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경쟁축, ‘수수료’에서 ‘특화’로…비트코인·이더리움·솔라나 역할 갈린다

| 강이안 기자

블록체인 네트워크 경쟁의 기준이 빠르게 바뀌고 있다. 거래 수수료가 전반적으로 낮아지면서 이제는 누가 더 싸게 처리하느냐보다, 어떤 용도에 더 잘 맞느냐가 더 중요한 변수로 떠올랐다.

코인메트릭스가 발간한 ‘State of the Network’에 따르면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 솔라나(SOL) 등 주요 1세대 블록체인은 각각 다른 강점을 앞세워 영역을 나누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비트코인은 ‘프로그래머블’ 자산으로의 확장에 나서고, 이더리움은 결제와 정산 허브 역할을 굳히고 있으며, 솔라나는 초고속 결제와 거래 인프라에 집중하고 있다.

비트코인, 희소성 넘어 ‘생산적 자산’으로

올해 3월 비트코인 총 발행량 2000만개 중 마지막 100만개만 남겨두게 됐다. 2024년 반감기 이후 블록 보상은 3.125BTC로 줄었고, 시간이 갈수록 채굴자 수익에서 거래 수수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더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 다만 지금까지는 수수료가 전체 채굴 수익에서 1%에도 못 미치는 경우가 많아, 장기 보안 모델에 대한 질문은 계속 남아 있다.

보고서는 비트코인 공급의 약 60%가 1년 넘게 움직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또 약 240만 BTC는 중앙화 거래소에, 약 24만3000 BTC는 래핑된 형태로 다른 체인에서 유통되고 있다. 실물 경제에서 잠자고 있는 자본이 여전히 많다는 뜻이다.

이런 한계를 줄이기 위해 라이트닝 네트워크, 래핑 비트코인, ZK 롤업 같은 기술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시트레아는 비트코인 메인넷에 직접 정산하는 ‘ZK 롤업’으로, 비트VM을 활용해 이더리움 가상머신(EVM) 호환 애플리케이션까지 구현하려는 시도를 보여준다. 코인베이스의 cbBTC 기반 대출 시장과 바빌론의 리퀴드 스테이킹도 비트코인을 담보나 경제적 보안 자산으로 바꾸는 흐름을 키우고 있다.

이더리움, 정산 허브로 재정의

이더리움(ETH)은 여전히 암호화폐 시장의 유동성과 정산을 떠받치는 중심축이다. 전체 스테이블코인 시가총액의 약 62%가 이더리움 위에 있고, 디파이(DeFi)와 토큰화 자산, 실물자산(RWA)도 가장 깊게 쌓여 있다.

최근 업그레이드 이후 메인넷 수수료는 수년 만의 최저 수준으로 내려갔다. 페어데이터가 많아지는 블롭 공간 확장, 더 높은 가스 한도, 피어DAS 같은 개선이 누적되면서 L1 자체에서 처리 가능한 범위가 넓어졌다는 분석이다. 하루 활성 주소와 거래 건수도 늘었지만, 일부는 소액 주소나 주소 오염 공격의 영향이 섞여 있어 단순한 사용량 증가로만 보기는 어렵다.

특히 눈에 띄는 점은 레이어2(L2)의 역할 변화다. 원래는 이더리움의 확장 수단이었던 L2가 이제는 저렴한 실행 환경을 넘어서, 각기 다른 기능과 배포망을 가진 ‘특화 체인’으로 재편되고 있다. 베이스(Base)는 코인베이스 생태계 유통망을, 아비트럼(ARB)은 디파이 유동성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여기에 메가ETH, 라이터, 로빈후드 체인, 잉크 같은 신생 체인도 목적형 설계를 앞세우고 있다.

이더리움 재단이 언급한 네이티브 롤업과 상호운용성 강화 방향은 이런 흐름을 더 밀어줄 가능성이 있다. 결국 이더리움은 ‘가장 싼 체인’이 아니라,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정산 계층’으로 자리 잡는 모습이다.

솔라나, 초고속 결제와 거래의 실험장

솔라나(SOL)는 ‘리테일과 밈코인 체인’이라는 초기 인식을 빠르게 벗고 있다. 400밀리초보다 짧은 블록 시간과 1센트 이하 수수료는 초고빈도 결제, 마이크로페이먼트, 고속 거래에 적합하다.

