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주요 카드 네트워크가 참여한 새로운 결제 표준 ‘x402’가 출범하면서, 사람 개입 없이 ‘소프트웨어끼리 결제’하는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고 있다. 특히 AI 에이전트 경제에서 실질적인 활용 가능성이 확인되며 시장의 관심이 빠르게 집중되는 모습이다.
리눅스재단은 13일 x402 재단이 공식 거버넌스 체계를 갖추고 40개 회원사와 함께 운영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코인베이스의 프로토콜 기여도 완료된 상태다.
주요 참여 기업에는 리플, 비자, 마스터카드, 아메리칸익스프레스, 스트라이프, 아디옌, 파이서브, 쇼피파이 등 결제업체를 비롯해 구글, 아마존웹서비스(AWS), 클라우드플레어가 포함됐다. 여기에 서클, 문페이, 솔라나 재단, 스텔라 재단도 합류했다.
x402는 웹 초기 설계 당시 정의됐던 ‘402 Payment Required(결제 필요)’ 응답 코드를 실제로 구현한 프로토콜이다. 그동안 카드 수수료 구조로 인해 ‘1센트 이하’ 소액 결제가 비효율적이었기 때문에 해당 코드는 사실상 방치돼 왔다.
x402 구조에서는 서버가 데이터 요청에 대해 가격과 함께 ‘402 응답’을 반환하면, 클라이언트가 스테이블코인 USD코인(USDC)으로 결제를 서명하고 요청을 재전송하는 방식이다.
이 과정은 수 초 내에 완료되며 계정 생성, 카드 정보 입력, 사전 계약 없이도 작동한다.
이 점이 AI 산업에서 주목받는 이유다. 자율형 AI 에이전트는 은행 계좌 개설이나 신용 심사, 계약 체결은 불가능하지만, 블록체인 기반 거래 서명은 수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구글은 자체 AI 에이전트 결제 시스템에 x402를 통합했고, 클라우드플레어 역시 관련 도구에 해당 기능을 포함시켰다.
x402는 최근 30일 동안 약 7,500만 건의 거래를 처리했다. 초당 약 29건 수준이며, 총 거래 규모는 약 2,400만 달러(약 356억 원)다.
구매자 약 9만4,000명, 판매자 2만2,000명 사이에서 이뤄졌으며 평균 결제 금액은 약 32센트 수준이다. 기존 카드 네트워크로는 수익을 내기 어려운 ‘초소액 결제’ 영역에서 실질적인 작동 가능성을 입증한 셈이다.
다만 거래 규모 자체는 아직 제한적이다. 2,400만 달러는 참여 기업들이 하루 동안 처리하는 결제액과 비교하면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온체인 데이터 분석업체 디파이라마에 따르면 x402 관련 DEX 거래량은 지난해 12월 3일 하루 약 97만 달러를 기록한 이후 감소세를 이어왔다.
7월 13일 기준 하루 거래량은 약 1만6,000달러 수준까지 줄었으며, 최근 30일 누적 거래량은 약 57만2,000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초기 기대와 달리 단기 확장 속도가 다소 둔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다.
x402는 ‘기계 간 결제’라는 새로운 시장을 현실화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AI 에이전트가 경제 활동의 주체로 등장하는 흐름 속에서 핵심 인프라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다만 현재 거래 규모와 온체인 활동을 고려하면, 대규모 상용화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결국 실제 산업 적용과 사용자 증가가 뒤따를지가 향후 성패를 가를 핵심 변수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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