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RP 레저(XRPL) 개발자들이 네이티브 대출 표준안인 ‘XLS-66’ 정비에 나서면서, 네트워크가 결제 중심을 넘어 디파이(DeFi)형 금융 인프라로 확장할 수 있을지 주목받고 있다. 다만 이 기능은 아직 메인넷에 적용되지 않은 상태로, 표준 검토와 코드 테스트가 진행 중이다.
해당 제안은 단일 자산 금고(Single Asset Vaults)를 활용해 정해진 기간 동안 담보 없이 빌려주는 방식의 온체인 대출을 설명한다. 대출 중개인이 오프체인에서 차입자 신용을 심사하고, 실제 정산은 XRP 레저 인프라에서 처리하는 구조다. 13일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이는 이더리움식 ‘과담보 대출’과는 다른 모델로, 신용평가와 블록체인 정산을 결합한 점이 핵심이다.
XRP 레저는 오랫동안 빠른 결제와 정산, 거래 기능으로 알려져 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자동화마켓메이커(AMM), 자격증명, 금고 구조 등 더 넓은 온체인 금융 기능을 추가하며 방향을 넓히고 있다. XLS-66은 이런 흐름의 연장선에 있다.
특히 오프체인 언더라이팅은 이번 제안의 성격을 분명하게 만든다. 일반적인 디파이 대출은 자산을 더 많이 맡겨야 하는 과담보 방식이어서 자본 효율성이 낮다는 한계가 있다. 반면 XLS-66은 대출 브로커를 통해 신용 판단을 외부에서 진행하고, 결과만 온체인에 남기는 구조라 전통 금융의 대출 심사 방식과 블록체인 정산을 잇는 형태에 가깝다.
다만 이 방식은 위험 관리가 더 중요해진다는 뜻이기도 하다. 블록체인은 상환 조건과 정산 내역을 기록할 수 있지만, 차입자의 상환 능력 자체를 보장할 수는 없다. 결국 대출 브로커의 심사 품질과 구조 설계가 성패를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
단일 자산 금고 역시 주목되는 요소다. 자산을 구분해 담는 금고 구조는 대출 자금의 흐름을 더 명확하게 만들고, 향후 수익형 상품이나 구조화 금융 같은 다른 상품으로 확장될 토대가 될 수 있다. 시장이 메인넷 출시 이후에야 반응하는 경우가 많지만, 실제 생태계의 방향은 이런 표준 논의 단계에서 이미 상당 부분 결정된다.
현재로서는 XRP 레저의 네이티브 대출이 실제로 가동되는 단계는 아니다. 표준 검토와 테스트가 끝나야 하고, 관련 코드 통합도 추가로 필요하다. 그럼에도 이번 논의는 XRPL이 결제 중심 체인을 넘어 보다 넓은 금융 애플리케이션 레이어로 진입하려는 신호로 읽힌다.
결국 관건은 실행이다. 표준이 완성될 수 있는지, 안전하게 구현될 수 있는지, 그리고 오프체인 신용평가 모델을 시장이 받아들일 수 있는지가 변수다. 다만 XRP 레저 개발자들이 ‘대출’이라는 영역을 자체 구조에 맞게 다시 설계하고 있다는 점만으로도, XRPL의 디파이 확장 가능성은 한층 더 분명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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