보고서에 따르면 1000달러 미만의 USDC 전송은 하루 약 300만건 수준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대부분의 거래 금액은 100달러 이하로 작다. 코인베이스가 만든 HTTP 결제 프로토콜 ‘x402’에서도 솔라나는 초기 채택을 빠르게 흡수하며 에이전트 기반 마이크로 결제의 유력한 실험장으로 떠올랐다.

거래 인프라도 성숙하고 있다. 전문 트레이딩 업체가 구축한 프로프 AMM은 오프체인 가격 모델을 써서 전통적 AMM보다 프런트러닝과 MEV에 덜 취약하다. 여기에 알펜글로우 업그레이드가 적용되면 최종 확정 시간이 기존 12초 수준에서 100~150밀리초 수준으로 줄어들 수 있다. 블록 조립 시장(BAM)도 거래 순서 통제권을 애플리케이션에 돌려주며 공정성과 속도를 함께 겨냥하고 있다.

‘저비용’ 경쟁은 끝나고, 체인별 역할 분화가 시작됐다

이번 보고서가 보여주는 핵심은 분명하다. 블록체인 간 경쟁은 더 이상 ‘얼마나 싸냐’가 아니라 ‘무엇에 특화됐냐’로 옮겨가고 있다. 비트코인은 담보와 생산성, 이더리움은 정산과 유동성, 솔라나는 결제와 초고속 거래에 각각 초점을 맞추는 중이다.

다만 공통의 위험도 있다. 구글 퀀텀 AI의 최근 제안처럼 양자컴퓨터가 공개키 암호를 위협할 가능성은 장기적으로 무시하기 어렵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모두 양자 내성 로드맵을 준비하고 있지만, 탈중앙 네트워크에서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는 과정은 중앙화 시스템보다 훨씬 더 느릴 수 있다. 결국 다음 국면의 승부는 기술력뿐 아니라, 얼마나 빠르게 생태계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느냐에 달려 있다.


기사요약 by TokenPost.ai

🔎 시장 해석

블록체인 경쟁은 더 이상 ‘저비용’이 아닌 ‘용도별 특화’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비트코인은 담보 및 생산적 자산으로 확장되고, 이더리움은 유동성과 정산 허브로서의 입지를 강화하며, 솔라나는 초고속 결제 및 거래 인프라로 차별화되고 있다.

💡 전략 포인트

각 체인은 범용 플랫폼이 아닌 특정 기능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발전 중이다. 투자와 개발 관점에서는 ‘어떤 문제를 가장 잘 해결하는 체인인가’를 기준으로 접근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L2와 신규 체인의 목적형 설계 흐름이 핵심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 용어정리

블록스페이스: 블록체인에 거래를 기록할 수 있는 공간

ZK 롤업: 거래를 묶어 처리하고 결과만 검증하는 확장 기술

L2: 메인 체인의 확장성을 높이기 위한 보조 네트워크

MEV: 거래 순서 조작으로 얻는 추가 수익

RWA: 부동산, 채권 등 실물 자산을 블록체인에 토큰화한 것

💡 자주 묻는 질문 (FAQ)

Q.

왜 블록체인 경쟁 기준이 비용에서 특화로 바뀌었나요?

거래 수수료가 전반적으로 낮아지면서 단순 가격 경쟁의 의미가 줄어들었습니다. 이에 따라 각 블록체인이 결제, 금융, 거래 등 특정 분야에 최적화되는 방향으로 발전하며 차별화 경쟁이 중요해졌습니다.

Q.

비트코인이 ‘생산적 자산’이 된다는 건 어떤 의미인가요?

기존에는 단순 저장 자산으로 여겨졌지만, 이제는 대출 담보, 스테이킹, 롤업 기반 애플리케이션 등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되며 실제 경제 활동에 참여하는 자산으로 확장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Q.

이더리움과 솔라나는 앞으로 어떻게 다른 역할을 하게 되나요?

이더리움은 신뢰 기반의 정산과 유동성 중심 인프라로, 솔라나는 빠르고 저렴한 결제 및 트레이딩 환경에 집중하는 구조로 역할이 나뉘고 있습니다. 두 체인은 경쟁보다는 서로 보완하는 관계로 발전할 가능성이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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