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블코인 이자 막히자 돈이 움직인다… 수혜 테마 코인은?

| 한재호 기자

미국 의회가 스테이블코인 보유자에 대한 ‘이자·리워드 지급’을 제한하는 방향으로 규제를 구체화하면서 시장 자금 흐름이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단순한 규제 강화가 아니라, ‘수익을 어디서 얻느냐’가 바뀌는 구조적 전환이 시작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공개된 클래리티(CLARITY) 법안 초안에서는 스테이블코인을 단순 보유하는 것만으로 이자를 지급하는 구조를 사실상 금지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특히 거래소 등 제3자가 제공하는 보상까지 제한하는 방향이 논의되면서, 기존 ‘패시브 수익 모델’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그동안 코인베이스 등 플랫폼은 USDC 보유자에게 리워드를 지급해왔는데, 이러한 구조가 규제 대상에 포함될 경우 사업 모델 자체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미 시장은 즉각 반응하고 있다. 서클(Circle) 주가는 관련 법안 초안이 공개된 이후 하루 만에 약 20% 급락했으며, 코인베이스 역시 약 10% 하락했다. 분석가들은 “리워드 지급이 제한되면 USDC 보유 유인이 약화될 수밖에 없다”며 장기적으로 수요 감소 가능성을 지적하고 있다. 실제로 코인베이스 매출의 약 20%가 USDC 관련 수익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평가다.

이 같은 규제 흐름의 배경에는 전통 금융권의 이해관계가 자리 잡고 있다. 은행들은 스테이블코인이 이자를 제공할 경우 예금이 대규모로 이탈할 수 있다고 우려해왔으며, 이번 규제는 사실상 은행 예금 기반을 보호하려는 성격이 강하다.

이자 기능이 제한되면서 자금은 빠르게 새로운 수익처로 이동하고 있다. 현재 시장에서는 크게 세 가지 방향으로 흐름이 갈라지고 있다.

첫 번째는 토큰화 예금(Tokenized Deposits)이다. 은행이 직접 발행하는 온체인 예금으로, 법적으로 기존 예금과 동일하게 이자 지급이 가능하다. 미국에서는 헌팅턴, 퍼스트 호라이즌, M&T Bank 등이 공동 네트워크 구축에 나섰으며, JP모건은 이미 ‘JPM 코인’을 통해 기관 결제에 활용하고 있다. 스테이블코인이 이자를 줄 수 없는 상황에서 은행권이 다시 주도권을 가져갈 수 있는 구조다.

두 번째는 토큰화 미 국채(Tokenized Treasuries)다. 수익이 스테이블코인에서 자산으로 이동하는 흐름의 핵심 축이다. 블랙록의 BUIDL, 서클·해시노트의 USYC, 온도 파이낸스의 OUSG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상품은 미 국채 기반으로 연 3~5% 수준의 수익을 제공하며 디파이 담보, 레포 거래 등에 활용되고 있다. 시장 규모는 이미 수십억 달러대로 성장했으며, 특히 USYC는 최근 빠른 성장세를 보이며 시장 1위로 올라섰다.

세 번째는 RWA(실물자산) 기반 사모 신용 시장이다. 토큰화된 대출, 채권, 부동산 등으로 구성된 이 시장은 기관 자금이 집중되는 영역이다. 2026년 RWA 시장은 약 900억 달러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며, 온체인 주택담보대출 등 실제 금융 상품이 빠르게 토큰화되고 있다.

이와 동시에 디파이 역시 단기적인 수혜를 받고 있다. 중앙화 플랫폼에서 이자 수익이 사라지자 투자자들은 에이브(Aave) 등 탈중앙화 대출 프로토콜로 이동하고 있다. AAVE 토큰은 최근 약 120~140달러(약 16만~19만 원) 수준에서 거래되며 시장 관심을 반영하고 있다.

결국 이번 규제의 본질은 단순한 금지가 아니다. ‘결제는 스테이블코인, 수익은 자산’이라는 역할 분리가 본격화되는 전환점이다. 은행이 주도하는 토큰화 예금과 자산운용·디파이 진영이 이끄는 토큰화 국채 및 RWA 시장 간 경쟁 구도가 뚜렷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스테이블코인 이자 규제는 시장을 위축시키는 것이 아니라 자금 흐름을 재배치하는 정책”이라며 “앞으로는 단순 보유보다 어떤 자산에 연결돼 있느냐가 수익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