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의 중앙은행디지털화폐 기반 예금토큰 실험이 참여 은행과 이용 범위를 크게 넓히며 2단계로 본격 확대된다. 금융위원회는 15일 정례회의에서 ‘프로젝트 한강’ 2단계 추진을 위해 경남은행과 아이엠뱅크를 새 혁신금융서비스 사업자로 지정하고, 기존 1단계에 참여했던 KB국민은행·신한은행·우리은행·하나은행·농협은행·기업은행·부산은행 등 7개 은행의 지정 내용도 변경했다고 밝혔다.
이번 2단계의 핵심은 실험 규모를 실제 생활에 더 가깝게 키우는 데 있다. 예금토큰은 은행 예금을 디지털 형태로 바꿔 결제나 송금에 활용하는 방식으로, 중앙은행디지털화폐 기술을 민간 금융 서비스에 어떻게 연결할 수 있는지 시험하는 성격이 강하다. 이에 따라 이용자는 1단계의 최대 10만명 수준에서 50만명으로 늘어나고, 사용처도 기존 가맹점 중심에서 소상공인과 대형 사업체까지 확대된다. 결제 기능만 있던 구조에 송금 기능도 더해지고, 사업 범위 역시 국고금 집행사업까지 넓어진다.
이용 편의성도 대폭 보강됐다. 자동 입출금 전환과 생체인증, 직접지급 방식이 추가돼 실제 사용자 입장에서 접근성이 높아졌다. 보유 한도는 예금토큰 지갑당 100만원, 누적 500만원에서 1천만원, 누적 1억원으로 크게 확대됐고, 송금 한도는 개인 기준 1회 100만원, 하루 500만원으로 설정됐다. 금융당국은 이런 조정이 단순한 기술 시연을 넘어, 이용자가 일상적인 금융 거래에 불편 없이 쓸 수 있는지 검증하는 과정이라고 보고 있다.
사용처 측면에서도 사업자 비대면 전자지갑 개설과 현금영수증 발행 기능이 새로 포함됐다. 이는 예금토큰이 개인 간 거래를 넘어 자영업자와 기업의 실제 상거래 현장에서도 작동할 수 있는지를 시험하려는 조치다. 디지털화폐나 토큰 기반 지급수단은 기술 자체보다도 어디에서, 얼마나 자연스럽게 쓰일 수 있느냐가 성패를 가르는 만큼, 이번 2단계는 제도와 인프라의 실용성을 확인하는 시험대가 될 가능성이 크다.
금융위는 이날 다른 혁신금융서비스도 함께 지정했다. 오렌지스퀘어의 ‘무인 환전기기와 앱을 이용한 방한 외국인 관광객 선불카드 서비스’, 네이버파이낸셜의 ‘방한 외국인 대상 선불전자지급수단 발행 서비스’가 새로 포함되면서, 외국인 관광객은 국내 본인확인 절차의 제약 없이 최대 100만원 한도의 선불카드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또 카카오뱅크와 부산은행의 공동대출 서비스도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됐다. 카카오뱅크의 낮은 자본조달 비용과 비대면 인프라, 부산은행의 기업심사 역량을 결합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게 보다 낮은 금리와 편리한 대출을 제공하겠다는 구상이다. 이 같은 흐름은 금융당국이 디지털 결제와 대출, 외국인 금융편의 분야에서 규제 실험을 넓히며 실제 시장 적용 가능성을 점검하는 방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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