반 이상을 점유했다. 이중 비트리버는 약 1억 2,900만 달러(약 1,889억 원)의 수익을 올리며 15개 데이터센터에서 17만 5,000여 대의 채굴기를 운영했다. 가장 큰 거점은 이르쿠츠크 지역으로, 채굴 수요 급증에 따라 전력망에 과부하가 발생할 정도다.
비트리버는 최근 유전에서 발생한 ‘부수 가스’를 에너지원으로 전환하며 30MW 이상을 공급받는 등 에너지 다변화를 모색하고 있지만, 탈세 혐의와 CEO의 가택연금은 이러한 전략 이행에 큰 타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건은 단지 일개 경영인의 법적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비트코인은 러시아의 산업화된 채굴 시장에서 점점 거대한 경제적 존재로 자리잡고 있으나, 경영 의혹과 제재 리스크가 겹치며 산업 신뢰도를 훼손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루넷츠의 기소가 향후 업계 전반에 어떤 파장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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