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용 이더리움, 프라이버시 장벽 다시 부상했다

| 강이안 기자

기관의 이더리움(ETH) 활용 논의가 프라이버시 문제로 옮겨가고 있다. 공용 블록체인의 투명성은 검증 가능성을 높이지만, 은행과 자산운용사에는 포지션과 상대방, 거래 흐름이 드러나는 부담으로 작용한다.

EthSystems는 7월 14일 공식 블로그에서 기관용 이더리움 프라이버시 업체로 공개 출범했다고 밝혔다. 회사는 이더리움 재단의 Institutional Privacy Task Force(IPTF) 출신 팀이 독립해 만든 영리 법인이라고 설명했다.

초기 후원자 명단에는 비트마인($BMNR), 샤프링크게이밍($SBET), SNZ캐피털(SNZ Capital), 조셉 루빈(Joseph Lubin) 등이 포함됐다. 회사가 내세운 방향은 기관이 공용 이더리움 위에서 기밀 거래와 감사 요건을 함께 처리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모 잘릴(Mo Jalil) EthSystems 공동창업자는 8월 27일 뱅크리스(Bankless) 인터뷰에서 기관 수요가 대체로 먼저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기관들이 에이브(AAVE), 유니스왑(UNI), 리도(LDO) 같은 디파이 기능을 원하지만 규제와 내부 통제에 맞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오스카 토렌(Oskar Thorén) EthSystems 공동창업자는 같은 인터뷰에서 기관용 프라이버시가 처음부터 핵심 디파이에 바로 붙기보다 별도 샌드박스 형태로 전개될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후 Morpho 같은 디파이와 결합하는 흐름도 언급했다.

다만 이 시나리오는 창업자 인터뷰에 근거한 전망이다. EthSystems의 상용 계약, 고객사 실명, 배포 규모, 매출은 공개되지 않았다.

EthSystems가 문제 삼는 지점은 투명성과 은폐의 단순 대립이 아니다. 회사는 공용 장부 위에서 누가 어떤 정보를, 어떤 조건에서 볼 수 있는지를 통제해야 한다고 본다.

이더리움 재단의 기관용 프라이버시 페이지도 같은 문제의식을 담고 있다. 이 페이지는 공용 체인에서 상대방, 데이터, 업무 로직을 비공개로 유지하면서 결제와 감사를 병행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기술 축은 △제로지식증명 △완전동형암호 △신뢰실행환경 △프라이버시 중심 레이어2로 정리된다. 이는 거래 내용을 전부 숨기는 방식이 아니라 필요한 당사자와 감사 주체에게 필요한 정보만 선택적으로 공개하는 구조에 가깝다.

ethereum.org는 8월 27일 기준 이더리움 프라이버시가 선택적 부가 기능에서 네트워크 수준 기본값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동시에 이 작업의 일정은 확정된 약속이 아니라 목표라고 적었다.

EthSystems는 지난해 IPTF 활동을 통해 수백 개 기관과 대화했다고 밝혔다. 공개 산출물로는 프라이빗 채권, 프라이빗 스테이블코인 이전, 프라이빗 크로스체인 아토믹스왑, validium 개념검증, Ethereum Privacy Map 등이 제시됐다.

회사는 단일 해법이 모든 기관에 맞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은행, 자산운용사, 중앙은행, 규제기관의 요구가 다르기 때문에 여러 솔루션과 절충점을 전제로 접근한다는 입장이다.

시장 구조상 기관은 공개 검증성만으로 공용 체인을 쓰기 어렵다. 고객 정보, 거래 상대방, 포지션 노출, 내부 승인 절차, 사후 감사가 동시에 걸려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기관용 블록체인 논의는 그동안 프라이빗 체인과 공용 체인 사이에서 갈라져 왔다. 본지는 앞서 공개형 체인과 프라이빗 체인을 둘러싼 월가의 인프라 논쟁을 보도한 바 있다.

한국 독자에게 이번 논의는 이더리움 가격보다 기관 인프라 문제에 가깝다. 스테이블코인, 토큰화 자산, 결제 업무가 공용 체인으로 이동하려면 공개 검증성과 기밀성 사이의 간격을 줄이는 구조가 먼저 필요하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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